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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메이커 Oct 12. 2024

회사원의 틈. 발리에서 요가지도자자격증 따기. day4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여명이 아름다웠다. 오늘은 왠지 날씨가 좋을 것 같았다.

프라나야마

오늘은 새로운 무드라를 배웠다. 왼손을 프라나 무드라가 아니라 소모양으로 만들면 아빠나 무드라가 된다. 프라나야마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그중 두 번째를 배웠다. 오른쪽 코로 들이마시고 왼쪽코로 뱉으면 수르야 베디 프라나야마. 왼쪽 코로 들이마시고 오른쪽 코로 내뱉으면 찬드라 베디 프라나야마다. 오른쪽 손은 프라나야마 무드라를 한 뒤 한쪽 코로만 들이마시고 다른 쪽 코로 내뱉는다. 들숨과 날숨을 각각 5초부터 시작해서 10초까지, 가능하다면 15초, 20초, 그 이상까지 한다.

 찬드라 베디 프라나야마

인 요가

오늘 인요가를 하는 중에 선생님이 향 같은 것을 피웠는데 냄새가 크레파스 같았다. 갑자기 초등학생 때 양초와 크레파스를 녹여 오색빛깔 양초를 만들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나중에 우타마 스파이스에서 맡아본 우드스틱에서도 비슷한 향이 났다. 팔로산토 특유의 향인 것 같다.


아침식사

발리에 온 이후로 날씨가 가장 좋았다. 하늘이 너무 예뻤고, 요가를 하며 문득문득 보이는 바다가 너무 예뻤다. 바람이 살랑이는 느낌이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아침식사는 바다를 보면서 먹었다. 동물성 단백질인 계란은 아침에만 제공되기 때문에 야무지게 챙겨 먹어야 한다. 다른 후기들에서 극찬하던 땅콩버터가 나왔길래 먹어봤는데, 땅콩+설탕+바닐라를 섞은 맛이었다. 무설탕 땅콩버터를 즐겨 먹는 나에게는 너무 달았다. 땅콩버터와 로투스를 합친 맛과 비슷했다

요가 철학

요가철학 시간에는 '카르마 요가'에 대한 것을 배웠다. 카르마는 '행위'를 의미하며, '카르마 요가'란 어떤 행위를 할 때 결과에 대한 집착 없이 행하는 것이다. 카르마 요가에서 추구하는 방향성은 내가 평소에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방향성과 굉장히 비슷한 이상향을 가지고 있었다. 카르마 요가를 하는 사람은 다음을 따라야 한다.

삶을 열정적으로 살되 결과에 대해서는 열망하지 않는다.

모든 것에 억지로 애쓰지 않고 품위를 지킨다.

호의, 동정심과 인내를 갖는다.

다른 이들의 성공과 행복을 크게 기뻐한다.

다른 이들보다 위에 있거나 아래에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진실되게 말하고 행동한다.


카르마 요가에 따르면 다른 사람이 나를 화나게 해도 그냥 미소 지으며 넘기라고 한다. 선생님한테 물었다. 안 좋은 얘기를 듣거나 원하지 않는 상황에 처하면 막상 웃을 수가 없다. 어떻게 하면 웃을 수 있나?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어린아이들이 모르고 하는 일들에 크게 화가 나지 않듯, 상대방이 어린아이라고 생각해라. 그냥 나와 아는 바가 다르고, 이해하는 바가 다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고 호흡 연습을 이럴 때 써야 한다. 숨을 깊게 쉬거나 참으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하타요가

오늘의 하타요가 시간은 내 요가인생을 바꿔 놓은 터닝포인트라 해도 좋다. 내가 하고 있던 요가 자세들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얼마나 요가를 대충 하고 있었는지, 진짜 제대로 된 요가 자세는 무엇인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1. PRANAMASANA
이 자세를 할 때는 뒤꿈치가 닿는 것이 아니라 살짝 떨어져야 한다고 어제 얼라인먼트 시간에 배웠다.

2. Inhale – HASTA UTTANASANA
팔을 위로 만세하듯 들어 올릴 때 골반 또는 배를 앞으로 내밀면 안 된다. 중립 상태에 고정해야 한다.

그리고 팔을 위로 뻗으며 뒤로 젖히고 어깨도 위로 올리며 가슴을 열어주는 동작이다. 이 동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슴을 열어 주는 것이다!

