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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아 Apr 03. 2024

본캐를 키운 부캐의 '꾸준함'

'신세계백화점 이형기 콘텐츠전략팀장' 이야기

1. 처음에는 독기로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상무님은 판촉 출신이신데, 자꾸 SNS 담당자인 저에게 "이게 맞아?" "이렇게 고쳐줘"하시는 거예요. 어떤 프로젝트가 있어 외부 컨설팅을 받을 때는 분노가 차올랐습니다. 뾰족한 인사이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외부인 말은 잘 듣는 상사를 보며 다짐했어요. 외부에서 유명한 파워 블로거가 돼야겠다. 그러면 내 말을 잘 들어주시겠지라고 말이에요.

그런데 좋은 기회가 오더라고요. 블로그를 시작한 지 2년, 일 방문자수가 1천 명 정도 넘어갔을 때인데, 이런저런 브랜드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신기했어요. '나한테 이런 제안이 들어온다고?'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2. SNS에도 '보고용의 세계'가 있습니다.


SNS 담당자로 인플루언서와 협업할 일이 있었습니다. 리스트를 짜서 보고해야 하는데, 어떤 분을 선정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에이전시 담당자분께 여쭸더니 절반은 팔로워가 많은 사람, 2~30%는 깔끔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팔로워 수는 상관없이요. 이유를 물으니 답이 "대리님, 보고하셔야죠"였어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보고용의 세계가 있구나.'라는 걸요. 브랜드 톤 앤 매너에 맞는 콘텐츠를 남기는 것도 중요하니까 꼭 어마어마한 인플루언서가 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3. 부캐로 본캐를 성장시켰습니다. 


저는 SNS에 제 직함이나 소속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냥 '사진 찍는 마케터'예요. 회사와 나를 분리하고 싶었습니다. SNS에서만큼은 내가 쓰고 싶은 콘텐츠를, 의도대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 지인인 더퍼스트 펭귄 최재영 대표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형기님은 좀 특별하다. 요즘은 다 인플루언서가 돼서 퇴사를 하라고 하는데, '부캐(블로거, 인스타그래머)'로 '본캐(직장인)'을 성장시키고 있지 않느냐.'라고요.



4. 언젠가는 홈구장을 떠나 원정 경기를 뛸 때가 옵니다.


우선 전제가 있습니다. 내가 뷰티 마케터라고 해서 꼭 뷰티 산업만 알아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뷰티 마케터라도 개인적인 관심사는 F&B일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SNS에서는 얼마든지 F&B를 다뤄도 됩니다. 뷰티 브랜드도 언젠가는 F&B와 결합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그때 축적한 F&B지식이 본캐와 결합하는 겁니다. 부캐는 직급이 오를수록 강점이 되는데, 신사업이나 새 프로젝트는 본업만 잘하는 걸로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본업을 '홈구장'에 빗대는데, 언젠가는 홈구장을 떠나 원정 경기를 뛸 때가 옵니다. 그때의 원정 경기장이 내 부캐의 홈구장이어야 한다는 거예요.



5. '기버(Giver)'가 되어야 합니다.


제가 사진 찍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 행사에 초청받아 갈 때마다, 제가 찍은 사진을 담당자분께 무료로 줬어요. 그랬더니 다음 행사에도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다른 브랜드 분께도 저를 소개하고요. 비결이라면 '기버(Giver)'되는 겁니다. 누군가에게 소개해줘도 민망하지 않은 콘텐츠 퀄리티를 갖추는 것 같아요. 



6. 꾸준함이 특별함입니다.


아티클 속 이형기 팀장은 '꾸준함'을 위해 '매일 포스팅하기'를 루틴으로 넣고, 앞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배치했습니다. 더불어 하지 못하는 날을 대비해 주말 스페어타임까지 만든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잘 쓰는 법 혹은 무언가를 잘하는 특별한 비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저 했을 뿐이라고. 무언가를 해내는 특별함은 바로 '꾸준함'입니다.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6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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