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 일희일비(一喜一悲)하며 산다.
조금 배부르면 “배불러 죽겠네.”
그러다 조금이라도 시장기가 돌면 “아! 배고파 죽겠네.”
사람이기에, 조금은 더 참을 수 있고 견딜 수 있어야 할 테지.
확 갖다 퍼붓는 소나기 같은 생각을 그저 맞다 보면 흙탕물, 구정물에 마음은 이미 침수다.
이러고 나면 저럴 수 있다. 볕 났으니 자연히 그늘도 있다. 시간이 자연스레 흐르고 상황에 따라
그 마음이 잘 흘러가도록 평소 골을 잘 터줘야 한다.
흐른 그 마음은 대가 없이, 본전 생각 말고 주고 또 줘야 한다.
행여 농담이라도 ‘나는 저번에 이만큼 해줬는데 너는 그 반도 못하냐?’ 이런 소리는 입 밖에 내놓지 않아야 한다.
만약 한 번이라도 입 밖에 내놓으면 그 당시 행한 선한 공덕이 하루아침에 와르르 무너진다.
더 무서운 건, 습관이다.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된다. 반복되다 보면 그저 습관이 된다. 없던 악습관이 생기는 것이다. 투덜투덜 본전 생각하다 보면 ‘생색쟁이’가 되고 만다.
그런데 참 희한하지. 집식구들에게 이게 잘 안된다.
내가 버린 음쓰 횟수만큼 너의 설거지 횟수를 셈한다.
내가 버리기로 한 페트병에 네가 버리기로 한 캔 하나 정교한 집게손 장착하고 골라낸다.
골을 터주랬더니 골을 파고 있다. 깊이 파인 곳으로 물이 차고 고여 결국, 썩는다. 사네 못 사네 난장 나는 건 시간문제다.
내 할 도리하고 그다음은 흐름에 맡겨보자.
베푼 선한 마음이 닿으면 그저 또 선한 마음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더라. 두부 한모 딱 맞춰 자르듯 재고 따지다 보면 내 마음도 지옥이 된다.
그런 내 마음 이용하려는 사람.
있겠지.
이 넓은 세상에 없기야 하겠냐만, 어떤 형태로든 업보로 돌아간다더라. 마음을 기만하고 속이는 게 그 이에게도 그리 편치는 않을 테니깐.
일단 거기까지 가진 말자.
내 마음 펼쳐지는 범위 내에서 대가 없이 주고 또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