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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떼마케터 Jul 03. 2021

BTS의 성공전략과 노하우

MZ세대 이해기/김만희

<BTS의 유튜브 소통 ; RM은 이 게시물에서 본인의 자아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처음으로 던졌다.>


글로벌 문화산업은 바야흐로 한국 대중문화의 시대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은 외국작품에 유달리 인색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지난해 1월 무려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고, 4대 부문(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킹덤’은 글로벌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조선시대의 ‘갓’을 아마존 인기템 ‘킹덤 햇(Kingdom Hat)’으로 재탄생시켰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전 세계 누적 조회수 1위(약 75억 5천만 뷰) 콘텐츠인 아기상어(Baby Shark)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 100에서 32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니, 단군 이래 한반도의 문화가 이렇게 주목 받은 적이 있었을까?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에는 그 실적들이 너무나도 빛나고 있다. 


K-POP을 넘어 21세기 비틀즈로

현 한국 대중문화를 말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아이콘인 BTS는, 이제 이름만 들어도 전 세계인이 알고 있고, MZ뿐만 아니라, 베이비 붐(Baby Boom)세대들도 함께 열광하는 글로벌 팝 스타 아이돌이다. 21세기 비틀즈라는 수식어가 이제는 낯설지 않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보이 그룹 BTS는 1년간(2018년 5월~2019년 4월) 무려 3개 앨범이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1년 내 3개 앨범을 빌보드200 1위에 올린 가수는 1996년 비틀즈가 유일하다하니, 21세기 비틀즈라는 수식은 이제 팬들의 염원을 넘어 팩트(Fact)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챠트에 진입했을 때만 해도, 단순한 해프닝으로 여길 만큼 미국 팝시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음악시장에서는 넘볼 수 없는 벽처럼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3~4년 전만 해도 방탄소년단이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해외 일부 10대 K-POP 팬들이 좋아하는 거 아니야?’란 생각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갑자기 미국 빌보드 챠트 점령소식이 들리는가 싶더니 올 1월에는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당당히 올라 수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온다.  

물론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BTS의 인기 비결에 대해 전문가들조차 ‘SNS를 잘 했다’ ‘청춘들에게 공감 메시지가 있다’ ‘퍼포먼스가 뛰어나다’라고 각기 다른 해석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뭔가 명쾌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SNS는 너도 나도 다들 하는 것이고, 메시지 없는 음악이 어디 있으며, 칼군무는 꼭 BTS가 아니더라도 아이돌들의 필수코스 아닌가?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는 듯한 느낌은 유달리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었을까. 

BTS에 대해서 더욱 알아보고 싶었고, 그들의 팬들인 ARMY가 궁금해졌다. 찾아보던 중 필자는 앞서 말한 ‘찐’ 브랜드의 성공 방정식이 바로 이 BTS의 성공 방정식과 유사한 점을 발견했다. 이제는 너무나 많은 분석 자료와 보고서가 나오는 와중에 BTS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혹시 식상하진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나, MZ세대를 이해하는 과정 중에서 BTS를 빼놓고는 해석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한번 짚어보고자 한다. 


BTS, 방탄소년단에서 ‘Beyond The Scene’으로 

혹시 기존에 본인이 알고 있는 K-POP 가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은데, 유별나게 이 친구들만 UN에서 연설도 하고, 빌보드 정상에 오르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는가?  

TV에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 판단하면 EXO, MONSTA X, 세븐틴 등 정상급 퍼포먼스 아이돌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 이해하기 쉽게, 서태지, HOT도 팬덤은 많았다. 그런데 BTS는 왜 그렇게 팬덤이 강할까? 무엇이 다를까? 

정답은 BTS 즉, Beyond The Scene 그들의 방향성에 있다. 2017년 7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새로운 BTS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Beyond The Scene’으로 발표했다. ‘씬을 넘어’라는 다소 철학적인 메시지는 단순히 겉멋에 든 시적 표현이 아니다. 무대나 화면에 갇힌 보여주기식의 아티스트가 아닌, 팬들과의 소통을 하는 아티스트로서 그룹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했으며. 동시에 팬클럽 B.I 심볼도 같이 발표했다. 



그룹의 리더 RM은 ARMY와 BTS가 하나로 연결되어있는 느낌이라 너무 기분이 좋다고 했는데, 세상에 어떤 아티스트가 본인의 팬클럽을 위한 심볼까지 같이 고민해서 발표하는가. 적어도 내 기억에는 없다. ‘Beyond The Scene’이란 이름은 무대 위의 화려한 모습을 넘어, 팬들과 진정성 있게 대화하고, 호흡하는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선언으로서 BTS를 아끼고 지켜주는 ARMY에 대한 보답인 셈이다. 


강력한 反(BAN) 메시지: Love Yourself

아주 조심스럽게, 지금까지 본인이 지켜본 내용을 바탕으로 BTS 성공방정식을 감히(?) 적어보고자 한다. “Ban하는 메시지가 있고, 그들이 노는 Territory가 있으며, Support하는 팬들이 있다.” 세상에서 유일한 이야기는 ‘본인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리고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야 말로 강력한 메시지의 시작이다. BTS의 메시지는 ‘본인의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강력하다. 또한 팬들은 그 이야기를 알고 있고, 자신들의 이야기인 것처럼 공감하고 응원하며 필요하면 해석까지 한다.  

