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대신 그림을 완성하기로 했다

A+를 받으려던 내가, 스스로에게 A+를 주기까지

by 기쁨작가


A+가 아닌 과목은 다시 듣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취직을 더 잘하기 위해서, 혹시 모를 교대 편입을 위해서였다. 그렇게 졸업할 때 4년간의 평점 평균은 4.26이었다. 그때의 나는 ‘받는 성적’에 진심이었다.



지금의 나는 어떨까.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은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고가의 교육과정을 신청하곤 한다. 시간을 줄이고 싶어서, 시행착오를 덜 겪고 싶어서. 솔직히 말하면 그 비용보다 더 큰 성과를 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돈을 쓰는 순간의 결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들은 처음부터 “이걸로 반드시 무엇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일뿐이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것들, 성과를 낼지 말지 망설이며 붙잡았던 것들은 조용히 흐지부지 사라졌다.



호기심으로 여러 가지를 배우는 동안 오히려 분명해진 것도 있었다. 나에게 맞지 않는 것들이다. “배우는 건 다 재밌어서 하나를 고르기 어려워”라고 말했지만, 막상 실행해보니 내가 좋아하지 않는 방향도 보였다. 아무리 유행해도 아이들에게 공유하기 어려운 일은 원하지 않았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크게 흔들리는 구조도 원하지 않았다. 내가 하는 일로 가족에게, 타인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기쁨을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는 오래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는 100가지 점을 찍는 대신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고 싶다. 이번에는 '점' 대신 '그림'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미리 나에게 A+를 주었다. 이미 A+를 받은 사람처럼,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 그리고 그 A+가 나 혼자만의 만족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작은 기여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앞으로 두 달, 내가 선택한 일에 집중해 보려 한다. 점처럼 흩어져 있던 배움들을 연결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해 보는 시간.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고 결과를 만들겠다고 먼저 선언했다. 이 그림도 언젠가는 또 하나의 '점'이 될 것이다. 그래도 이미 내 삶에서 A+를 받은 사람으로서, 그 여유와 경험을 나누며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기쁜 일상을 살아가고 싶다. 성적표가 아니라 기여로 기억되는 하루. 그 하루들이 차곡차곡 쌓여, 나의 삶이 되기를 바란다. 그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내 아이들에게 A+를 받는 법을 가르치고 싶지 않다. 대신 스스로의 기준으로 삶에 A+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모습을, 내 삶으로 보여주고 싶다.


이것이 내가 선택한 부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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