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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Dec 29. 2019

마음을 키우는 이야기

독서노트 #39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우리는 무엇을 잘했기 때문에
 사랑받을 만한 것이 아닙니다.
존재하는 것, 그 자체가 사랑받을 만한 것입니다.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주세요.
좀 부족해도, 좀 실수해도 괜찮아요.
세상이 요구하는 완벽함을 갖추지 않아도
우리 존재는 이미 가치가 있고 사랑받을 만합니다.


혜민 스님의 책은 거의 믿고 보는 책인 것 같다. 얼마 전 매일경제 신문에 2010년대 베스트셀러 1위가 바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책이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책이 우리 집 거실 책꽂이에 꽂혀 있음에도 아직 읽지 못한 데에 갑자기 왠지모를 죄책감이 밀려온다. 이 책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만큼 좋은 내용이 가득할 것 같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이 정답인 양 익숙해져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과정은 중요하지 않고 결과만 좋으면 괜찮다는 생각에 지금은 그냥 버티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살다 보면 느낄 때가 옵니다. 과연 지금 내가 당연하게 참고 있는 현재의 불온전한 느낌이 미래에 올지도 모를 꿈의 성취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요. 그리고 막상 일을 이루고 나서도 그 일이 내가 꾸었던 꿈이 아닌 우리 부모님이, 아니면 우리 사회가 획일적으로 세워둔 성공의 잣대로 '이걸 해야 해, 이게 성공이야.'라고 강요해 끌려온 꿈은 아니었던가, 하는 불안함이요.

- p129

미래의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해 가고 있다면 현재 이 한 몸 불살라도 의미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과거도 그랬지만, 미래에 언젠가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그 희망 하나로 버텨본 적이 있었다. 나는 버티기 싫은데, 주변 사람들이 '야, 조금만 버티면 나아져.', '내년 2월까지만 참아.', '회사는 기본 3년은 버텨야지.' 등의 말을 많이 해주다 보니 정말 버티면 뭐가 나오는 줄 알았고, 버텨야 하는 줄만 알았다. 사실 전부 틀리지도, 전부 맞는 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들어간 회사를 3년 에 나왔다. 내 동기 몇몇은 9년 동안 아직도 그 자리에 있다. 누군가는 좋아서 있을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미래를 위해 버티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3년만큼 버텨봤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 그리고 9년만큼 버티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 이왕 미래를 위해 현재를 약간 희생할 생각이 있다고 한다면, 그 조차 모든 기준과 선택을 스스로 하면 되는 것 같다.  

물론, 현재를 즐기면서 불태울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아니 굳이 불태울 필요는 없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즐기기만 해도 된다.) 더 이상 막연한 희망고문에 시달리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미래를 위한 현재의 기약없는 희생이 충분한 대가를 보장할 순 없으니까. 그리고 세상엔 당연한 게 없으니까.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어쩌면 본인 안에 가지고 있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서일 수도 있습니다.

- p220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일에 얼마나 간섭을 하고 있는가?

나의 공허함과 외로움의 정도는 어떠한가?

관심을 갖는 것과 간섭을 하는 것은 한 끗 차이일지 모른다. 내 마음이 여유로운 상태라면, 넓은 포용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반대로 내 마음이 뭔가 채워지지 못하고, 감정의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라면, 나야말로 관심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의 표출이 타인에게 지나친 간섭으로 드러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생각이란, 몸의 안팎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견해예요. 사람은 하루에만 무려 1만 7,000번의 생각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주로 과거의 기억에 의지해서 비슷한 생각들이 습관화되어 도미노처럼 일어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그 생각들을 대부분 알아채지 못하고 생각 속에 완전히 빠져버려 생각이 이끄는 대로 마음이 끌려다닌다는 사실입니다. 즉, 내 마음이 만들어낸 생각이지만 주객이 완전히 전도되어 마음이 생각을 부리는 것이 아니고, 생각이 내 마음을 종처럼 부리고 사는 것입니다.

- p214

1만 7천 번의 생각이라니. 우리의 뇌는 참 열일하는구나. 하지만 그런 말도 많이 들어봤다. 우리의 뇌는 가만히 놔두면 우리가 되고 싶은 모습과는 정 반대로 흘러간다고. 부지런해지고 싶지만 게을러지고, 변화하고 싶지만 원래 하던 방식으로 되돌아가고... 생각의 컨트롤타워인 뇌가 감정에 압도되어 스마트하게 일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으로 일하고 있다면 당연히 조율해줘야 마땅하다. 잘못된 방식으로 습관화된 생각 속에 빠져들고 있지는 않은지 이 생각이란 녀석을 잘 돌봐야겠다.



'내려놓는다'라는 말은
 사실 '받아들인다'의 다른 말입니다.



"네가 그 사람을 위한다면서 자꾸 바꾸라고 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네 지금 상황에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어. 그건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네 문제일 수도 있는 거야."

- p272

사람들은 자꾸 자신이 아닌 타인의 잘못된 습관을 고쳐주려고 한다. 우리는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고쳐주고 바로잡는 것을 배워왔기 때문에 이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방식과 정도에 있다. 문제라고 느낀 부분을 고쳐야 한다면 올바른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 상대의 연령대나 입장과 상황을 배려해서. 문제 해결의 가능성 정도에 따라 접근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한 번에 고칠 수 있는지, 매우 천천히 장기적으로 해야하는지 말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그 '문제'가 정말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진짜 문제는 다른 게 아닌, '나'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너무 쉽게, 너무 자주 망각하곤 한다.

아무도 문제라도 인식하지 않는데 나만 문제라고 인지한다면, 내 마음의 문제일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먼저 바뀌면, 내 주변이 그리고 내 세상이 바뀔지도 모른다.





* 책 제목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저자 : 혜민

* 출판사 : 수오서재

* 출판일 : 2016년 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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