지금껏 사회 비판에 대한 메시지, 이성을 사랑하는 감정에 대한 메시지는 많았지만 음악을 통해 본인들의 이야기를 하고 공감한 적은 없었다. 많은 고민과 방황 끝에 결국 얻는 결론은 ‘나 자신을 사랑하자’. 이 시대 청춘들에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들이 이야기 하는 ‘Love Yourself’를 통해 ‘나만이 온전히 나를 사랑할 수 있어’란 메시지를 강렬하게 던진 것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反하는 메시지, 폭력적이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스타들이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그러나 팬들은 너무나 듣고 싶어 했던, 그들의 이야기와 고민이 바로 BTS의 메시지에 담겨 있었다. 


Territory: 그들만의 놀이터를 만들어라

BTS의 퍼포먼스는 눈에 띄는 명장면들이 많았는데, MMA는 더욱 이슈가 됐다. 이때는 어깨 부상으로 잠시 활동을 중단한 멤버 ‘슈가’가 결방했고, 이때 3D 모션 그래픽을 활용한 슈가의 아바타가 BTS 멤버들과 함께 노래하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슈가는 부상 중에도 팬들과 계속 소통 했던 것이다. 

그 밖에도 트위터, 유투브, V-LIVE 등 BTS가 팬들과 소통하는 콘텐츠와 방식은 각각의 SNS역할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너무나 방대한 콘텐츠여서 여기서 다 설명하진 못하지만, BTS 콘텐츠를 보기 시작하면 ‘덕통사고’ 일으키며 ARMY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하니, 각오는 하시는게 좋을 것 같다.  


Supporter: 이기적인 것와 자기이익은 다르다

방시혁 대표는 타임지 인터뷰에서 “BTS 성공비결은 디즈니, 애플같은 팬덤이다. 팬들과의 꾸준한 의사소통, 접촉 충성심이 핵심”이라 말했다. 

ARMY들은 BTS의 메시지를 접촉한 이후, 이들의 콘텐츠를 스스로 홍보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래서 초기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그 특유의 유별남 때문에 타 아이돌 팬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다고 한다.  

BTS를 챠트에 올리기 위한 무한 스트리밍은 물론, 앨범 구매, 타 아이돌 그룹에서도 BTS를 홍보하는 등 기존 아이돌 팬덤의 권위(?)에 도전하는 듯한 뉘앙스가 있었던 것이다. 데뷔 초기 힙합 음악을 메인으로 했으나, 아이돌 타이틀로 힙합 뮤지션들에게도 인정받기 어려웠으며, 소형기획사 출신의 방탄소년단은 대형 메이저 소속사 아이돌과는 대비되며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또한 (팬들에 의하면) 그들은 대형기획사들의 견제 등으로 인해 공중파 음악방송에 출연하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이 BTS가 좋은데, 이들은 사회적으로 덜 알려져 있으니 내가 나서서 알려줘야겠다는 의식은 ARMY를 똘똘 뭉치게 했다. 애덤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이기적인 것(Selfish)와 자기이익(Self Interest)는 다르다고 이야기 했다. 집을 소유하고, 아이가 생기면 큰집으로 이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자기이익 추구인 것처럼, 나를 감동시키는 아티스트를 응원하고, 그들에게 힘을 보태는 것은 단순한 팬심을 넘어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이 BTS를 응원하는 것의 이면에는, 이 험난한 세상 BTS와 함께 세상에 나를 저항하는 것이다. 현재의 ARMY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벤치마킹 모델이며, 앞으로 각종 산업에서의 팬덤 마케팅을 기획하는데 있어 주목하고 참고해야 하는 소셜 팬덤이다. 메시지가 일원화 되어있고 흡입력있는 콘텐츠는 열광적인 팬을 만든다. 팬들이 모이면 팬덤이 된다. 팬들은 밈(MEME)을 바탕으로 마니아를 중심으로 뭉친다. 


<2017년 7월 빌보드는 BTS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BEYOND THE SCENE’으로 확장했다고 발표했다.>




찐 브랜드들의 마케팅 방정식: BTS 모델

현대경제연구원, 하버드비즈니스 리뷰 등 각종 연구소들이 BTS 경제적 효과에 대해 내놓은 추정치는 약 5조6천억 원이다. 당신의 브랜드가 제2의 BTS가 될 순 없을까? BTS 성공 과정을 삼각형 모양으로 정리해봤다.  

우선 기존 정서에 BAN하는 메시지를 만들어라. 꼭 反한다고 해서 자극적인 메시지일 필요는 없다. 사람들을 일깨우는 메시지, 환경에 대한 이야기, 아니면 소유욕에 대한 메시지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협업, 한정판, 드롭 등). 

메시지와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것은 팬들이 놀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다. 기존 소셜미디어 채널은 무료채널이다. 팬들이 맘껏 놀 수 있는 장소를 선정하고, 그곳에서 우리만의 장을 만들어라. 기존 커뮤니티에서 우리 브랜드를 이야기 하고 있다면 그곳도 괜찮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우리 브랜드가 유달리 많이 달려있다면 그곳을 선정해도 좋다.  

그 다음은 그들의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 주는 것인데 ARMY, NRC, 룰루레몬 엠버서더 등이 사례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팬은 업무(engagement)의 대상이지, 관리(management)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단순 K-POP 그룹을 넘어 하나의 사회 문화현상이 된 BTS, 그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지며, 마지막 남은 고지인 그래미어워드에서의 승전보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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