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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아 Oct 26. 2023

'Z+Alpha'가 바꿀 글로벌 마케팅 트렌드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마케팅 부교수' 이야기

1. 알파 : 역사상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키즈


'α, 알파' 그리스 문자의 첫 글자입니다. 호주의 리서치 기업 맥크린들 연구소가, 이 글자를 알파세대에게 붙여줬습니다. '전에 없던 신인류'의 등장이란 의미로요. 한국은 초저출산국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알파세대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매주 280만 명씩 태어나고 있어요. 이들이 모두 출생신고를 마치는 2025년이면, 22억 명에 달할 전망입니다. 조부모인 베이비붐 세대를 추월하는 숫자입니다. 


알파세대의 특징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겁니다. 코로나19를 생각해 보세요.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집안에서 부모와 보냈습니다. 이들의 부모는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나 중심 세대'입니다. 나의 취향, 나의 취미에 민감해요. 그런 밀레니얼이 부모가 된 데다, 한 자녀 가정이 늘었습니다. 밀레니얼의 돈이 소수의 알파세대 자녀에게 집중됐습니다. 


취향과 브랜드에 민감한 밀레니얼이 선택한 브랜드를 입고, 먹고 자란 알파세대. 이들은 3세부터 브랜드선호를 표현한대요. 경제활동에도 일찍이 눈떴습니다. 미성년자의 최근 관심사를 볼까요? '학업'이 가장 높았고(58%), 그다음이 '앱테크'(55%)입니다. (2023년 9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주체로서 잘파, 특히 알파세대가 독특한 점 하나는 돈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돈을 벌 줄 아는 십 대라는 겁니다. 로블록스로 게임을 만들고,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요. 잘 나가는 키즈 인플루언서의 수입은 웬만한 성인의 연봉보다 많습니다. 어릴 때부터 유튜브 영상을 찍고, 게임 세계에서 친구를 사귀고, 알파세대는 사회적, 심리적으로도 조숙한 편입니다. 그래서 업에이저(Up-Ager)라고도 부릅니다. 알파는 더 이상 우리가 생각하는 아기가 아닙니다.


2030년에는 Z세대의 소득이 밀레니얼 세대의 소득을 뛰어넘을 겁니다. 알파세대의 소득을 당장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비즈니스 키즈인 알파세대와 Z세대가 만난 잘파세대.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대가 될 것입니다.



2. 가벼움을 즐기는 잘파세대


시추에이션십(Situationship). 친구와 연인, 그 사이의 애매한 관계를 부르는 말입니다. 만나면 즐겁게 놀지만, 딱 거기까지예요. 필요이상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연인, 약혼, 결혼같이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관계가 아닙니다. 팬데믹 기간에 특히 확산됐습니다.


잘파세대는 왜 이러냐고요? '불안을 내면화한 디지털 네이티브.' 제가 정의하는 잘파세대입니다. 지금은 폴리크라이시스(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것). 즉, 다중 위기의 시대입니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에 연이은 전쟁까지. 모든 것이 불확실하죠. 생존전략은? 가볍게 사는 겁니다. 마음을 줬다간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까요. 사람에게든 기업에게든.



3. 충성고객보다 오픈마인드 전략


잘파를 잡으려면 브랜드 역시 가벼워져야 합니다. 충성고객을 모집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짧고, 가볍게 다가가면서 자주 마주쳐야 합니다. 시추에이션십처럼요. 깊은 관계를 원하다가는 떠나갈 수도 있으니 오픈마인드 전략이 필요합니다. 


장기적인 관계나 고객 생애 가치 같은 KPI보다, 오히려 짧은 주기로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개인화된 메시지로 소비자들과 자주 접촉하면서 관련성을 높이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리타기팅(retargetting) 캠페인을 진행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자주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잘파가 온다 중-



4. 시장점유율 < 마음점유율


진정성 있게,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트렌디하니까 한다."가 아니라, "옳기 때문에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토크니즘(실질적 해결을 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소수자를 일부만 포용하는 행위), 워크 워싱(기업이 사회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당장의 반발이 있더라도, 브랜드에게는 뚝심이 필요합니다. 



5. 가볍지만 분명하게 관계를 다져야 합니다.


Z세대는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왔습니다. 동료로, 고객으로, 때로는 경쟁자로 만날 겁니다. 잘파세대를 이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이유입니다.


초개인화, 초다양화시대입니다. 3초 만에 집중력을 사로잡되, 너무 가까워지진 않아야 하고, 진정성까지 보여야 합니다. 너무 어렵다고요? 단계별로 시작해 보세요. 가장 먼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다지세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파타고니아처럼요. 물론 아무리 단단히 다져도, 가볍게 즐기다 떠나가겠죠. 그럼에도, 뚜렷한 이미지와 진정성을 계속 보여야 합니다. 떠나도 눈앞에 계속 아른거리도록 말이에요.






아티클 원문 : https://www.longblack.co/note/861?ticket=NTdde7adb3089df646b92b613a59741cf95449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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