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넌 직장만 편하게 다녀도 되지 않아? 퇴근 후에도 쉬지 않고 뭘 그렇게 열심히 하냐?"
"음. 예전엔 노후에도 좀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고 싶었는데 급여 없는 육아휴직을 하면서 이대로 계속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대로? 지금이 어때서?"
"내가 일하지 않으면 돈이 나오지 않는 시스템! 평생직장에 얽매여 있는 삶! 혹시라도 나 또는 가족이 아파서 돈을 벌진 못하면 생활이 어려워지는 상황 말이야. 평생 돈돈돈. 직장의 노예가 될 것 같아. 그래서 난, 내가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온다?' 말이야 좋지... 그게 쉬운 일이면 모두 부자 되게?"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못할 것도 없잖아?"
그것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단계는 '결심'이다. 일단 그 생각 자체를 모든 사람이 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쁘고 오랜 시간 학교와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에 갇혀 직장에 종속된 삶을 살아간다. 현재 삶에 만족하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상관없다.
어쨌든 나는 급여 없는 육아휴직이 계기가 되어 각성했지만 그럼에도 휴직기간 절반은 직장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진 못했다. 그땐 각성이 아니라 생활의 현상유지를 위한 일시적인 바람 상태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독서와 자기 계발 시간을 통해 사춘기도 아닌 제3의 방황기를 지나며 재각성했다. (어쩌면 훗날, 지금 이 시간도 아직 덜 됐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부자 엄마가 되기로 결심하고 예전에 잠시 마음에 뒀던 주식과 부동산을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주식 편)
주식 투자 경험과 결과
투자라고 하기엔 미미하다.
경험 삼아 직접 투자를 시작한 지는 4년 남짓.
자산관리사나 펀드투자권유자문인력 같은,
기억도 나지 않는 형식적인 자격증 공부 제외하고 본격 공부한 것은 두 달 정도 된다.
투자란 것도 자동주문 걸어놓고 소소하게 꾸준히 한 시기도 있었지만 대체로는 생각날 때만 들여다보고 수익률에 만족하거나, 소수점 또는 한두 주 매수한 게 전부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느낀 점을 공유하며 훗날 나에게도, 지금의 구독자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21년도 처음 바이오 관련 공모주를 청약했다가 상장일을 놓쳐 방치했었는데 최근엔 5-6번 공모주를 청약하고 매도하며 소소하게 치킨값 정도는 벌었다. 사두기만 했던 주식 관련 책이나 강의를 들으며 그동안 매도하지도, 매수하지도 못했던 국내주식을 일부 정리했다.
2020년 12월부터 처음 주식을 매수하며 기록을 남기지 않아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이후 60~70% 수익률이 뜬 적도 있었다.
수익률이 높으니 그동안 부를 꽤 축적할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첫 만남: 두려움과 적립식 펀드
대학생 때부터 주식에 관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어떻게 접근해야 되는지 몰랐다.
25살 입사하고 설립일과 시가총액 기준만 가지고 3년 동안 10만 원씩 적립식 펀드를 했다. 남들은 손실도 많이 난다던데 최소한의 기준과 만기를 채우며 단순 수치상으로는 플러스 수익을 냈다. 좋은 게 좋다고 일반 3년 적금보다 더 수익이 좋았는지는 확인해보지 않았다. 그저 손해보지 않고 수익을 냈다는 것에 만족했다.
주식책을 보며 매매창을 열어보았지만 어떻게 매수해야 하는지, 1주를 입력하고 선뜻 매수버튼을 누를 용기조차 없었다. "주식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책상 위 주식책을 보신 엄마의 걱정스러운 말씀 한마디를 듣고 나니 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국내주식
휴직 중이었던 2020년 12월. 나 같은 주린이를 대상으로 삼성증권 주식을 1주 매수해 보는 실습 강의를 들었다. 그때 국내주식을 처음으로 직접 매수했다.
그렇다. 주린이는 주식 매수하는 방법조차 알지 못했고, 혼자서는 어떤 주식을 매수할 용기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실습은 나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이후 남편이 추천해 주는 종목을 매수했고, KODEX200도 매수했다. 수익률이 좋을 땐 60~70% 수익이 난 종목도 있었는데 현재(24.8.9) 수익률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저가일 때 매수한 덕분에 전체적으로는 플러스다.
최근 정리한 국내주식(아이씨티케이는 공모주 청약건)과 아직 보유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볼 줄 몰랐던 나는 수익이 좋을 때 해당종목을 더 사야 할지, 팔아야 할지 알지 못했다. 그땐 다른 공부들에 빠져있어 주식 공부할 생각도 안 했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그냥 보유만 했다. 몇 주 안 되는 주식에서 분기마다 주주라며 몇 천 원씩 배당금 나오는 것에 좋아했다.
미국 주식과 배당금
주린이었지만 코로나 때 유튜브 광고로 미니스탁을 알게 되고 소수점 투자를 했다. 미국 지수에 투자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다. 그것 대신 남편이 즐겨 마시는 스타벅스, 이름이 친숙한 애플, 나이키, 아마존, 테슬라 같은 우량주를 매수했다. 테슬라와 나이키는 마이너스였지만 워낙 적은 금액이라 방치하고 애플, 스타벅스는 3개월 동안 매주 1만 원씩 매수해서 귀엽게도 1주 이상을 모았다. 종종 배당금 알림톡을 보며 어디에 그게 쌓이는지도 모르고 그냥 좋았다. 배당금을 재투자할 생각도, 배당성장주를 더 매수할 생각도 못했다.
이제서야 확인한 배당금 누적 & 미국주식
나는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크게 배팅하지 못한다. 대학생 때부터 그저 관심 말고 주가 흐름을 보며 틈틈이 공부했었더라면, 코로나 때 저평가된 것들을 알아봤을 텐데... 요즘처럼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이 기회로 보여 다시 반등 시점을 지켜보지만 막상 최적의 기회가 왔을 때 월급 이상의 배당금을 받을 만큼 매수할 자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수익률과 배당금의 괴리
주식을 공부하지 않을 때는 수익률과 배당금 지급 알림 문자만 보며 좋아했다. 수익률이 많게는 40~70% 나던 때도 있었지만 배당금은 2,3천 원 되었을까? 소수점으로 달러가 들어오는데 원화처럼 크게 와닿지도 않았다. 그저 수익률 높고 배당된다는 사실 자체에 만족했다. (해빙도 좋지만)
이제야 좋은 종목 고르는 법과 매도, 매수 시점을 공부하며 투자금과 배당금을 늘리려 하니 막상 투자금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 부동산도 같이 공부하고 있으니 투자금을 전부 주식에 몰아넣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수익률이 아무리 좋아도 위 배당금을 봐서 알겠지만 월급 이상의 수준이 되려면 기본 투자금이 많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