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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Feb 24. 2020

실패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경험에 대하여

Experience is what you get
when you didn't get what you wanted.
- Randy Pausch


'경험이란, 당신이 원했던 것을 얻지 못했을 때 비로소 얻게 되는 것이다.'라고 해석해 본다.

요즘 읽고 있는 원서, 랜디 포시의 저서 <The LAST LECTURE> 내용 중 148쪽에 나오는 부분이다.

이 한 문장에 꽤 오랜 시간 동안 눈길이 머물렀다.


상상해본다. 내가 원했던 것을 이루지 못했던 순간들, 그리고 그때 느꼈던 감정과 생각 및 교훈을.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을 누군가 내 손에 쥐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니기에 그렇게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 누군가의 호의에 잠시 고마워하지만 필요 없는 경우가 사실 생각보다 많다.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을 내가 얻지 못한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내가 원했던 것을 얻은 경우는 어떨까. 분명 기분이 좋을 것이고, 뿌듯함과 행복감을 만끽할 것이다. 하지만 그 원했던 것을 아무런 노력 없이 공짜로 얻은 것이라면? 원했던 것을 아주 우연한 행운으로 이뤄낸 것이라면? 아마도 그러한 만족스러운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공짜와 같은 요행을 바라고 또 바랄지도 모르겠다. 원하는 것에 대한 엄청난 노력과 실력이 성공이라는 운을 이끌어낸 것이라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것 같다. 하지만 성공 방정식은 정해진 하나의 공식이 아니기에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기대하면 안 될 것이다.

내가 원했던 것을 얻지 못했을 때는 어떠한가. 감정적으로는 슬픔과 좌절감을 맛볼 것이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내 온전한 능력과 노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것인지, 그와 별개로 완전히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이 두 가지가 서로 영향을 미친 것인지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다. 성공 방정식이 정해지지 않은 것처럼, 실패의 요인 역시 한두 가지가 아닐 테니 말이다. 실수나 실패 속에서 아무 교훈도 얻지 못할 만큼 스스로 돌아보는 힘이 부족하다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진정한 경험으로의 축적은 불가능할 것이다.




지금 인정한 실패 경험과 10대에 회피한 실패 경험을 비교해 본다. 너무나 다르다. 

사건을 보는 관점도, 

인정할 만한 아량도, 

목표의 주체도, 

용기를 낼 만한 깜냥도 말이다.

실패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실패 경험을 제대로 수용할 줄 아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인생의 선택과목이 아니라 필수과목이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가 현재와 미래에 과거와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함이라 했다. 작고 미약하지만 내 삶을 통치하는 주체는 바로 나이기에, '나'라고 하는 존재의 역사부터 하나씩 되짚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꽤 많이, 꽤 자주 드는 요즘이다. 지난 5년간 나를 알아오기 위해 많은 열정과 시간을 할애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내가 나를 이해하기엔 더 많은 노력과 애정이 필요한 듯싶다.


지금은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경험을 사고팔고 공유하는 시대가 아니던가.

재미있는 소일거리의 경험도 좋고, 평소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통한 경험도 모두 좋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경험하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깨달았는지를 명확히 할 수 있다면 더 의미 있는 경험으로 승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으로 공유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쁜 경험이 될 것 같다. 


나에게 경험이란?

'삶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예측불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라고 잠정적으로 정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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