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더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법'
오늘날 많은 사람에게 직장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미술, 체육 수업이나 쉬는 시간이 없는 학교에 다니는 어린아이가 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이 직장에서 단절감, 지루함, 몰입도 저하를 느끼는 이유다.
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상승 추세를 보이던 업무 몰입도는 젊은 근로자와 여성을 중심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들은 직장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로 조사됐다. 전 세계 인력의 50%는 조용한 퇴사, 18%는 일반적인 퇴사를 통해 직장에서의 불행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기존에는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했다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고민하며 관점을 전환하고 있다. MIT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의 건강과 행복은 차선으로 고려할 사항이 아닌 직장을 선택하거나 그만두는 결정적인 원동력이다.
직장에서의 행복은 직원뿐만 아닐 고용주에게도 이익이 된다. 옥스퍼드대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직원의 생산성이 1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불행한 직원은 일에 대한 몰입도가 낮았고 이로 인해 전 세계 GDP의 9%에 해당하는 8조 800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다. 현재의 직원 불만족 상태는 분명 해결해야 할 큰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은 발걸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는 걷지 못할 것 같은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지만 결국 해냈다. 팬데믹 이전으로 되돌아가려면 다시 가시밭길 숲 속을 헤매야 할지 모른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는 저항하고 있다.
2023년 국제노동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시차 출퇴근제, 교대 근무 공유, 원격 근무 옵션 등 업무 유연성이 높아지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일과 삶의 균형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코(Cisco)가 전 세계 정규직 직원 2만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어디서나 일할 수 있게 돼 더 행복해졌다고 답했다. 갤럽 테이터에 따르면 "직원들이 근무시간의 60~80%를 사무실 밖에서 근무할 때 참여도가 가장 높아진다"라고 한다. 또한 갤럽은 원격 근무를 60~80% 하는 그룹이 모든 직원 중 개발 및 관계와 관련된 참여 요구가 충족되고 있다고 동의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경영 컨설팅 회사 로버트 하프(Robert Half)의 수석 전무이사 폴 맥도널드(Paul McDonald)는 "고용시장이 변화하면서 근로자들은 고용주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선택권과 유연성을 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그는 "급여가 여전히 근로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팬데믹 기간 22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긴 했지만 현재 24~54세 여성은 여성 노동력의 78%를 차지하며 2019년의 최고치를 넘어섰다. 재택근무 혁명이 이런 급증에 영향을 미친 것일 수 있다. 아키 이토(Aki Ito)는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고문에 팬데믹 이후 사무실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으로 인해 이런 이득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심리학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베터업(BetterUp)의 목적 및 성과 센터장인 애덤 그랜트(Adam Grant)는 우리가 유연성에 대해 지나치게 편협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유연성은 자유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 제한한다. "직원들이 자유롭고 싶은 일과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작성하세요. 그런 다음 근무 장소, 근무 시간에 대한 선택과 함께 이런 것들을 각각 실행해 볼 수 있습니다."
유연성은 특정 직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부문과 모든 역할 유형에서 재구상 돼야 한다. 유연성은 자율성이 풍부할 때 최적화된다. 이는 행복하면서도 높은 성과를 내는 인력을 만드는, 즉 모두가 행복한 윈윈을 실현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직장인은 직장에서 평생 8만 1396시간을 보낸다. 이 모든 시간을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 없이 보낸다고 상상해 보라. 우리의 행복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서로 소통하는 것이 쉬워졌지만 한편으로는 더 어려워지기도 했다. 팬데믹 이전보다 팀즈(Teams) 모임은 252% 늘었고 일일 활성 줌(Zoom) 사용자가 2900% 늘면서 우리는 초연결 상태가 됐지만 그 어느 때보다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오늘날 직장인 10명 중 3명만이 직장에서 절친한 친구가 있다.
직장 내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은 종종 업무를 완수하는 데 있어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지만 갤럽 CEO인 존 클리프턴(Jon Clifton)은 "갤럽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직장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있다는 것이 직원의 직장 추천 가능성, 이직 의향, 전반적인 만족도 등 중요한 결과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한다.
