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애플, 현 메타 개발 '박지수 매니저'이야기
애플은 워킹레벨의 팀원뿐만 아니라 탑리더십까지 상대방, 그리고 팀원들에게 완벽을 요구합니다. 눈높이가 아주 높아서 흔히 말하는 어리바리한 팀원은 발을 붙이기가 어렵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100m 달리기 하듯 뛰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뒤쳐져도 바로 티가납니다.
어떤 결과를 발표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최고, 최선, 완벽을 요구합니다. 애플에서는 각 기능별 전문가 조직이 있습니다. 전문가라는 것은 해법이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전문가입니다. 자신이 제일 잘 아는 부분이더라도 끊임없이 최신 정보를 습득하며 공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뒤처지는 건 당연지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동료들에게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찍힙니다.
단순하게 일한다는 것은 있는 기능을 없애서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제품이나 업무의 본질과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애플에서는 아이폰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단순하게 돌아갑니다. 단순할 수 있는 이유는 의사결정의 과정이 굉장히 명료합니다.
예를 들어 매주 디렉터에게 개발 현황이나 이슈를 보고하고, 디렉터 레벨에서는 자료를 취합하여 어떤 것들을 부사레벨로 보고할지 등 의사결정이나 보고의 체계가 굉장히 분명합니다. 애플처럼 의사결정이나 보고체계가 톱니바퀴가 맞물려서 돌아가듯 아주 복잡한 업무지만 한 치의 오차가 없이 돌아가는 곳은 처음이었습니다.
내가 맡은 업무에 문제가 있다면 주말이든 밤을 새 든 공급처와 싸우든 확실하게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람이라도 언제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누가 어떤 질문을 해도 내가 담당자라면 그 질문에 대한 논리적인 답변을 최선을 다해해야 한다는 의무가 불문율처럼 깔려있습니다. 때문에 본인이 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소화가 되어야 하고, 완벽하게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기반을 통한 논쟁으로 혁신이 가능합니다.
더불어 애플에서는 아무리 복잡한 주제를 발표하더라도 그 내용을 슬라이드 한 장에 담아야 합니다. 애플 직원들은 이것을 '원 페이저(one-page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담당자가 발표내용을 원 페이저로 만들지 못한다면, 자기 업무를 완전히 숙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다른 팀과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덜어낼 것도 더할것도 없는 심플함이 가장 본질에 가깝습니다. 애플에서는 이 본질을 위해 모든 의사결정이 됩니다. 핵심메시지가 간결하고 분명한지, 한눈에 잘 보이는지, 제시한 데이터와 해석이 핵심 메시지와 일맥상통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논쟁하는 조직문화가 지금의 애플을 만들었습니다.
*책 '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 참고하여 함께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