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성아 Sep 12. 2023

스타트업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책 '린 스타트업 바이블'

1. 자신에게 필요하면 고객도 필요할 것이란 생각


대부분 창업 아이템은 창업자의 경험에서 찾기 마련이다. 창업자가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개선한 것이 창업 아이템이 되는 경우가 많다. '에버노트'의 창업자 필 리빈(Phil Libin)은 이렇게 말했다.

"창업자는 경쟁자와 고객을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든다면 1억 명 정도는 좋아할 것이고, 그것이면 충분하다."

많은 창업자들이 이 말에 공감했다.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성공한 창업자만 할 수 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다 보면 고객이 좋아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50%(?)의 확률을 가지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도전하는 것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생각에 근거할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물어야 한다. 고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그것이 필요한지 물어보면 된다. 아직 제품이 없어서 대답을 얻기 어렵다면 비슷하게라도 만들어서 테스트해 보면 된다.



2. 기술이 뛰어나면 고객이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


"기술이 뛰어난 제품이므로 사람들에게 충분한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기술기반 창업자나 기업들이 주로 하는 착각이다. 자신의 기술은 너무 훌륭하므로 좋은 제품이 나올 것이고, 사람들은 이것을 꼭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좋은 제품이란 게 무엇인가? 창업자의 생각처럼 기술이 뛰어나면 좋은 제품인가?


좋은 제품은 고객이 판단하는 것이다. 사업의 출발점이 고객을 관찰하며 고객이 가진 불편함을 해결하는 쪽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기술로 고객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여 제품화한 경우는 실패할 확률이 크다.



3. 모두에게 필요하므로 모두가 구입할 것이라는 생각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창업자에게 고객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20, 30대 여성'이라거나, '전 국민', 더 넓게는 세상 사람 누구에게나 필요한 상품이라는 대답을 종종 듣는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집중해야 할 고객이라고 하기엔 범위가 너무 넓다. 목표 고객을 좁히고, 이들 고객군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작해야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인적, 금전적 자원이 한정적이어서 자사 제품을 충분히 포지셔닝하기 어렵다. 또한 모든 사람들을 처음부터 만족시키기는 더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마케팅하려는 스타트업이 적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4. 완벽한 사업계획을 세운 후에 실행하려는 생각


대기업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창업자는 완벽한 사업계획을 수립한 후 실행하려고 한다. 기업에서 신사업에 진출할 때 수십 장에서 많게는 수백 장의 계획서를 작성한다. 제품 콘셉트부터 수년간의 재무계획, 낙관적/중립적/비관적 시나리오까지 작성한다. 그렇게 기안을 올려 승인이 떨어지고 나서야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된다. 이러한 경험을 가진 창업자들은 스타트업 사업계획서에서도 완벽하게 작성하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완벽하게 작성하면 좋지만 아무리 해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탠퍼드 대학과 UC 버클리 대학에서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을 가르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에서 여덟 곳의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참여하여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스티브 블랭크는 이렇게 말한다.

"첫 번째 고객을 만나고 나서도 그대로인 사업계획서는 없다."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는 대부분 가설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모든 것을 완벽히 정의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5. 규모부터 키우려는 생각


스타트업은 '반복가능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구성된 임시조직'이다. 그런데 반복가능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전부터 규모부터 키우면 리스크가 커진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해지고 신속한 변화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고객은 회사의 성장속도에 관심 갖지 않는다. 고객은 회사가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가 아니라 회사와의 관계 속에서 만족할만한 경험을 얻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한다. 1:1 관계인 것이다. 이 관계에서 만족하는 고객이 많아지고 이것이 반복가능하고 확장시킬 수 있는 모델이 되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자원으로 신속하게 테스트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타트업과 비즈니스 모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