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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May 06. 2020

내가 그리는 그림에 정답이 있나요?

그림을 그리다 #2

내가 과거에 밟아온 정규 교육 과정에는 늘 '정답'이 존재했다. 학교 시험에서는 늘 '정답'을 찾아야 칭찬을 받았고, 반에서 순위가 매겨졌고, 우월성을 가르는 기준이 되었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과정에서는 정답이 없는 '시험의 연속'과도 같다. 그리고 개인마다 각자 다른 시험지를 부여받는다. 그래서 일명 성공한 사람들의 '해답 풀이집'을 보아도, 내 인생의 시험지에는 정확히 대입하여 풀어내기가 여간 쉽지 않다.


얼마 전 펜드로잉을 시작했다. 그냥 매일 그린다. <겨울왕국2>에 나오는 주인공 '엘사'를 그려 보았다. 아이들의 동심을 이끌어주는 대표적인 만화 제작사 디즈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겨울왕국. 스토리, 캐릭터, 음악, 비주얼 효과 등 요즘 애니메이션은 내가 어렸을 때 접했던 만화에 비하면 정말 고퀄리티다. 엘사를 그린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유명한 만화영화이기에 캐릭터를 한 번 그려보고 싶었다.



겨울왕국2 엘사 그려보기

펜 하나로 무언가를 그려낸다는 것. 생각보다 재미가 있다. 때로는 생각을 그려내기도 하고, 때로는 무언가를 보고 그리기도 한다. 내 생각을 표현할 때는 소통의 의미가,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모방해서 그릴 때는 성취의 의미가 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아니 살아내는 데에 정답이 없듯이, 그림을 그리는 데에도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처음 미술을 배울 때는 학교나 학원에서 선생님이라는 직함을 가진 전문가로부터 이론적인 방법과 실질적인 노하우를 배운다. 어떤 분야든 '정석'은 분명히 있다. 그리고 무엇을 배우든 정석대로 배울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정석대로 배워야 나만의 새로운 방법을 창안해낼 수 있고, 얼마든지 변형과 응용을 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기초적인 지식과 도구만 준비된다면, 자신만의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건 개인에게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손으로 직접 그리는 펜그림. 엘사라는 만화 주인공 캐릭터를 펜 하나로 최대한 유사하게 그려보려고 노력했다. 섬세하게, 디테일하게, 입체적으로.

절대로 단숨에 완벽한 그림을 그려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계적으로 하나씩 그려내야 하고, 때로는 어색하게 그려진 부분을 약간씩 덧칠하며 수정해 나가야 한다. 최종 목적지를 향해 디테일을 챙기며 가지 않으면 결국 어설픈 완성품이 탄생한다.

당장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다면, 무언가를 보고 그대로 따라 그려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원래 요리사들도 어깨너머 선배 요리사들의 비법을 전수받고, 미용사들도 선배 미용사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배우지 않는가.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오늘도 나만의 그림체를 찾아가기 위한 펜그림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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