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준다는 것

by 생각하는감자

사랑을 받는 일은 분명 기쁜 일이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조금 다른 기쁨을 알게 되었다.


사랑을 주는 일에서 오는 기쁨.


예전에는 사랑이

서로 주고받는 균형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만큼 주면

저 사람도 비슷한 만큼 돌려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래서 마음은 늘

어딘가 계산적이었다.


내가 더 좋아하는 건 아닐까,

내가 더 많이 애쓰는 건 아닐까.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나서

문득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해 주는 일이

생각보다 자연스럽고

심지어 기쁘다는 사실을.


예를 들면

그 사람이 좋아한다고 말했던 노래를

혼자 듣다가 문득 웃게 되는 순간.


카페에서 메뉴를 고르다가

“이거 그 사람 좋아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 순간.


어쩌면 사랑은

이런 사소한 방향 전환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다가

어느 날부터

조금씩 그 사람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는 순간.


그 변화는

생각보다 부드럽다.


억지로 하는 희생도 아니고

대단한 결심도 아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생각하게 되는 일.


그래서 사랑을 주는 일에는

이상하게도 피곤함보다

기쁨이 더 많이 남는다.


좋아하는 사람이 웃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가벼워지고,


그 사람이 오늘 하루 괜찮았다는 말을 하면

내 하루도

조금 괜찮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신기하게도

그 순간에는

내가 무엇을 받았는지보다

내가 무엇을 줄 수 있었는지가

더 크게 느껴진다.


아마 사랑은

받을 때보다

줄 때 더 또렷해지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랑을 준다는 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건네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내 마음이 조금 더 넓어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내 안에 하나 더 생기는 일.


그래서 나는 요즘

사랑이 예전처럼 두렵지 않다.


돌려받지 못할까 봐 걱정하기보다

좋아하는 마음을

그대로 건넬 수 있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괜찮게 느껴진다.


사랑은

언제나 완벽하게 균형 잡힌 감정이 아니지만,


누군가를 향해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경험이라는 점에서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가끔 생각한다.


사랑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를 조금 더 좋은 사람으로

천천히 바꿔 가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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