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동안 브런치를 쉬었다.당장 수익이 되는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꼭 해보고 싶었던 유튜브에 집중하느라 브런치 글을 쓰지 않았던 것. 출간 작가분들이 멋진 글을 써내는 것을 보며 수익모델이 없는 브런치에 회의적이었던이유도 있었다.
일 잘하는 법, 커리어 관리, 자기 계발법, 북리뷰, 투자분석에 살림까지 나누고 싶은 주제들이 너무 많아서 열심히 콘텐츠를 만들다 번아웃이 왔다. 그리고 가장 마음 편하게 글로 풀어낼 수 있는 주제가 살림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브런치에서 그 이야기를계속해보기로 결정했다.
힘들인 유튜브보다 힘 뺀 브런치 글이 더 잘 된다?
평소 생각하던 살림 이야기를 쓰고 저녁에 업로드를 하며 복귀한 날. 큰 반응은 없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마음 가는 대로 쓰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유튜브 영상은 항상 업로드하고 나서 아쉬운 점이 계속 보였는데, 브런치 글은 속이 시원한 느낌. 이런 글을 계속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날 출근하고 오전 업무를 한창 하던 중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다는 브런치 알림이 떴다. 뭐지? 하고 의아해하는 시간도 잠시 사무실 전화가 울려서 전화 응대를 하느라 잊었다. 그런데 다시 2천 회, 3천 회, 4천 회를 돌파했다는 알림이 연달아 울린다. 아니 내가 그렇게 공들인 유튜브는 아직 터지지 않는데, 이렇게 힘 빼고 쓴 글의 하루 조회수가 더 높다고?
1000회 돌파할 때마다 알림 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으면 생기는 일
무슨 일인가 찾다 보니 예상치 못하게 다음 포털사이트의 홈&쿠킹 메인으로 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글이 뭐라고 메인에 뜬 걸까. 특별한 노하우도 아니고 그냥 맞벌이 부부의 현실적인 저녁상에 대한 단상이었을 뿐인데.
아마도 포털사이트 다음의 알고리즘에게 선택받아 노출이 되었고, 살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클릭을 해준 거겠지. 유튜브보다 다음 사용자 수는 적지만, 어쨌든 메인 노출이 되면 그에 따른 조회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오른다는 것을 직접 경험한 날이었다.
사람에게도 선택받은 글일까?
퇴근을 하고 나서는 조회수 10,000회를 기록했고, 다음 날 확인해보니 하루에 조회수 18,000이 기록되었다. 예상치 못한 관심에 즐거우면서도,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를 조회수가 조금 가라앉은 다음 통계를 보고 나서 알게 되었다. 알고리즘의 선택은 받았지만,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받은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아래는 '맞벌이 부부의 저녁, 조금 구질구질 해도 괜찮다'글의 4일간 조회수 통계다. 기록적인 18,000회를 기록하고 나서 당연히 알고리즘 노출이 줄어들면서 조회수는 뚝뚝 떨어진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유입경로에서 기타(다음 유입이 90%다)의 비중이 줄어들고 브런치의 비중이 높아진다.
아마 다음 메인에 띄워주고 일정 정도 조회수가 확보되면, 그다음 차례로 브런치에서 노출을 높여주는 것 같다. 다음 포털사이트에서 들어오는 사람들 중 브런치 앱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공감 가는 글에 좋아요를 누르지 못한다.
하지만 3,4일 차에 브런치 앱으로 유입된 독자는 글이 좋다고 느낀다면 좋아요를 누를 수 있다. 예를 들어 4일 차의 조회수 938회 중 브런치 유입이 84%라면 무려 787명이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환경이다. 결과적으로 이 글의 좋아요는 26, 브런치 유입 대비 저조한 숫자다.
물론 좋아요 숫자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유튜브 1년 차로 노력 대비 낮은 관심에 무던해진 덕이다. 내 글이 어떻게 읽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분석을 했을 뿐이다. 이렇게 결과를 확인해보니 부족한 이 살림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신 분들에게 찐 감사를 느끼게 된다. 동시에 더 공감이 되는 글을 정성스레 써야겠다는 다짐도 함께 한다.
알고리즘과 사람의 선택을 받는 날이 올 때까지
겨우 한 개의 글이 다음 메인에 뜬 것 가지고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가 싶기도 하다. 당장 깨달은 것은공감 가는 제목이 중요하고 나만의 관점을 솔직하게 풀어내는 것이 알고리즘에 유리하다는 것.
하지만 이 계기로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유튜브, 브런치에 어떤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 조금 방향성을 알게 되어 그것을 기념하려고 글을 남겨둔다.
부족한 글에 좋아요를 눌러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맞벌이 부부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살림 이야기를 계속 나눠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