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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May 12. 2021

매혹적인 화이트, 미국 샤도네이

와인노트 #8 롱반 리저브 샤도네이, 미국-2019-화이트

어버이날 가져갈 와인을 고르기 위해 와인 아울렛에 들렀다. 함께 페어링 할 저녁 메뉴는 대게찜과 회!

일단 무조건 화이트를 고를 생각이었다. 어떤 게 어울릴까 한참을 골랐다. 화이트 하면 샤르도네, 샤르도네 하면 프랑스 부르고뉴인데, 부르고뉴 와인 치고 저렴한 걸 찾는다는 건 거의 하늘의 별따기 수준. 아울렛이 크지 않다 보니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한참을 서성이다, 다른 나라의 화이트 와인으로 눈을 돌렸다. 독일 리슬링... 음, 아냐.. 이탈리아도 아니고, 뉴질랜드, 칠레... 미국... 미국 샤도네이도 프랑스만큼이나 유명하지 않은가! 미국 화이트 라인을 살폈다. 그중에 가성비 값으로 보이는 녀석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이름은 바로 '롱반!'

사실 그 이름은 마트 와인코너에서도 가끔 봤던 것 같아 익숙하게 느껴졌다. 마트 와인이라고 완전 초저렴이만 취급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종종 와인아울렛과 겹치는 와인명을 발견하곤 한다. 처음 시도하는 롱반 샤도네이. 와인을 자주 드시진 않는 아빠와 입맛 참 까다로운 오빠를 신경 쓰다 보면 와인 고를 때 평소보다 더 신중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대게찜과 함께 곁들이게 된 롱반 샤도네이.

색깔부터 존재감이 뚜렷했다. 진한 노란색이 마치 '나 무지하게 묵직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향을 한 번 맡으니 오잉? 의아했다. 평소에 자주 맡았던 화이트 향이 아니었다. 익숙했던 시트러스, 트리프룻향, 열대과일향과 다른 무엇이 느껴졌다. 사과향이 나긴 나는데 그보다 강한 이건 뭐지 싶었다. 오크향, 그리고 바닐라향, 바나나향, 아몬드향 같은 것들이었다. 그동안 화이트 와인을 편식했나 하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평소와 다른 향을 느낄 때면 너무나 즐겁다.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 적립되는 느낌이랄까!?

롱반 샤도네이는 사과와 밝은 시트러스의 달콤한 아로마에 크리미한 버터, 바닐라, 구운 아몬드 풍미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을 입에 대기 전 와인 한 모금 넘겨보니, 입맛 가득 채우면서 미끄러지는 크리미한 묵직함을 느꼈다. 이럴 때 와인을 마시는 게 재미지다. 상큼함은 강하지 않았다. 나는 신맛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이런 산도가 딱 제격이었다. 그리고 아주 드라이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대놓고 달지도 않아 내 입맛을 사로잡았다. 프렌치 오크와 스테인리스 발효조를 동시에 사용하고 절제된 2차 발효를 한다고 해서 그런지 정말 부드러운 질감 하나는 예술인 듯 싶었다.



무엇보다 대게찜과의 페어링은 굉장히 잘 맞았다. 기본적으로 화이트 와인이 해산물과 잘 어울리긴 하지만 왠지 회보다는 대게찜이나 구이, 기름진 음식과 잘 맞을 것 같았다. 요즘 화이트 와인을 여러 종류 시도하다 보니 점차 내 입맛을 알아가는 기분이 든다. 워낙 입맛이 호불호가 강하지 않고 음식과 와인 제각각의 성격을 느끼는 걸 선호하는 타입이었는데, 나는 크리미한 질감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롱반 와인이 신선하게 다가와서 wine21에서 정보를 좀 더 찾아보니, 카모미의 설립자 겸 와인메이커인 Dario와 Stefano가 와인에 대한 열정을 담아 캘리포니아 최고의 가성비 와인을 만든 것이 바로 '롱반'이라고 한다. 작년에 마셨던 '카모미 비앙코 디 카모미'를 만들었던 그 '카모미' 생산자라는 것! 신기했다.


샤르도네(샤도네이)는 특성이 워낙 다양해서 한 단어로 또는 한마디로 압축 요약할 수 없는 품종 중 하나다. 프랑스의 샤도와 미국 샤도의 차이도 있고, 얼마나 숙성시키느냐도 관건이고, 특히 생산자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고 알려진 샤도! 앞으로 또 어떤 샤도네이를 만날지 기대된다.





* 제품명 : 롱반 리저브 샤도네이

* 종류 : 화이트

* 나만의 점수 : 3.8

* 포도 품종 : 샤도네이

* 바디 :

* 당도 :

* 산도 :

* 타닌 : -

* 탄산 : -

* 색깔 : 진한 노랑

* 향 : 오크향, 바닐라향, 바나나향, 사과향

* 어울리는 음식 종류 : 돼지고기, 생선류, 채소, 닭고기, 생선구이, 피쉬앤칩스, 조개구이, 대게찜, 랍스터구이, 로스트치킨, 찜닭, 크리소스 파스타와 피자 등

* 빈티지 : 2019

* 생산국 : 미국

* 생산지 : 캘리포니아

* 생산자 : 롱반 와이너리 (카모미)

* 알코올 : 13.5

* 용량 : 750

* 추천 온도 : 8~12℃

* 등급 : -

* 용도 구분 : 테이블 와인

* 가격 : 19,000원 (판매처별, 판매시기별 다를 수 있음)

* 병입일 : -

* 함께 먹은 음식 : 대게찜

 ✔세줄평 

1. 대게찜과 환상의 조합!

2. 크리미함과 묵직함이 나에게 딱!

3. 강하지 않은 산도와 부드러운 질감이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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