O.C. 태너 (O.C. Tanner)의 최신 2023 글로벌 문화 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공동의 목표에 기여하는 조직은 직원의 예상 근속 기간이 62% 더 길다.
더 행복한 직장 문화를 만들려면 신선한 공기를 마시거나 창의적인 사고 공간을 갖는 등 자유 시간과 자기 관리에 참여할 때 동료들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 자기 관리의 모범을 보이는 리더는 또래 그룹 내에서 건강한 규범을 확립한다. 또한 불건전한 경쟁심도 줄어든다. 모두가 공유하는 하나의 목표는 협업을 촉진하며 직장 내 우정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일하기 좋은 기업의 데이터에 따르면 직원들이 즐거운 환경에서 일할 경우 행복감을 느낄 확률이 3배 더 높다고 한다. 하지만 재미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최고의 기업들은 직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묻고 모든 직원을 포괄적으로 고려한다. 구글이 대표적인 예다. 구글은 직원들을 위해 수영장부터 퍼팅 그린까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것이 회사가 즐거운 이유의 핵심은 아니다. 직원들에 따르면 재미는 사람과 목표에서 비롯된다. 구글 직원들은 1년에 1주일 동안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20% 타임'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화를 조성한다. 함께 학습하는 기회와 프로젝트 협업을 열렬히 지원한다. 업무 공간은 소규모 그룹부터 대규모 모임, 개인 작업까지 다양한 업무 스타일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최근 정리해고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캐나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 여전히 최고의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4만 개가 넘는 리뷰에서 구글 CEO인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에 대한 지지율은 93%에 달한다.
일의 즐거움의 근원에 도달하려면 리더십 수준에서 어떻게 모범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리더는 함께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쉬는 시간에 할당된 시간은 우연한 만남으로 이어져 직장 생활에서 더 깊은 우정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소속감을 키우려면 속도를 늦춰야 한다. 직장에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반대로 그렇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도적으로 생각하라. 직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직장에서 동료들과 연결돼 있다고 느끼나요? "어떻게 하면 여러분과 다른 사람들의 소속감을 높일 수 있을까요?" 등의 직접적인 질문을 통해 패턴을 찾아보라.
마지막으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월급을 받는 것이든, 조직의 사명에 대한 것이든, 동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목적이 필요하다. 조용한 퇴사와 이직은 직장에서의 열정, 의미 부족과 지속적으로 연관돼 왔다.
베스트셀러 <Firms of Endearment>의 저자 라지 시소디아(Raj Sisodia)는 의식적 자본주의를 실천하는 기업을 15년간 연구해 왔다. 의식적 자본주의는 기업이 경영진과 주주뿐 아니라 직원, 지역사회, 환경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책임감 있고 윤리적으로 봉사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시소디아는 의식적 자본주의 기업의 투자 수익률이 1646%인 반면 같은 기간 S&P 500 기업의 수익률은 157%에 그쳤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는 "기업은 더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나는 의식 있는 자본주의자가 되고 싶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경고한다.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직장'과 7년 연속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선정된 비결이 무엇인지 푸엔테스에게 물었다. 푸엔테스는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때에도 가치를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시대를 초월하고 긴급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며 "인간관계와 중요한 문제, 그리고 배움에 대한 필요성은 시대와 위기를 초월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직장에서의 행복은 우리가 왜 그곳에 있는지에 대한 더 깊고 본질적인 연결에서 비롯돼야 한다. 자율성, 소속감, 목적 지향의 문화는 공유된 비전에서 비롯되지만 현재 많은 회사와 직원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이를 바꿀 수 있다. 먼저 서로의 마음을 열어야 한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이야기하자. 우리 모두는 여전히 무언가로부터 상처를 받고 있다. 이를 치유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직원들에게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라. "다음 주를 더 수월하게 보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라고 물어보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라. 업무에 대한 접근 방식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행복한 일터를 모든 전략의 발판으로 삼아 더 나은 업무 환경을 만들어보자. 변화만이 유일한 확실성인 오늘날,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근거를 모두를 위한 웰빙에 두는 것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hbrkorea.com/article/view/atype/di/category_id/2_1/article_no/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