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성아 Nov 23. 2023

퍼포먼스 마케팅의 몰락, 새로운 게임체인저는?

'조경상 NNT 대표' 이야기

1. 외부 트래픽이 점점 줄어드는 시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디지털 마케팅, 데이터 분석, 엔지니어링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 검색 엔진 최적화. 웹페이지가 검색 결과에 잘 보이도록 태그, 콘텐츠, 링크 구조 등을 최적하 하는 것) 문의가 늘어서 굉장히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 모토가 '시장이 필요로 하는 걸 주자'는 겁니다. 그래서 마케팅에 필요한 게 뭐지?를 늘 고민하는데 아마 2년 전일 거예요. 그때 퍼포먼스 마케팅이 힘들어지는 걸 목격했습니다. 구글이나 애플이 데이터를 안 준다고 했거든요. 광고 타기팅을 못하는 거죠. 그럼 사람들은 자연스레 대안을 찾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찾은 답은 SEO, 즉 검색 엔진 최적화였습니다. 마케터 입장에서 검색 엔진을 제대로 이용하고 있을까? 다시 말해 기계가 읽기 쉽게 데이터를 구조화해 노출을 극대화했을까? 대다수가 그렇지 않거든요. 그럼 검색 서비스를 제대로 한번 활용해 보자는 생각으로 콘텐츠, 테크니컬(데이터 구조화) SEO를 컨설팅하게 됐습니다.



2. 생성 AI가 등장한 후부터는 검색의 형태가 바뀌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Cue:나 구글의 SGE를 써보셨다면 아시겠지만 기존 검색 서비스에 생성 AI가 결합된 겁니다. 상단에 생성 AI답변을 먼저 보여줘요. 그 아래 기존 검색 결과를 보여줍니다. 견고할 줄 알았던 '키워드 중심'검색 패러다임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얼마 전 특이한 통계하나를 봤어요. 2022년 11월에 챗GPT가 등장하고 그 후 각종 AI서비스가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기존 검색 엔진인 구글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올랐습니다.

그걸 보며 느낀 게 사람들의 습관은 생각보다 견고 하다는 겁니다. 생각해 보면 모든 걸 챗GPT가 짚어주는 대로만 하기 싫은 것도 있죠. 여행 루트 짜는 거나 옷 고르는 건 직접 비교해보고 싶잖아요. 고민하는 과정을 즐기기도 하고요. 결국 경우에 따라 다른 거 같습니다. 그래서 양쪽 각각의 서비스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3. 기존 퍼포먼스 마케팅의 부활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여러 광고 소재를 만들어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안되기 때문에 기존의 퍼포먼스 마케팅의 부활은 어려울 거 같습니다. 3~5년 전에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광고 소재를 10개씩 넣고 테스트하는 게 가능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3개 이상만 넣어도 한쪽 소재로만 예산을 다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유는 알고리즘이 그렇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더 이상 '운 좋게 걸려라'라는 식으로 A/B 테스트하지 말라는 것 같습니다. 좋은 콘텐츠에 대한 니즈 때문일 테고, 저품질 콘텐츠가 늘수록 플랫폼에게는 위협이 될 테니까요. 콘텐츠 제작이 쉬워지는 AI시대에는 더더욱 문제가 될 거고, 그러니 좋은 콘텐츠를 달라, 그럼 노출해 주겠다는 윈윈 전략인 거죠. 



4. 가장 위험한 것이 많이 만들고 많이 노출하자는 전략입니다.


구글은 기계가 생성했다고 판단한 콘텐츠는 노출을 안 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색인을 빼버리는 거죠. 하지만 빙은 다릅니다. 머신이 만들어도 노출 자체에 크게 개입하지 않아요. 콘텐츠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방향은 반대지만 메시지는 같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노출하겠다는 거죠.


그래서 생성 AI시대에 가장 위험한 게 많이 만들고 많이 노출하자는 전략입니다. 반대로 이런 고민을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우리 콘텐츠를 더 정교하게 만들까?' 그러기 위해 생성 AI툴을 활용해야 합니다.



5. 무신사, 쿠팡이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겁니다.


생성 AI가 등장 후 추천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최근 10년간은 유저행동을 파악해 특정 제품이나 정보를 추천했습니다. 개인화 마케팅이 엄청난 화두였죠. 그런데 이제는 유저의 리뷰나 글을 다 파악해서 검색 결과로 노출해 주더라고요. 예를 들어 '키 큰 사람을 위한 옷'을 검색한다고 하면 특정 웹사이트에 "이 옷은 키 큰 사람에게 어울려요"라는 리뷰가 있으면 그 제품을 노출해 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애그리게이터(여러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모아 하나의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회사, 사이트)들에게 더 유리한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신사, 쿠팡, 오늘의집 등이요. 그만큼 서비스 내 리뷰와 자체 콘텐츠가 많은 플랫폼은 생성 AI 시대에 엄청난 이득을 보지 않을까? 저는 사용자 생산 콘텐츠(UGC), 그 서비스만 가진 자체 데이터보다 더 유리한 무기가 있을까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애그리게이터 중에서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반대로 AI가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온 곳은 정말 많이 위험해질 겁니다. 미국에 '체그(Chegg)'라는 온라인 교육이 있어요. 예를 들면 누군가 수학 문제를 풀면 인도 사람이 답변해 주고 비용을 받는 서비스입니다. 유명한 서비스인데, 챗GPT가 공개되자마자 추가가 폭락했습니다.  반면 서비스의 공급 비용만 줄이면 되는 훨씬 큰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도 제작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겠죠. 시나리오 작가들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니까요. 물론 작가 집단 시위 등 벌써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요.



6. 빨리 SEO를 시작하셔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20년 동안 SEO에 신경 쓴 브랜드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그건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해요. 조금만 열심히 하면 바로 티가 나거든요. 예를 들면 SEO 작업만으로도 MAU 800만을 달성한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이제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효과가 점차 떨어지고 있습니다. 광고를 해도 잘되기 힘든 시대로 가고 있어요. 그래서 작년부터 미국에서도 SEO가 다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SEO를 시작하시려면 되도록 빨리 시작하셔야 합니다. SEO라는 게 부동산 같은 거라 먼저 점유한 사람이 양보하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곳이 어떤 키워드를 선점하면, 그걸 이기기 위해서는 훨씬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키워드를 빨리 선점하는 건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유리해요. 덩치가 큰 곳일수록 의사결정이 느리고 전략을 실행으로 옮기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거든요.


앞으로는 UGC, 즉 핵심 콘텐츠가 핵심 그로스 전략이 될 거라는 건 확실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좋은 콘텐츠 없이 앞으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드네요.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583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