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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Apr 29. 2020

세상은 왜 바쁠까?

독서노트 #72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이 세상 최고의 명품 옷은 바로
자신감을 입는 것입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 책은 혜민 스님의 책으로 너무나 유명하다. 그런데 이토록 유명한 책을 나는 이제야 읽게 되었다. 혜민 스님의 다른 책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은 읽어봤지만 먼저 출간된 이 책은 세상에 나온 지 무려 8년이나 흐른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다. 읽게 된 계기는... 올해 초, 매일경제 신문에서 발표한 기사,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지난 10년간(2010년부터 2019년) 2030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었나 하는 제목으로 교보문고 판매 실적 기준으로 통계를 낸 도서 리스트와 순위를 보고 나서였다. 그 기사의 1등 책이 바로 이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었다. 그토록 많은 젊은이들에게 사랑받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 뭔가 찜찜하고, 궁금하고, 내심 오기가 생기기도 했다. 마치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것만 같은 중압감마저 느껴졌으니 말이다.



친구는 위로해주면서
나 자신에게는 왜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지.
내 가슴을 쓰다듬으면서
사랑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 p19

최근 몇 년간 '나'에 대한 이야기, '치유'에 대한 이야기, '힐링'에 대한 이야기가 서점을 점령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사랑해주는 것의 중요성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 얼마 전 친구의 힘든 상황을 듣고 위로해주었다. 그리고 이내 이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나에게도 충분한 사랑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말이다.



우리는 마음이라는 창구를 통해서만 세상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음이 시끄러우면 세상도 시끄러운 것이고
마음이 평화로우면 세상도 평화롭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내 마음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 p38

사실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기준은 내 안에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내 마음이 편안해야 세상을 편안하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좀 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선택을 할 텐데 말이다. 나를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내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인간관계에서 조금이나마 여백을 남기려는 노력은
그만큼 당신이 성숙하다는 의미입니다.


너무나 가깝게 느끼는 가족, 친한 친구, 친한 동료 사이에서도 결국은 일정한 여백의 미를 그려내는 것이 어쩌면 정신건강에 더 좋을지도 모른다. 여백의 미는 미술이라는 영역에서만 적용되는 건 아닌가 보다.



돈보다 더 귀중한 것은 내가 가진 '자유'입니다.
좀 힘들어도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방식의 삶을 사는 것이
남의 눈치 보며 돈을 조금 더 버는 것보다
훨씬 나은 삶입니다.
내 자유를 돈 받고 팔지 마세요.

- p119

어쩌면 나는 지금껏 살면서 '자유'를 갈망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살아갈 삶의 형태도 '자유'를 기반으로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내가 원하는 방식의 삶을 살아갈 때가 가장 홀가분하고 행복한 것 같으니까 말이다. 그렇다. 나는 내 자유를, 내 시간을, 내 공간을, 내 노동을, 내 마음을 원하지 않는 곳에 돈 받고 팔고 싶지 않다.


지금 삶에 재미가 없는 것은
내가 지금 내 삶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족할 줄 알면 나 자신이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하는 분투를 쉴 수 있습니다.

만족할 줄 알면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과 지금 이 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만족할 줄 알면 일이 끝나고도 마음에 아무런 찌꺼기가 남지 않습니다.

지금 처한 상황을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가 없다면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내 마음가짐을 바꾸십시오. 그래야 행복합니다. 원래 나쁜 것도 원래 좋은 것도 없습니다. 내 마음의 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니 좋은 것, 나쁜 것이 생기는 것뿐입니다.

- p41

만족할 줄 알면, 세상이 달라지는 것 같다. 하지만 만족할 줄 아는 일이 너무나도 어려운 것은 왜일까? 욕심이 많아서일까. 기준이 높아서일까. 무엇이 그토록 아까워서, 무엇을 잃을까 봐 두려워서 그토록 전전긍긍하며 만족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일까... 마음먹기에 달렸다.



행복의 지름길.
첫째, 나와 남을 비교하는 일을 멈추십시오.
둘째, 밖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내 마음 안에서 찾으십시오.
셋째, 지금 이 순간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느끼십시오.

- p46

모두 행복의 지름길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구처럼 되기 위해 살지 마세요.
하나밖에 없는 오직 내가 되세요!



너무 빼지 마십시오.
사람들이 불러줄 때가 적기입니다.
남들은 지금 그대로 괜찮다고 하는데도
자신이 끝끝내 준비를 더 해야겠다고 우겨
시간을 끌다 시기를 놓치면
준비가 다 됐을 때는 막상 아무도 부르지 않습니다.
너무 빼지 말고 도전하십시오.

