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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아 Sep 25. 2023

브랜드의 더 하드코어 한 '진정성'을 찾게 될 겁니다.

'바이브컴퍼니 송길영 부사장'의 이야기

1. 내 일을 없애야 내 일이 안 없어집니다.


내 일을 없애야 합니다. 그러니까 내 일을 AI가 대행하게 하는 겁니다. 내 직업이 곧 '일을 없애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내 일은 안 없어집니다. 더 중요한 일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챗 GPT가 똑똑한 인턴 정도는 되더라'라고 말합니다. 나보다 일을 못하니, 경각심을 갖지 않아도 괜찮다고요.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능력보다는 속도의 문제거든요. 당장 경쟁사에서 신제품을 내놓는다는데 김대리는 2주, 생성 AI는 3시간이 걸려 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은 무조건 생성 AI를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습니다. 내 일은 내가 없애지 않아도 누군가가 없앱니다. 그러니까 빨리 없앨수록 좋은 거예요. 이걸 우리는 혁신이라 부르는데, 혁신은 우아한 게 아니라 안 하면 내가 사라지는 겁니다.



2.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2025년까지 마케팅 프로세스 80%가 AI기술로 자동화될 것이라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이미 2/4분기부터 미국 실업 요건에 AI가 들어갔습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온라인 쇼핑몰들도 카피라이팅, 이미지 작업을 AI 솔루션으로 대체하고 있어요. 이렇게 AI가 내 일을 없앤다면, 이제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최근 챗GPT로 책을 쓰는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100권을 만들자 했는데, 금세 150권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제 독자눈에 '비포 챗GPT 저자'는 진짜로 보일 터지만, '애프터 챗GPT' 저자들은 조금 더 사려 깊게 살펴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기 생각과 밀도를 가지고 그 책을 썼는지 의심하는 거죠. 근원적으로는 '당신은 누구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의 문제로 가는 겁니다.



3. 장르가 되어야 합니다.


누구나 장르가 있으면 살아남습니다. 간단히 말해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거예요. 그게 확실하면 다른 사람은 나를 모사하게 되죠. 그렇지 않고 단순히 '회사 일을 충실하게 해야지, 인사 고과를 잘 받아야지'하는 순간부터 나는 에버리지가 됩니다.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인력이 되는 겁니다. 장르를 만드는 법은 간단합니다. '내가 장르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하면 됩니다. 



4. 진정한 브랜드를 가지고 널리 알리는 꿈을 가진 분들에게는 유토피아입니다.


생성 AI기술은 기회와 위기 중 어느 쪽인지 묻는다면 진정한 브랜드를 가지고 널리 알리는 꿈을 가진 분들에게는 유토피아입니다. 그렇지 않고 실행단계에만 머물고 있는 분들에게는 디스토피아겠죠. 넓게는 예전 방식의 '관리'를 본인의 업무라고 생각하시는 K부장님은 디스토피아,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K대리는 유토피아가 아닐까요?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의 근원은 제품의 생산이 쉬워졌다는 겁니다. 현재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만개가 넘어요. 문제는 개인이 인지할 수 있는 브랜드수가 한정돼 있다는 겁니다. 인지심리학자 밀러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는 7개 안팎의 숫자만 기억한다고 합니다. 유튜브 채널수가 5천만 개에 달하고, 1만 개의 화장품 브랜드가 산술적으로 5천만 채널에 섞여 들어가게 됐다면 퍼포먼스 마케팅도 예전 같지 않겠죠. 우리 브랜드를 알리기도, 고객을 이해하기도 어려워졌으니까요. 답은 간단하지만 어렵습니다. 양말 하나도 경쟁이 격화되면 아마 카를 라거펠트가 디자인했다는 양말, 100년도 넘었다는 브랜드까지 나올 거예요. 어느 순간부터는 물질의 수준을 넘어갑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상위 계층의 의미를 가진 브랜드만이 살아남습니다.



5. 상위계층의 의미란, 진정성을 포함한 의미인 '철학'입니다.


'우리 제품은 왜 안 팔릴까?'를 고민하는 마케터라면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근원적으로는 마케팅이 잘못된 게 아니라, 우리 제품의 품질을 넘어서는 브랜드의 '정신'이라는 부분을 간과한 건 아닐까 생각해야 합니다. 진정성은 서로 쟁투하는 거라서, 그렇지 않은 브랜드는 휩쓸려 나가게 됩니다. 경쟁이 격화될수록 곧추서는 브랜드가 나오고요. 



6. 더 하드코어 한 진정성을 추구하게 될 겁니다.


사람들은 끝까지 비교하고 치열하게 분별하거든요. 예를 들어 비건화장품인데, 포장지가 플라스틱이면 바로 외면받습니다. '비건'이라는 키워드에는 지구를 위한다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데,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포장은 일관성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제는 개인의 전문성이 더 깊어졌습니다. 생성 AI툴 때문이죠. 이전까지 우리는 물건을 살 때 전문가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개인이 곧 전문가가 됩니다. 생성 AI로 누구나 블로그를 수천 개를 훑을 수 있으니까요. 그만큼 어떤 브랜드가 '진짜'인지 치열하게 분별할 겁니다.


언행일치가 안되면 그만큼 카르마(업보)를 쌓는 겁니다. 그래서 마케터라면 우리 브랜드를 알리기 전에 우리 브랜드가 정말 그러한지 먼저 돌아봐야 합니다. 만약 그렇다고 생각되면, 일상의 삶을 조심하게 됩니다. 사람은 말이 아닌 행동을 믿습니다. 그래서 삶의 표상과 행위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알리는 게 오히려 빚이 됩니다.



7. 생성 AI시대 마케터는 행위가 아니라 차원을 높여야 합니다. 


생성 AI기술은 계속 범용화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을 이길 수 없는 일은 하면 안 돼요. 대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숙고를 해야 합니다. 가끔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성마저 앞지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관점은 하나의 키워드가 아니라, 무수한 숙고의 조합에서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생각은 굉장히 깊습니다.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어요. 그걸 찾아 나가야 합니다.


사실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이 시대를 살고 있느냐, 이 시대의 열망을 이해하고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느냐'죠. 장인은 칼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경지에 이르렀다면 이미 모든 칼을 다 써봤겠죠. 새로 나온 칼은 물론이고요.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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