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83 < 회사 말고 내 콘텐츠 >
교육 받은 사람이란,
배우는 법을 학습한 사람,
적응하고 변화하는 방법을 배운 사람이다.
- 칼 로저스
나는 내심 회사에 다니는 그들이 부러웠는데, 그들 가운데 몇몇은 콘텐츠를 가진 나를 부러워했다. 이렇게 서로를 부러워하며 대화를 나눌 때마다 비슷한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 밖에 있든, 회사 안에 있든, 자아실현을 위해서든, 생존을 위해서든,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커리어를 둘러싼 고민을 계속할 거라는 것이다.
- p55
몇 조각짜리 퍼즐판을 만들지 고민하는 대신에 분명한 한 조각의 퍼즐판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최소한 내가 이만큼은 이야기할 수 있다.' 싶은 한 토막의 글이 한 조각이다. 그렇게 첫 번째 퍼즐을 바닥에 놓는다. 그러면 막연함이 조금은 사라진다. 그 한 개의 퍼즐과 면이 맞닿은 네 방향의 다른 퍼즐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기기 때문이다. 상황이 약간은 나아진 것이다. 여기부터는 자신이 뭘 만들고자 하는지에 대한 윤곽을 잡는 게 수월해진다.
- p105
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크게 3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소비, 생산적 소비 그리고 바로 생산'의 단계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점검하는 것이다. 재테크 도서의 1장은 언제나 같은 조언으로 시작된다. 돈을 모으려면 먼저 나가는 돈부터 파악하라는 것이다. 들어오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나가는 돈은 너무나 많다. 나가는 돈부터 막아야 월급이 쌓이는 것처럼 관심사 계좌도 마찬가지다. 돈이 줄줄 새고 있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동이체 내역을 살피게 된다. 마찬가지로 '관심사 계좌'에 자동이체로 등록해 둔 것들도 점검하고 해지해야 한다.
내 태그에 대한 주제 이외에 나머지 관심사는 줄여 나가는 것이 좋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면 즐겨찾기를 정리하고, 구독을 취소하고, 읽지 않는 편이 낫다. 주의력을 야금야금 갉아먹기 때문이다. ...
이렇게 콘텐츠 소비에 대한 다이어트를 하고 나면 다음 단계인 '생산적 소비'를 시작할 수 있다. 생산적 소비는 나중에 만들 콘텐츠를 염두에 두고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원래 해 오던 소비 방식을 약간만 바꿔서, 소비하는 콘텐츠에 내 생각을 조금씩 덧붙여 보는 것이다. ... 생산적 소비를 잘하는 사람들은 용도에 맞게 기록할 공간을 마련한다. 독서 노트와 아이디어 노트를 나누고 따로 보관한다. 그들은 기록할 만한 것을 어느 서랍에 넣어둘지 정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인다. 자신의 메모가 언제나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다면 이들의 방식을 참고해볼 만하다. ...
이제 마지막으로 생산의 단계다.
- p112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있다면 그건 삶에 있는 문제들을 끝없이 나열하는 것이다. '당신의 첫 번째 문제를 제거하면 두 번째 문제가 승진할 것이다.'라고 한 컨설턴트 제럴드 와인버그의 말처럼 현재 가진 문제를 다 적기도 전에 새로운 문제는 계속 생길 것이다. 자, 이제 문제를 인식했다면 그것을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자.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를 찾아서 삶에 적용해 볼 수도 있다. 비록 그것이 콘텐츠를 만드는 것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이 방법은 완전히 남는 장사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 생산적으로 대응을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 p121
'나는 먼저 나의 코치가 되기로 했다'
정혜신 박사는 자신의 책 <당신이 옳다>에서 타인의 마음에 공감할 때, 마음으로 듣는 정서적 공감과 함께 머리로 듣는 인지적 공감이 중요하다고 한다. 정서적 공감이 '2'만큼 중요하다면, 인지적 공감은 '8'만큼 중요하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상대의 생각을 '정확하게 듣는' 연습을 해야 진정한 공감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1800일간 쉬지 않고 기록을 해오면서 느낀 것이 있다. 기록하는 행위는 스스로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훌륭한 수단이다. 기록을 통해서 나 자신을 몇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다.
...
나는 코치가 되기로 했다. 이 말은 내가 발견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는 말이다. ... 너무 슬픈 사실이 있다. 그것은 모두 너무나 바빠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다는 것이다. 내 눈에는 훤히 보이는 그 사람의 강점을 이야기해 주면 자신은 평생 한 번도 그런 방식으로 스스로를 바라본 적이 없다고 한다.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을 특별하게 바라보려는 그 시선으로부터 콘텐츠는 시작된다.
나는 코치가 되기로 했다. 이 말은 결과보다 과정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말이다. ...
나는 코치가 되기로 했다. 이 말은 내가 헌신하기로 했다는 말이다. ...
나는 코치가 되기로 했다. 이 말은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 확장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p62
나만의 학습 주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한 가지는 탁월한 콘텐츠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어떻게 해야 '콘텐츠를 만드는 나'를 탁월하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 p166
남들이 다 따라서 걷는 길을 거스르는 것은 추종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질문을 했을 때 그 질문에 제대로 응해 줄 사람이 주위에 없을 수도 있다. 질문을 했는데 사람들이 질문 자체를 막을 수도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자기 생각을 자꾸 꺼내서 부딪쳐야 하는 일이다. 그게 옳다면 옳은 대로, 틀렸다면 틀린 대로 조정할 기회를 얻기 위해 밖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받아 적기보다는 질문하고, 추종하기보다는 거스른다. 그리고 내가 무엇에 대해 노력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 p185
세상은 나에게 외주 일을 주지 않았다. 내 경력은 일감을 외주 받기엔 불충분했다. 대신 나는 세상으로부터 생각을 외주 받는 것도 그만뒀다. 거기서부터 내 콘텐츠가 시작됐다. 남의 생각에 시중드는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스스로 너무 소진된 나머지 유튜브를 그만두는 사람들을 보면서 힌트를 얻었고, 내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가 아니라면 만들지 않기로 했다. 나로부터 출발한 게 아니라면 애써 무리하게 콘텐츠를 만들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온전히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고, 콘텐츠를 만들 때는 내가 확장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한다는 원칙을 만들었다.
- p194
한국 사회를 하나의 오퍼레이션 시스템, 즉, OS로 본다면 이 OS에는 끊임없는 판올림이 일어나고 있다. 일상의 언어 습관에도, 인간관계에서도, 세상을 보는 관점을 포함해 모든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판올림이 진행 중이다. 이제 이 판올림에 대한 감각이 부족하면 '고인 물' 소리를 듣게 된다. 이제 젊다고 해서 꼰대가 아닌 게 아니다. 젊다고 해도 판올림을 따라가지 못하면 젊은 꼰대가 된다.
- p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