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CM 서현직 마케팅 기획팀장'이야기
P&G에서 마케터로 일을 시작했는데, 29살에 처음 팀장이 됐습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제가 많이 서툴더라고요. 갈등도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갈등도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그걸 반성하다 보니 요즘 팀장의 오답노트'라는 책까지 내게 됐습니다.
처음 팀장이 됐을 때, 제가 주인공인줄 알았어요. 내가 팀을 하드캐리하고, 팀원들은 따라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지나고 보니 오만방자한 생각이었어요. 능력이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혼자 모든 일을 할 수는 없잖아요. 그만큼 제가 뛰어나지도 않았고요.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 팀이 존재하는 건데 그걸 몰랐습니다. 거기서 오는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잘해야 한다는 불안감으로 팀원들의 업무를 마이크로매니징 하기 시작하니, 팀원들도 수동적으로 바뀌더라고요. 같이 일하기 힘든 팀장이었습니다.
팀원들이 힘들어하거나 팀의 성과가 안 좋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주위의 좋은 리더들을 보면서 부족한 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깨달았던 건, '나는 어떤 상사와 일할 때 몰입하여 일했는지' 떠올릴 때였습니다.
샌드박스에서 만난 임원이었는데, 업무뿐만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는 게 느껴졌었습니다. '최근에 보람을 느낀 일이 무엇인지, 어떤 경험을 더 쌓고 싶고 결국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질문하고 진심으로 경청해 주셨어요. 그런 사람과 일할 때 몰입할 수 있었고, 내가 그런 팀장이 돼야 팀원들도 나를 진심으로 따르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일대일 면담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적어도 1:1 미팅을 일주일에 한 번은 하려 합니다. 미팅 때는 2가지 질문을 합니다.
첫 번째는 도움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성과가 좋은 일이 있었다면 그게 가능했던 이유와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도울 수 있는 점을 묻습니다. 또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점을 도와주면 좋을지도 이야기를 나눕니다.
두 번째는 피드백입니다. 저는 변화와 성장을 위해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년에 한두 번이 아니라 자주 1:1 면담을 갖고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눠야 팀원이 성장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헌신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환경에 따라 달라질 뿐이죠. 쉽게 말해 팀워크가 좋은 팀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팀 차원에서의 메타인지'가 중요합니다. 팀원들에게 뭐가 부족한지 알아야 메꿔줄 수 있는 팀원을 데려올 수 있습니다. 보통은 능력이나 경험위주로 이력서를 보고 채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팀워크를 위해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아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피드백입니다. 칭찬이 행동을 유도하는데 좋은 트리거가 됩니다. 저는 1:1 면담을 할 때마다 가볍게 피드백을 합니다. 보통은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저는 역량이 아니라 태도를 칭찬해 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누군가를 도와주고 뒤에서 챙겨주는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면 바로 칭찬하는 겁니다.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는 그런 팀원에게 더 큰 역할을 주는 것이고요.
마지막은 모두가 서로에게 좋은 동료가 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이나 친구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게 동료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일하는 시간이 고통스러울 겁니다. 하지만 특별한 비법은 없다고 생각해요. 먼저 손을 내밀고 도와줄 뿐입니다.
성과를 잘 냈던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똑똑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천재 같은 비상함이 아니라, 열심히 하고 남들을 돕는 사람들이었어요. 주위에는 그의 성공을 바라는 동료들이 있었어요. 결국 많은 사람의 힘을 빌릴수록 좀 더 큰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팀을 키우기 위해서는 회의를 목적으로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더 나은 결론을 내리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겁니다. 자기 생각을 바꿀 수도 있고,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또 미팅이 순조로워야 한다는 착각도 많은데, 회의에서는 터져 나오는 갈등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의견을 숨기기보다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서로 합의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팀원이 성장하지 않으면 그 팀의 성장 한계치는 그저 팀장의 수준정도가 됩니다. 팀원이 막히는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할 때, 답을 주기보다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게 원동력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이나 감에 의존해 답하기보다는요.
스포츠나 게임에서도 더 어려운 걸 풀어내야 다음 레벨로 가잖아요. 저는 팀스포츠를 좋아하는데, 남들과 함께 더 큰 문제를 풀고 도전하는 게 즐겁습니다. 혹여 실패할지라도, 오답을 찾아내는 데는 성공할 수 있으니까요.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5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