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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의 소비 중계석 Oct 12. 2022

My precious

어쩌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내 삶 중에서 내가 어쩌지 못하는 것들

어찌 보면 내가 태어나는 것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성장을 하면서 학교를 가는 것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은 학교에 갈 수는 있지만 딱 꼬집어 내가 가고 싶은 학교를 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렇게 배정되는 대로 학교생활을 하고 졸업을 하고 대부분 정작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닌 성적에 맞춰 또는 부모의 권유로 대학을 진학한다. 

그나마 학교라는 것을 마치고 직장 생활을 할 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조금씩 생겨난다. 

이제부터가 인생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틀에 맞춰서 사느라 내 것이 아닌 삶을 사는 약 20여 년의 시간이 지나야 드디어 내가 선택하는 삶을 그나마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 이후의 선택은 모두 자신의 몫이다. 

결혼을 하고 안 하고, 아이를 낳고 안 낳고,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안 벌고, 지금보다 더 성장하는 내가 되기 위해 자기 계발을 하고 안 하고 등등 수많은 것들이 나의 선택의 몫이 되고 책임이 되는 것이다. 

물론 내가 선택한 삶이 내가 원하는 대로 다 이뤄지고 바라는 대로 살아갈 수 있다면 너무나도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것 또한 삶이다.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계획대로 되어가면 힘듦 와중에도 삶에 희열을 느끼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좌절을 하곤 한다.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 매번 희열을 느끼며 매번 원하는 대로 계획대로 다 이루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나의 성공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일어선 끝에 성장하고 원하는 바를 얻는 것 아닐까? 

그나마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일찍 깨달은 사람들은 행운아다. 나같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좋아하는 것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은 그것을 깨닫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스스로를 알기 위해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은 시간만큼 추가시간이 드는 것이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보겠다고 시작하는 순간 너무나도 작아 보이는 자신의 모습.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내가 찾을 수 있을까? 찾는다고 내가 해 낼 수 있을까?" 수도 없이 많은 백만 가지 이유들이 나를 붙들어 앉힌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가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 "이제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절규 같은, 지금 이 순간의 최후통첩을 들고 말이다. 

너무도 초라한 지금의 내 모습이 싫어 외면하고 싶지만 그 틈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을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그저 잊고 지냈다.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 흔하디 흔한 것, 그래서 볼품없는 것으로 저 구석에 미뤄두고 잊고 있었다. 

내 꿈을 향해 가기 위해 내가 아직 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많고 해보지 못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봤다. 갈 길이 너무 멀어 주저앉고 싶지만 그 안에서 희망을 본다. 이것들을 해 내면, 내 것으로 만들면 그 끝에는 내가 원하는 내가 있겠지? 내가 성장하는 모든 과정이 내 것이 되어 그것이 나의 힘이 되어 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타인에게는 볼품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만들기까지 얼마나 애써 만든 것인지 지나간 날들의 피나는 노력들을 왜 그렇게 값싸게 치부해 버렸는지... 오랜 시간 노력한 그들에 비하면 나의 노력조차 부족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의 노력도 그들의 노력해 견줄만한 것이었다. 그런 나의 노력을 왜 외면하고 있었던 건지.

내가 가진 것은 귀한 것이다.

어쩌면 지금의 누군가가 부러워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 내가 예전에 부러워했던 그들의 모습처럼.

내가 가진 것을 귀하게 여겨줘야 하지 않을까?

때때로 투덜거리지만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편

건강하게 자신의 길을 향해 가는 아이들

무엇보다 지금 내가 내 길을 가겠다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지금의 노력들

이것이 지금 내가 가진 보석처럼 반짝이는 귀한 것들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모두들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보석을 만들어 간다. 그 보석을 귀하게 여길 것인가, 하찮게 여길 것인가는 본인의 몫.

그것을 갈고닦아 나에게만 반짝이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눈부시게 반짝일 작품으로 만드는 것 또한 본인의 몫이다. 

지금 여기 있게 한 생각도 보석이요.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보석이요. 나의 노력을, 나의 경험을 나누는 것 또한 보석이다. 

내가 가진 것을 하찮게 여기지 말자. 

나 또한 내가 가진 것을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하찮게 여겼다. 

서늘해진 날씨에 편안하고 따뜻하게 누울 곳이 있다는 것 이 또한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일인가.

감사하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찾아보자 흙 속에 묻혀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는 그것을 가슴에 고이 품어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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