- p101

이 부분은 사실, 책 전반적인 주제와 핵심 이외에 나에게 너무나 크게 와 닿았던 부분이다. 나는 항상 '겸손'이라는 이름 아래 빼는 경우가 많았다. 굳이 앞에 나서는 걸 선호하진 않는 성격이다. 다만 누군가 앞으로 밀어주면 그 위치에 맞게 행동은 한다. 하지만 늘 '내가 잘난 게 없는데',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많은데', '이 정도로는 많이 부족한데'라는 생각들로 뭔가 나만의 무언가를 이루어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겸손이 지나치다 못해 나의 강점과 실력을 오히려 갉아먹은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사람들이 불러줄 때가 적기라는 말, 그리고 남들이 괜찮다고 말할 때 어느 정도 수긍해도 괜찮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정작 준비가 되었을 때는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불상사를 맞이하는 것보다는 부족하더라도 하나씩 메꾸어 나가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얻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붙잡으려면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현실에서 그렇게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기회는 항상 내 주변 어딘가에 널려있고, 준비가 되었든 안되었든 그것을 붙잡을 수 있다. 오히려 기회를 붙잡아 더 큰 기회로 불려 나가는 것이 그 사람의 능력인 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예전에 옳았던 이념이 지금도 반드시 옳지만은 않은 것 같다.



덜 생각하며 살고 싶다면, 사실 아주 간단합니다.
마음을 현재에 두면 돼요.
생각이나 걱정은 모두 과거나 미래의 영역에 속해 있어요.
현재를 생각할 수 있나요?
지금 바로 이 순간 현재를 생각할 수 있나요?
해보세요. 어때요? 불가능하지요?
마음을 현재로 가져오면 생각은 쉬게 됩니다.

- p193

나는 생각이 많다. 잡생각이 많은 건지, 멍 때리는 행위가 어렵다. 나는 아직도 멍 때린다의 정의와 행동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버스를 타고 창밖을 내다보며 머릿속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멍 때리는 것이 맞는 것인가? 누군가는 진짜 아무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데, 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늘어진다.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런 저자의 이야기가 내겐 솔깃했다. 마음을 현재에 두기. 어떻게 하지? 불가능하다... 마음을 어떻게 현재에 두어야 하는지 갈팡질팡... 이게 쉬게 만드는 원리인가 보다. 신박한걸!



너무 바빠서 항상 쫓기는 것 같을 때
고민 때문에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
사람으로부터 상처 받아 힘들 때
미래가 캄캄하고 불안하기만 할 때

우리 잠시 멈추어요.
단 1분 만이라도 잠시 멈추어요.
삶을 현재에 정지시켜놓고
잠시 깊게 숨을 내쉬어요.

멈추면 비로소 보여요.

내 생각이
내 아픔이
내 관계가

멈추면서 그것들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나오기 때문에
그것들에 휩쓸려 살아야 했던 평소보다
더 선명하게 잘 보여요.

그리고 멈추면 내 주변이 또 비로소 보여요.
나를 항상 도와주는 가족과 동료들의 얼굴들
매일 지나치지만 볼 수 없었던 거리의 풍경들
들어도 잘 들리지 않았던 상대방의 이야기들

삶 속의 지혜는
내가 뭔가를 해서 쟁취하는 것이 아니고
멈춘 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들을
그냥 조용히 알아채기만 하면 되는 것 같아요.

- p283

잠시, 멈추어 보자.

잠시,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보자.

잠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내뱉어보자.

잠시, 눈을 감아보자.

잠시, 멀리 있는 풍경을 응시해보자.

잠시, 몸의 감각에 집중해보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는 보일지도 모르니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것들이,

이제는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곧 알아채게 됩니다.
세상이 바쁜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이 바쁜 것이라는 사실을.
세상은 세상 스스로가 '와, 나 참 바쁘다!'라고
불평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결국 내 마음이 쉬면
세상도 쉬게 될 것이라는 것을.


세상이 바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바쁜 것이었다. 그것만 알아차려도, 바쁜 일상을 살아가며 스트레스에 치여 하루하루 한숨지으며 살아가다가도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일이 급한 게 아니라 내 마음이 급한 것이라는 것을. 타인이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화를 선택한 것이라는 것을. 세상이 짜증 나는 일 투성이가 아니라 내 마음에 짜증이라는 감정을 조절할 여유가 부족하다는 것을. 내 마음이 쉬면, 세상도 쉬게 될 것이라는 것을.




* 책제목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저자 : 혜민

* 출판사 : 쌤앤파커스

* 출간일 : 2012.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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