3. Exhale – UTANASANA
우타나사나를 할 때 무릎을 살짝 굽히고, 엉덩이가 뒤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상체만 앞으로 숙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다리와 복부의 힘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배를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아래로 내려와서는 팔꿈치는 안쪽으로 모아 손바닥을 발 옆에 둔다. 턱은 가슴 쪽으로 당긴다.

(팔꿈치 방향의 경우 하타/해부학 선생님은 바깥쪽으로 벌려 날개뼈를 여는 게 척추에 길을 만들어 프라나가 흐를 수 있게 한다고 하셨고, 얼라인먼트 선생님은 모으라고 알려주셨다. 이 부분은 선생님마다 다르다고 한다.)

4. Inhale – ASHWA SANCHALANASANA
오른쪽 발을 뒤로 보내고 땅에 내려놓은 발등으로 땅을 강하게 눌러야 한다. 엉덩이 아래의 허벅지까지 힘을 준다. 단 엉덩이에는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 손 끝으로 땅을 짚고 가슴을 열고 하늘을 본다.

5. Exhale – PARVATASANA/MOUNTAIN POSE
일단 이 자세를 제대로 배우면서 내 팔꿈치가 과신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신전되는 팔꿈치를 가졌을 때는 산자세나 다운독을 할 때 팔꿈치를 쫙 펴는 것이 아니라 아주 살짝 굽히는 느낌으로 해야 한다. 양쪽 팔꿈치는 서로 바라보는 방향으로 유지하면서 어깨를 바깥으로 돌려 열며 겨드랑이가 무릎을 바라보게 한다. 코어를 긴장시키며 엉덩이를 좀 더 높게 들고, 어깨를 좀 더 위로 당겨 손목에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바닥은 손목이 아닌 손가락으로 꽉 눌러줘야햔다.  

아쉬탕가의 다운독은 상체를 주로 스트레칭한다면, 하타의 산자세는 햄스트링의 스트레칭이 주목적이다.

6. On the next Exhale – ASHTANGA NAMASKARA

산자세에서 내려올 때 손과 팔꿈치가 수직이 되며, 손이 갈비뼈 옆에 놓이도록 내려와야 한다.

7. Inhale – BHUJANGASANA
발끝은 바닥을 그대로 누른 채 손바닥에 힘을 주지 않고 등의 아래쪽 근육 힘만으로 올라와야 한다. 선생님은 수련할 때 손바닥 아래에 계란을 두고 연습해야 했다고 한다.


수리야 나마스카라 말고 트리코나아사나를 할 때도, 내 무릎이 과신전되기 때문에 무릎과 발목이 아팠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후에 아쉬탕가 수업에서 여타 동작들을 할 때 무릎을 살짝 굽혀 주니 예전에 아팠던 곳이 아무 곳도 아프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나의 관절을 갉아먹지 않아도 된다.


하타요가 수업에서 개안을 하고 아유르베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급하게 복기해 본 배움들.

그리고 머릿속에 진동을 만들어 고요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엄지손가락으로 양쪽 귀를 막고, 검지로는 눈썹 위를, 중지로는 눈을, 약지로는 코 밑을, 새끼로는 입술 밑을 잡은 뒤 '음~'하고 허밍을 하면 머릿속에 온통 진동이 생긴다. 하고 나니 세상과 분리된듯한 기분이 들었다. 신기했다.


아유르베다

어제 배웠던 사상의학시리즈의 두 번째 시간이었다. 오늘은 '피타'라는 인간형에 대해 배웠다.


점심식사

fried tempe와 인도네시아 전통 스프

점심에는 독일인 안냐, 인니 아니, 프랑스인 클로이 등과 같이 점심을 먹었다. 하타요가 시간에 몹시 감명을 받아 수업 내용을 극찬하며 나는 오늘 다시 태어났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런데 안냐가 자기는 하타요가시간이 별로였다고 했다. 만트라를 12번이나 외웠다면서. 알고 보니 다른 분반과 우리 반의 하타요가 선생님이 달랐다. 저쪽 반은 아쉬탕가 선생님인 수닐이 하타요가 수업을 진행하고, 우리 반은 해부학 선생님이 진행하고 있었다. 수닐을 하타요가도 아쉬탕가처럼 계속 플로우만 시키면서 만트라를 외우게 했다고 했다. 우리는 해부학 선생님인 덕분에 미세한 자세까지 자세하게 봐주고 있었다. 다른 반 친구들이 우리를 부러워했다.


