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작자에서 비즈니스 설계자가 된 PD들의 이야기

'CJ ENM 커머스팀의 이야기'

by 최성아

모바일 라방의 성공 비결은 단골 가게 문법입니다.


사람들은 왜 1시간 남짓한 라방을 보고 물건을 살까요? 이유는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다는 니즈를 채우기 위해서입니다. 지금은 쇼핑 플랫폼이 넘치는 시대잖아요. 그래도 1시간 하는 모바일 라방을 챙겨본다? 그건 다른 곳에서는 없는 여기서만 가능한 게 있다는 겁니다. 과거 TV라이브시절에는 고객과 쌍방향으로 소통하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모바일 라방에서는 고객이 원하는걸 댓글로 물어보고, 궁금증을 바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실시간으로 해소해 주는 것. 저는 이걸 '단골 가게'문법이라고 부릅니다. 제가 하는 프로그램을 하나의 '가게'라고 생각하거든요. PD는 점장, 방송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단골 고객인 거죠. 가게 운영할 때 중요한 건 단골손님 잘 챙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방송을 자주 보는 단골손님들의 가장 큰 니즈는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다'고요. 이걸 1번으로 맞춰드리는 겁니다.



내가 쓴 시간이 좋으면 반드시 다시 찾아옵니다.


물건 사는 걸 강요하는 게 아니라 고객들이 편하게 수다 떨다 갈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라디오 포맷에서 힌트를 얻었는데요. 플랫폼에 고객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 단골 고객, 즉 코어 팬(Core fan)을 쉽게 만들 수 있겠더라고요. 그러면 구매는 알아서 따라옵니다. 고객이 다시 올 때마다 댓글로 반갑게 맞아주고, 그의 취향에 맞는 이야기도 함께 나눕니다. 저희 모바일 라방에 고객을 락인시키는 방법입니다.



팬덤이 IP에 유착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2024년 8월, 셀럽과 결합한 콘텐츠 IP를 선보였습니다. '한예슬의 오늘 뭐 입지'와 '안재현의 잠시 실내 합니다' 등 대형 콘텐츠 IP로 모바일 라방 성공 공식을 새로 만들었어요. TV에서 오랫동안 잘해왔던 노하우를 모바일로 옮겨 심고, IP로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당시에 빅네임 셀럽들을 섭외해서 진행한 것도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였어요. 다만, 셀럽에게만 팬덤이 붙는 구조가 아니라 팬덤이 IP에 유착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셀럽은 계속 바뀌더라도 IP는 살아남을 수 있도록요. 새로운 포맷 안에서 고객의 체류 방식도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방송은 PD중심으로 만들어졌다면, 셀럽 결합 콘텐츠 IP는 처음부터 마케팅 조직과 함께 설계했어요. 셀럽을 매개로 신규 고객을 끌어오는데 초점을 두고 그 이미지와 맞는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합류했습니다. 규모에 맞는 딜을 설계하고, 상품이미지와 콘텐츠를 함께 구성해 커머스를 결합시켰습니다. 단순판매가 아니라 마케팅 요소를 적극 넣은 구조였어요.



콘텐츠가 음식이면 포맷은 그릇입니다.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TV에서 모바일로, 롱폼에서 숏폼으로 이동했습니다. 글로벌 사례만 봐도 틱톡샵처럼 영상 기반 커머스가 북미, 동남아에서는 주요 유통 채널이 됐어요. 콘텐츠가 음식이고, 포맷이 그릇이라 생각하는데요. 냄비에 담 든, 접시에 담 든 음식의 본질은 변하지 않으니 콘텐츠가 1시간 남짓한 롱폼이든, 30초짜리 숏폼이든 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모바일 라이브는 형식상 1시간이지만 보통 3분 내 결판이 납니다. 그래서 3분을 30초로 줄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실제로 1시간짜리 방송을 잘라봤더니, 핵심내용이 30초 안에 충분히 들어가더라고요. 숏폼으로 구매를 일으킬 수 있는 거죠. 때문에 작정하고 2가지를 겨냥합니다. 첫째는 효용이에요. 가격일수 있고, 고객의 고민을 정확히 짚어주는 메시지일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찐텐이에요. 셀러가 진짜 이 상품을 좋아한다는 감정이 느껴질 때 고객들도 반했습니다. 진정성이라고 할까요? 예를 들어 '한예슬의 오늘 뭐 입지'에서 배우 한예슬 씨가 담당 PD를 잡도리하는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조회수가 400만 정도 나왔었는데요. 그때 팔아야 했던 무스탕이 있었어요. 한예슬 씨가 그 옷을 진심으로 마음에 들어 했는데 제작진이 일부러 물건이 없는 것처럼 상황을 연출했어요. 그랬더니 "내 거 빼놓으라고 그랬는데 왜 안 빼놨어?"라면서 PD에게 투덜대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게 화제가 됐고, 쇼츠 하나만으로 준비해 둔 무스탕 물량이 전부 완판 됐었습니다.



이제는 '사업가형 PD'가 되어야 합니다.


입사했을 때만 하더라도 TV라이브 채널만 경쟁사로 보면 됐었습니다.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종합몰은 물론이고 버티컬 플랫폼까지 전부 경쟁자가 됐어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 자체가 버거워졌는데요. 그럼에도 재미있는 건 이 시장에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요즘 PD들에게 주어지는 미션도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콘텐츠 잘 만드는 PD가 아니라, '사업가형 PD'가 되어야 한다고요. 라이브 방송만 보지 말고 사전홍보 뒤의 숏폼 확장까지 포함해서 고객이 어떻게 들어오고 어떻게 락인되는지 콘텐츠 만드는 사람이 더 주도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뾰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나의 일


이 아티클은 CJ ENM 커머스 부문의 파트너 사업개발팀장, 모바일콘텐츠 2팀장, 콘텐츠그로스랩장의 인터뷰내용입니다. 기존의 TV 라이브를 벗어나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로 넘어오게 되며 어떻게 모객 하고, 고객을 락인시킬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잘 드러나있습니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의 업은 자연스럽게 형태를 달리하게 됩니다. 앞서 언급했듯 이제는 PD라는 직업 역시 콘텐츠만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업가의 시각으로 전환해 전반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건 비단 한 분야의 이야기가 아닐 겁니다. AI와 업무를 협업하는 시대가 된 요즘은 모두가 사업가형 PD가 되어야 합니다. 기획단계에서는 AI와 대화하다 보면 몇 분 만에 답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좀 더 고도화된 시선으로 업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리고 좀 더 뾰족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한 직무의 파트만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닌 분산되어 있던 일들을 이제 하나의 퍼즐로 맞춰 봐야 하지 않을까요?





아티클 원문 : https://www.folin.co/article/13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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