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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아 Oct 10. 2023

우리의 핵심고객은 3%입니다.

'폰드앤코 서범준 대표, 폰드 메인 김유정 셰프'이야기

1. 전략을 고민한 적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홍보나 마케팅을 한 번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오픈 직전까지 일주일 동안 차에서 2시간씩 쪽잠 자며 준비했으니 그럴만한 여력이 없었어요. 그럼에도 가오픈 첫날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그날 준비한 수량은 당일 모두 판매되고 있습니다. 가오픈 첫날부터 저희 디저트를 구매한 고객과 지인으로부터 입소문 난 게 계기가 됐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습니다. 명품 브랜드, 기업, 백화점에서 문의가 쏟아졌습니다.



2. 가장 중요한 건 '디테일'입니다.


'이 정도면 됐지'는 절대 안 된다고 직원들에게도 말합니다. 완벽하게 만들어도 완벽할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김유정 셰프와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이런 부분입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 다른 사람들이 '괜찮다'라고 해도 저희 둘은 미세하게 아쉬운 점을 잡아내거든요. 


손님들이 한 패키지에 담길 원하셔도, 저희는 원칙을 고수합니다. 저희가 만든 디저트를 가장 좋은 상태로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주문이 많이 들어오더라도 만족할 만한 품질로 해낼 자신이 없으면 주문을 받지 않습니다.



3. 우리를 알아주는 3%가 타깃입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걸 했을 겁니다. 하지만 저희의 타깃마켓은 3%입니다. 단순히 구매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폰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알아봐 줄 핵심 고객층만큼은 반드시 지키자는 거죠. 97%를 위한 비즈니스를 하는 순간 그 3%를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굳이 안 해도 되는 걸 꼭 하는 일'이 완성도를 높입니다.


패키지 종류만 60가지가 넘는데, 폰드를 상징하는 그림 속 동물들이 패키지 곳곳에 조그맣게 숨어있습니다. 매장벽에 걸어둔 연못풍경그림부터 작은 스티커, 아이스팩 하나까지 전체적인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저는 '굳이 안 해도 되는 걸 꼭 하는 일'이 완성도를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디저트가 담긴 상자를 열어보다 바닥에 붙은 스티커를 뒤집어 볼 수도 있겠죠. 그때 '이런것까지도 신경을 썼네'하면서 저희가 만든 디테일을 발견하는 게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 소소한 재미가 모여서 하나의 경험이 되는 게 아닐까요?



5. 들어온 순간부터 모든 과정에 임팩트가 있어야 합니다.


테이크아웃 매장이지만 디저트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매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디저트를 픽업하기까지 과정 하나하나가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잠시 들렀다 가더라도 조도나 음악 패키징 등 모든 경험이 조화롭길 바랐습니다. 


사실 디저트라는 게 필수재가 아니기 때문에 즐겁기 위해 먹는 만큼 일상 속의 소소한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브랜드 이름인 '폰드'처럼 숲 속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연못 같은 존재가 우리 삶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잘 갖춰진 공간에서 스스로를 대접하는 기분을 느끼길 바랐습니다. 



6. 디저트 기획은 '관점 전환'입니다.


다이닝에 관심이 많다 보니, 메뉴를 만들 때 여러 향과 풍미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어떤 요리를 먹었을 때 재료의 조합이 좋았는지 떠올리면서, 그 기억을 구움 과자로 구현해 보는 방식으로 접근해요. 또 계절의 변화를 표현할 때는 과일이 아닌 다른 재료를 더 많이 상상하는 편입니다. 과일처럼 수분이 많은 재료를 사용하게 되면 구움 과자의 식감을 조절하는데 제약이 있거든요. 


더불어 '이 계절에는 이 허브가 어울릴 거 같다.' '겨울에는 조금 묵직한 향신료를 찾으면 좋겠다.'등 관점을 조금씩 달리 하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만들기에 독특하게 느끼는 거 같습니다.  누구나 좋아할 맛이 아니더라도, 폰드가 지향하는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5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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