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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아 Sep 20. 2023

신뢰와 배움이 없는 마케팅의 종착지는 '최저가'

마케팅을 재정의한 경영 구루 '세스 고딘'

1. 내 감각의 기원은 내가 선택해야 합니다.


1990년대 사람들은 광고가 곧 마케팅이라 생각했습니다. 세스 고딘은 그 너머를 봤습니다. 마케팅이란 '브랜드와 사람의 교감'이라 여겼습니다. 이 통찰력은 어디서 왔을까요? 그는 슈퍼 히어로를 언급했습니다.

"영화 스파이더맨을 좋아하시나요? 피터 파커가 방사능 거미에게 물리며 시작됩니다. 피터를 길러준 삼촌은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을 남기고 죽었어요. 그때 피터는 결심합니다. 이웃을 돕는 스파이더맨이 되기로요. 힘들 때마다 그 다짐을 새깁니다. 이처럼 내가 선택한 마음가짐이, 감각의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감각은 남에게서 받는 게 아니라, 나의 결심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20년간 제 동기는 한결같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사람'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2. 마케터는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앞으로 마케터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신뢰를 회복하는 겁니다. 지금 사람들은 마케팅을 의심합니다. 스팸 문자를 보내고 자신들을 속이는 일로 여기죠. 그간 너무나 관심을 빼앗고, 감시했던 결과입니다. 더불어 고객의 정체성을 살려주는 브랜드와, 할인하는 브랜드로 양극화가 될 것입니다.  '최저가'는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한 마케터의 종착지가 될 거예요.

사람들에게 뾰족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부족(tribe) 같은 브랜드가 되세요.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물론 시간이 걸리겠지만 부족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 싫다면 저렴한 브랜드가 되는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싸게 팔기 위한 경쟁도 끝이 없는 걸 아실 거예요.



3. 이제 초콜릿은 단순히 깨물어 먹는 게 다가 아닙니다.


마트에 가면 초콜릿이 많습니다. 평범하고 값싼 대기업 상품들이죠. 대부분 아프리카의 위험한 환경에서 가난한 아이들이 딴 카카오 콩으로 만듭니다. 아이들은 가혹한 노동의 대가로 적은 급여를 받죠. 반대로 20년간 유능한 변호사로 일하다 2006년 딸과 함께 초콜릿 기업을 만든 숀 애스키노시(Shawn Askinosie)는 카카오 콩의 조달부터 초콜릿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빈투바(Bean-to-Bar) 공정무역을 택했습니다. 농부들에게 매년 5회 대금을 지불하고, 농장에 직접 방문합니다. 숀은 탄자니아에 학교를 세웠어요. 카카오 농부들의 자녀를 배려했죠. 필리핀에서는 지역 아이들에게 점심 급식을 제공합니다. 이 모든 게 숀의 브랜드를 특별하게 합니다. 이제 초콜릿은 단순히 깨물어먹는 게 다가 아닙니다. 어떻게 만들어졌나, 무엇을 상징하나... 숀에게 공감하는 사람은 돈을 더 내더라도 그의 초콜릿을 살 거예요. 정체성이 뚜렷하니까요. 



4. 마케팅은 포장이 아닌 진실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이 마케팅이라고 부르는 것들, 특히 포장에 집중하는 건 안타깝습니다. 마케팅은 포장이 아닙니다. 당신이 전하는 이야기, 삶의 방식, 당신이 대변하는 것, 영향력, 정체성, 연결, 효과 이 모든 것입니다. 대기업 마케팅팀이 로고 작업에만 신경 쓴다면 해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이야기를 잘하는 두 가지 팁은 글쓰기와 바이럴 조건을 이해하는 겁니다.


비즈니스 업계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다녔던 경영대학원에서는 비즈니스를 하지 않고 이론만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반대로 성공한 비즈니스맨들 중에는 비즈니스에 대해 잘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제가 깨달은 건 두 가지를 다하는 사람이야말로 둘 다 점점 잘하게 된다는 겁니다. 자신의 기술을 섬세하게 묘사할 수 있는 만큼 자신감을 얻습니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일에 대해 끄적이면, 업무 이해도와 표현력이 높아집니다.


스스로 퍼져나가는 생명력을 지닌 콘텐츠는 '지위(status)'와 '소속감(affiliation)'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뉴스레터를 공유할까요? 자신이 이걸 봤다는 사실만으로 지위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지위를 얻어 위로 올라가길 원하고, 소속되길 원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퍼뜨리고 싶다면 공유하는 사람의 지위를 높여줄 가치로운 콘텐츠부터 만들기를 바랍니다. 



6. 교통체증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영감은 열심히 일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변명입니다. 그냥 책상에 앉아 충분히 일하다 보면 거칠던 일이 매끈해집니다. 틀리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교통체증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저도 늘 체증을 겪지만 인내하며 기다리면 다 흘러갑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면, 세상에 나쁜 아이디어를 보여주세요. 나쁜 아이디어를 50개쯤 내놓으면, 30번째에 좋은 게 나올 수 있습니다. 



7. 필요한 건 교육보다 배움입니다.


한국 교육시스템이 목표한 바를 달성했다는 증거는 아주 많습니다. 시험에 맞춰 가르치고, 생산적이고, 순응하는 열정적인 노동자를 만들었죠. 하지만 그건 배움은 아닙니다. 교육은 관리와 비슷합니다. 상명하복(top-down)이죠. 배움은 자발적으로 알아가려는 태도입니다. 인간에게 요구되는 건 리더, 크리에이터, 혁신자, 연결자입니다. 한국의 관리 능력은 최고지만 리더십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리더와 관리자를 동일시하는 문화권에서는 둘의 차이를 강조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 차이를 배울 때 리더들이 탄생하겠죠. 그때를 기다리지 마세요. 지금 당신이 리더가 되세요. 매일 시도하다 보면, 끝내 탁월해질 겁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longblack.co/note/823?ticket=NT1957c4ece106dedd9190f608d383ba3d31c39e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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