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최정윤 마케팅팀장'이야기
'팀원이 몇 명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전 국민이 쓰는 앱으로 성장하다 보니 많은 인력을 필요로 했을 거란 예상 때문에요. MAU 600만 명 달성 때까지 마케팅 팀원이 고작 2명이었다고 답하면 다들 놀라곤 합니다. 당시에는 작은 스타트업이었고, 서비스의 안정적인 생존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해야 할 일을 두 파트로 나눴고, 20명으로 늘어난 지금도 파트 구분은 같습니다. 두 파트가 유기적으로 일하고 있어요.
2명이 한정된 예산으로 확실한 성장세를 만들어야 했기에 선택과 집중이 중요했습니다. 유저를 만날 다양한 접점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터치 포인트에서 전환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테스트와 실험을 반복했죠. 그중에서도 구글애드는 최적화가 이뤄지면 '고가치 유저'를 데리고 올 수 있는 매체였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유입돼 고가치 유저가 되는 비중이 높다는 걸 운영 6개월째에 발견합니다. 이들의 앱 사용시간과 방문 빈도, 이벤트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어요. 저희 핵심 유저들은 매물을 콘텐츠처럼 소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레전드 당근거래'같은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바이럴 되는 거죠. 이런 지표를 보고 구글애드에 투자를 많이 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동네 연결'이라는 가치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정체성을 '동네 커뮤니티'로 정하면서 앱 카테고리도 쇼핑에서 소셜로 바꿨고요. 고객이 서비스에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연령과 성별로 고객을 나눠 앱을 알리는데 치중했다면, 지금은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해 니즈를 관찰합니다. 콘텐츠를 기획할 때도 고객이 직접 쌓아준 데이터를 활용해요. 에어팟 한쪽을 잃어버린 고객끼리 만나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었고, 커뮤니티에서 계속 회자되는 '죠르디 구출 작전' 사연의 주인공을 초대해 직접 사연을 듣는 영상도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자극적이고 인위적인 마케팅이 아니라 서비스 그 자체를 강조하는 게 더 효과적일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인앱(In-App) 캠페인에 집중했습니다. MBC '놀면 뭐하니'와도 PPL이 아닌 협업을 한 이유입니다. 광고비 한 푼 들이지 않은 콘셉트 협업이었어요. 유재석 씨가 당근마켓을 통해 만난 이웃과 식사하거나, 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주는 모습이 나옵니다. 당근마켓이라는 서비스 이름을 억지로 노출하는 대신 앱을 통해 이런 활동도 가능하다는 걸 드러내고자 했어요.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인앱 캠페인을 늘렸습니다. 매월 11일을 나눔의 날로 정하고 고객 간 접점을 키웠어요. '나눔'을 통해 정을 느끼고,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임을 인지하도록요.
저희 비전은 '동네 이웃 간의 교류와 연결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자'라는 겁니다. 중고거래는 하나의 매개인 거죠. 그렇다고 네이버 카페와 경쟁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보다 더 좁은 커뮤니티, 더 작은 지역단위를 연결하는 데 있습니다. 집 앞에서 지갑을 잃어버리거나, 아파트에 정전이 났을 때 당근마켓 앱을 여는 거죠. 저희만의 강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합니다.
아티클에서 만난 당근은 스타트업이라는 단점에 매몰된 퍼포먼스가 아닌, 작은 조직이었기에 낼 수 있는 강점 퍼포먼스를 찾아 집중했습니다. 더불어 동종업계에서 선두가 되고자하는 목표보단,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방법에 집중해 성장을 이뤘습니다. 이처럼 모든 일은 양면성이 존재합니다. 실패의 이유가 성공의 이유가 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하죠. 다만, 집중의 상대를 단점으로 보고 없앨 것인지 강점에 집중해 키워나갈 것인지를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얼핏 보면 비슷한듯하지만 그 결과는 달라질 거니까요. 단점이 없는 조직(사람)과 강점이 있는 사람(조직)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4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