아나토미

그동안은 해부학 시간이 크게 재밌지는 않았는데, 요가 자세와 연결을 시키니 몹시 재밌어졌다. 각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종류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면서, 특정 요가동작을 할 때 어떤 움직임이 개입되어야 하는지 배웠다. 예를 들어 차투랑가를 할 때는 날깨뼈를 아래로 내리면서 동시에 서로 가까워져야 한다. 전굴 자세를 할 때는 모든 자세에서 어깨는 아래로 내리되 날개뼈는 바깥쪽으로 회전되어야 한다. 우카타사나와 같이 팔을 11자로 드는 자세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선생님은 전사자세 3가지의 유래에 대해서도 알려주셨다. 힌두교 설화에 기반한 내용이었는데 무척 흥미로웠다.

https://www.jacquinoelyoga.com/blog/the-story-behind-yogas-virabhadrasana-warrior-poses


다른 반 학생들이 부러워하는 하타요가 수업 선생님이라 그런지 괜히 더 수업을 열심히 들었던 것 같다. 선생님들 중에 영어도 제일 잘하시는 것 같다. 다만 지금 상체 근육에 담이 오셔서 시연을 제대로 못 보여주시고 계시는데, 다음 주까지 꼭 나아서 돌아오시겠다고 했다.


얼라인먼트

얼라인먼트 시간에는 아쉬탕가 요가의 수리야나마스카라 자세를 제대로 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어제 배웠던 사마스티티에 이어 오늘은 우르드바 핫스타아사나와 우타나사나를 하는 법을 배웠다.

사마스티티에서 손을 위로 11자로 올리는 우르드바 핫스타아사나에는 알고 보니 너무 많은 근육들이 개입되어 있었다.

우선 정확한 사마스티티에서 시작해야 한다.

초심자의 경우 팔을 옆으로 올리는 것이 좋다. 팔이 수평만큼 올라갔을 때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돌리고 만세자세까지 올라간다. 

날개뼈가 서로 멀어지게 밀어내고 아래로 내린다.

날개뼈를 유지한 상태에서 팔을 위로 쫙 뻗고, 손가락도 편다. 

턱은 살짝 앞으로 뺀 뒤 위로 든다. 머리가 뒤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 상태에서 연습을 거듭하며 손이 점점 서로 가까워져서 합장하는 상태가 되고, 머리 쪽으로 팔을 뒤로 넘길 수 있게 노력한다.

여기까지 숙련이 되면 사마스티티에서 바로 팔을 앞으로 올려서 11자를 만드는 방법으로 넘어갈 수 있다.


우타나사나를 할 때는 나처럼 무릎이 과신전되는 사람이 주의해야 하는 부분을 알려주셨다. 무릎을 쫙 펴지 않고 살짝 굽힌상태에서 허벅지와 복부를 수축하는 힘으로 내려와야 한다.


아쉬탕가 요가

수닐 선생님의 아쉬탕가 요가 시간. 하루 중 가장 격렬한 아사나 시간인 아쉬탕가 시간을 위해 머리를 두 갈래로 땋고 반다나를 쓰고 수업에 참석했다. 하타요가, 해부학, 얼라인먼트 시간에서 배운 교정된 자세로 수리야 나마스카라를 하려고 노력했다. 운동이 두배로 되는 느낌이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요가는 무엇인가. 내일 근육통 예약이다.


명상

우리는 하루 종일 수많은 생각들을 한다. 명상을 통해서 이 생각들의 개수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한다. 생각을 점점 줄여나가다가 생각의 개수가 0이 되면 삼매에 빠진다고 한다. 의식-잠재의식-무의식의 세계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위대한 구루나 철학자들은 이 시간들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하루에 2-3시간 정도만 잔다고 한다. 우리도 명상을 통해서 이 시간들을 조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저녁식사

인도네시아의 snake fruit을 처음 먹어봤다. 껍질이 말 그대로 뱀껍질 같은 텍스쳐다. 리치보다 건조한 느낌으로, 껍질을 까도 과즙이 나오지 않는다. 과육은 몹시 달다. 맛있는 과일을 하나 더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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