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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Aug 15. 2020

남의 생각에 시중들기는 이제 그만!

독서노트 #83 < 회사 말고 내 콘텐츠 >

교육 받은 사람이란,
배우는 법을 학습한 사람,
적응하고 변화하는 방법을 배운 사람이다.
- 칼 로저스


이 책 <회사 말고 내 콘텐츠>는 서민규 저자가 어떻게 남들이 말하는 전통적인 커리어를 쌓지 않고도, 자신만의 컨텐츠를 만들어 냈는지 그 과정과 컨텐츠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담고 있다. 단순히 '컨텐츠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아니라, 현시대에 컨텐츠가 왜 중요한지,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준다.



나는 내심 회사에 다니는 그들이 부러웠는데, 그들 가운데 몇몇은 콘텐츠를 가진 나를 부러워했다. 이렇게 서로를 부러워하며 대화를 나눌 때마다 비슷한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 밖에 있든, 회사 안에 있든, 자아실현을 위해서든, 생존을 위해서든,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커리어를 둘러싼 고민을 계속할 거라는 것이다.

- p55

우리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건, 저자의 말처럼 '커리어'를 둘러싼 고민은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진지하게 한 번 생각해 봐야 하는 주제가 아닐까. 나의 커리어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몇 조각짜리 퍼즐판을 만들지 고민하는 대신에 분명한 한 조각의 퍼즐판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최소한 내가 이만큼은 이야기할 수 있다.' 싶은 한 토막의 글이 한 조각이다. 그렇게 첫 번째 퍼즐을 바닥에 놓는다. 그러면 막연함이 조금은 사라진다. 그 한 개의 퍼즐과 면이 맞닿은 네 방향의 다른 퍼즐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기기 때문이다. 상황이 약간은 나아진 것이다. 여기부터는 자신이 뭘 만들고자 하는지에 대한 윤곽을 잡는 게 수월해진다.

- p105

직장을 다니며 주어진 환경에서 해야 하는 일만 하던 사람에게 갑자기 '네가 만들 수 있는 너만의 컨텐츠는 뭐니?'라고 물으면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생각을 통해 무언가를 생산하도록 교육받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 나만의 컨텐츠를 만들려고 하면 정말 막연한 것 같다.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데 단번에 1000피스짜리 퍼즐판을 만들 수 있는 천재가 있다고 하면, 그건 적어도 '나'는 아닐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최소한 할 수 있는 '한 조각'짜리 퍼즐을 내놓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우리의 퍼즐판은 정해진 틀이 없지 않은가. 내가 만들어내는 그 한 조각의 네 방향으로 무엇을 확장시킬지 결정하는 것 또한 나의 몫이다. 나만의 컨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한 조각'은 작지만 희망과도 같을 것이다.



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크게 3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소비, 생산적 소비 그리고 바로 생산'의 단계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점검하는 것이다. 재테크 도서의 1장은 언제나 같은 조언으로 시작된다. 돈을 모으려면 먼저 나가는 돈부터 파악하라는 것이다. 들어오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나가는 돈은 너무나 많다. 나가는 돈부터 막아야 월급이 쌓이는 것처럼 관심사 계좌도 마찬가지다. 돈이 줄줄 새고 있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동이체 내역을 살피게 된다. 마찬가지로 '관심사 계좌'에 자동이체로 등록해 둔 것들도 점검하고 해지해야 한다.
내 태그에 대한 주제 이외에 나머지 관심사는 줄여 나가는 것이 좋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면 즐겨찾기를 정리하고, 구독을 취소하고, 읽지 않는 편이 낫다. 주의력을 야금야금 갉아먹기 때문이다. ...

이렇게 콘텐츠 소비에 대한 다이어트를 하고 나면 다음 단계인 '생산적 소비'를 시작할 수 있다. 생산적 소비는 나중에 만들 콘텐츠를 염두에 두고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원래 해 오던 소비 방식을 약간만 바꿔서, 소비하는 콘텐츠에 내 생각을 조금씩 덧붙여 보는 것이다. ... 생산적 소비를 잘하는 사람들은 용도에 맞게 기록할 공간을 마련한다. 독서 노트와 아이디어 노트를 나누고 따로 보관한다. 그들은 기록할 만한 것을 어느 서랍에 넣어둘지 정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인다. 자신의 메모가 언제나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다면 이들의 방식을 참고해볼 만하다. ...

