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노트 #7 바스 꾸르, 프랑스-2018-레드
오랜만에 밀렸던 와인 포스팅을 다시 이어가 보자!
얼마 전 와인아울렛에서 사 온 프랑스 와인 한 병을 오픈했다. 소고기와 함께 먹기엔 역시 묵직한 레드와인이 제격! 요즘 같은 시기에는 외식을 자주 못하니 집에서 고기를 자주 굽게 되는 것 같다.
마트에서 한우를 엄청 할인해서 팔길래 냉큼 한 접시 고르고, 마블링이 좋아 보이는 호주산 안창살을 집어왔다. 늘 소고기를 고를 때는 고민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만 마블링을 보고 등급을 매긴다고 하지 않는가... 외국인들은 기름이 적은 퍽퍽한 느낌을 정말 맛있다고 느끼는 걸까? 늘 미스테리하다.
이번에 오픈한 와인 '바스 꾸르'는 메를로와 카베르네 소비뇽의 블렌딩이다. 높은 등급은 아니지만 I.G.P라고 적힌 걸 보고 그럭저럭 가성비 좋게 먹을 와인이라고 생각했다. 와인마다 색깔을 관찰할 때 오래된 벽돌빛을 발견하면 가슴이 설렌다. 오크향이 올라오면서 부드러운 맛이 예상된다고나 할까? 이번 와인은 오래되지 않은 와인인 만큼 색깔은 어두운 자줏빛이었다. 눈으로 보는 색깔과 사진 속 색깔이 일치하지 않는 게 항상 아쉽다.
늘 그렇듯 오픈 후 첫 잔을 따르고, 스월링을 한 후 향을 먼저 음미했다. 블랙프룻과 레드프룻향이 풍부하게 올라왔다. 초콜릿, 바닐라 등의 머스크한 향도 느껴졌다. 경험적으로 보통 레드와인에서 자주 느껴지는 젖은 흙냄새(?)(이 향은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다ㅠㅠ) 같은 게 거의 안 났다. 내가 아무리 모든 종류의 특성을 다 받아들이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라지만, 진짜 좋고, 싫은 것 한두가지는 있는데, 레드 와인에서 가끔 발견되는 그 특유의 흙향은 별로 선호하진 않는다. 그런데 이 와인에서는 과실향이 풍부하다 보니 자꾸 맡게 되었다. 바디감은 적당히 묵직하고 타닌도 과하지 않았다. 레드 와인 치고는 생각보다 산도가 좀 느껴졌다. 신 맛을 선호하지 않다 보니 늘 산도에 예민한 편이다. 과하지 않은 밸런스가 소고기와 곁들이기에 충분했다.
어차피 나는 소믈리에가 아닌 만큼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즐길 수 있는 선에서 음식과 와인을 함께 즐기는 것은 소소한 일상의 행복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