이제 마지막으로 생산의 단계다.

- p112

생산을 위한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인 것 같다. 우리는 현재 컨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젠 스스로 걸러내지 않으면,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컨텐츠 안에서 어떤 것이 내게 유용한 지 판단할 겨를조차 없다. 매스미디어를 통한 옛날의 일방적 정보 접근이 아닌 요즘은 말 그대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저 둥둥 떠다니는 셈이다. 아무 의미 없이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도움이 되니까, 혹은 언젠가 유용할 것 같아서, 현재 재미있으니까, 요즘 유행이라서, 남들도 다 보는 거니까, 그냥 궁금해서 등등 수많은 이유가 우리를 컨텐츠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다. 생산을 하기 이전에 지나치게 시간을 낭비하는 컨텐츠를 거르는 작업부터 해야 할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있다면 그건 삶에 있는 문제들을 끝없이 나열하는 것이다. '당신의 첫 번째 문제를 제거하면 두 번째 문제가 승진할 것이다.'라고 한 컨설턴트 제럴드 와인버그의 말처럼 현재 가진 문제를 다 적기도 전에 새로운 문제는 계속 생길 것이다. 자, 이제 문제를 인식했다면 그것을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자.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를 찾아서 삶에 적용해 볼 수도 있다. 비록 그것이 콘텐츠를 만드는 것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이 방법은 완전히 남는 장사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 생산적으로 대응을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 p121

참 와 닿았던 부분이다. 먼저 나의 문제를 나열해보는 것. 그리고 그의 해결책을 제시해 보는 것이 내 컨텐츠 제작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내가 지금 쩔쩔매는 문제는 무엇인가.


'나는 먼저 나의 코치가 되기로 했다'
정혜신 박사는 자신의 책 <당신이 옳다>에서 타인의 마음에 공감할 때, 마음으로 듣는 정서적 공감과 함께 머리로 듣는 인지적 공감이 중요하다고 한다. 정서적 공감이 '2'만큼 중요하다면, 인지적 공감은 '8'만큼 중요하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상대의 생각을 '정확하게 듣는' 연습을 해야 진정한 공감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1800일간 쉬지 않고 기록을 해오면서 느낀 것이 있다. 기록하는 행위는 스스로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훌륭한 수단이다. 기록을 통해서 나 자신을 몇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다.
...

나는 코치가 되기로 했다. 이 말은 내가 발견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는 말이다. ... 너무 슬픈 사실이 있다. 그것은 모두 너무나 바빠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다는 것이다. 내 눈에는 훤히 보이는 그 사람의 강점을 이야기해 주면 자신은 평생 한 번도 그런 방식으로 스스로를 바라본 적이 없다고 한다.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을 특별하게 바라보려는 그 시선으로부터 콘텐츠는 시작된다.
나는 코치가 되기로 했다. 이 말은 결과보다 과정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말이다. ...
나는 코치가 되기로 했다. 이 말은 내가 헌신하기로 했다는 말이다. ...
나는 코치가 되기로 했다. 이 말은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 확장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p62

공감이 2가지로 나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생소했다. 정서적 공감이 2밖에 되지 않는 건 더욱 놀라웠다. 인지적 공감이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무려 8할이나 차지한다니, 어쩌면 내 삶에 정말 중요한 얘기인 듯 싶었다. 내가 상대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 내가 나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공감은 시작될 것이다.


나 역시 저자처럼 나 스스로의 코치가 되어야겠다. 너무 바빠서 나를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는 현실은 너무 슬프다. 어차피 세상 사람들은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 내가 온전히 나에게 관심을 갖고 나를 사랑해주는 게 내 삶을 위해 가장 의미가 있지 않을까. 나도 나에게 코치가 되기로 했다.



나만의 학습 주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한 가지는 탁월한 콘텐츠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어떻게 해야 '콘텐츠를 만드는 나'를 탁월하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 p166

어떤 교육을 받든, 어떤 커리큘럼을 따르든, 그것으로 부터 100을 얻을지 0을 얻을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타인으로부터 인사이트를 얻어 학습 주제를 스스로 정하겠다는 발상이 너무 신선했다. 나도 나만의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된다면, '탁월한 콘텐츠란 무엇인지' 고민해 볼 것 같다. 그보다 아직 컨텐츠에 대한 철학이 없는 나는 '왜 탁월한 컨텐츠를 만들어야 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다.



남들이 다 따라서 걷는 길을 거스르는 것은 추종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질문을 했을 때 그 질문에 제대로 응해 줄 사람이 주위에 없을 수도 있다. 질문을 했는데 사람들이 질문 자체를 막을 수도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자기 생각을 자꾸 꺼내서 부딪쳐야 하는 일이다. 그게 옳다면 옳은 대로, 틀렸다면 틀린 대로 조정할 기회를 얻기 위해 밖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받아 적기보다는 질문하고, 추종하기보다는 거스른다. 그리고 내가 무엇에 대해 노력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 p185

남들이 가는 길을 가지 않는다고, 더 이상 주눅 들 필요가 없는 시대다. 받아 적고, 추종하기만 해온 방식을 떠나 더 많이 질문하고, 더 많이 거슬러보고 싶다. 내겐 너무도 어려운 일이지만, 용기를 내어 그렇게 시도해보고 싶다.



세상은 나에게 외주 일을 주지 않았다. 내 경력은 일감을 외주 받기엔 불충분했다. 대신 나는 세상으로부터 생각을 외주 받는 것도 그만뒀다. 거기서부터 내 콘텐츠가 시작됐다. 남의 생각에 시중드는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스스로 너무 소진된 나머지 유튜브를 그만두는 사람들을 보면서 힌트를 얻었고,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가 아니라면 만들지 않기로 했다. 나로부터 출발한 게 아니라면 애써 무리하게 콘텐츠를 만들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온전히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고, 콘텐츠를 만들 때는 내가 확장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한다는 원칙을 만들었다.

- p194

세상이 내게 일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이렇게 쿨하게 대응하는 사람이라니! 저자는 정말 쿨하다. 세상으로부터 생각을 외주 받는 것을 그만둔다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먹고사니즘과 직결되기 때문에. 남의 생각에 시중드는 일을 그만둠으로써 얻는 자유만큼이나 그에 대한 불안과 책임이 더 크게 다가온다는 것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컨텐츠에 몰입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낸 저자는 정말 대단한 실행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사회를 하나의 오퍼레이션 시스템, 즉, OS로 본다면 이 OS에는 끊임없는 판올림이 일어나고 있다. 일상의 언어 습관에도, 인간관계에서도, 세상을 보는 관점을 포함해 모든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판올림이 진행 중이다. 이제 이 판올림에 대한 감각이 부족하면 '고인 물' 소리를 듣게 된다. 이제 젊다고 해서 꼰대가 아닌 게 아니다. 젊다고 해도 판올림을 따라가지 못하면 젊은 꼰대가 된다.

- p269

한 마디로 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는 결코 다운그레이드 될 리가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변화를 싫어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이 이루어 놓은 것을 지키는 방향으로 신념을 굳히게 된다고.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익숙한 것이 훨씬 편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어떤 흐름으로 가는지 보는 눈을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 시대인 것 같다. 모두가 적극적인 얼리어답터가 될 순 없지만, 물론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도 현재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는 알고 따라갈 오픈 마인드 정도는 필요한 것 같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회사에 충성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컨텐츠를 만들어보라는 주제로 이야기할 것임을 예상했다. 그러나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가치가 담겨 있는 책이었다. 컨텐츠를 대하는 저자의 자세와 지금의 것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온 그 과정만 봐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고, 많은 여운이 남았다. '나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에 당장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해 준 책이었다. 내 삶에 적용해볼 만한 내용이 많아 두고두고 볼 책인 것 같다. 이 책은 아직 자신만의 컨텐츠가 없지만 향후 나만의 컨텐츠를 생산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 책 제목 : 회사 말고 내 콘텐츠

* 저자 : 서민규

* 출판사 : 마인드빌딩

* 출간일 : 2019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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