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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Dec 05. 2019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독서노트 #15 <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

감정은 충분히 공감을 하지만
행동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감정코칭의 핵심입니다.


누군가 아이를 가졌다 하면, 항상 제일 먼저 추천해주는 책이 바로 이 책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이다. 다른 책들도 좋지만, 이 책 한 권으로 나는 굉장히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에, 육아서적으로 단연 첫째로 꼽는다. 물론 이 책은 읽어본 사람은 알 수 있겠지만,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다. 어른에게도 유효한 방법이다. 그래서 주변에 아직 감정 다루기에 미숙한 가정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태어나서 첫 2~3년 동안은 부모와의 애착이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아이가 타인과 세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기본 패턴이 형성됩니다. 애착 형성이 잘되려면 부모가 아이의 정서적 신호에 잘 반응해주어야 합니다. 즉 아이의 감정을 잘 읽어주고 적절한 반응을 해주어야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대들고 심지어 욕설과 폭력까지 행사한다는 고위험군 청소년도 감정코칭을 하면 단 10~15분 만에 순한 양처럼 변합니다. 감정코칭으로 아동과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이 된 자녀 또는 배우자, 시부모님처럼 성인과 노인들을 변화시키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 p62

다행히도 나는 이 책을 아이가 첫 돌이 되기 전에 읽어서, 만 세 돌이 될 때까지 애착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워킹맘으로서 가장 힘든 시기를 버텨냈다. 아이에게 환경의 커다란 변화를 주지 않기 위해 나는 친정 찬스를 써가며 거의 두 집 살림을 했다. 옆에서 같이 자고, 일어나고, 놀아주고, 책 읽어주며 초기 안정적인 애착 관계 형성만이 목표였고, 나는 거의 성공했다. 엄마가 나갈 때 쿨하게 안녕 손 흔들어주고, 엄마가 자리를 비워도 다시 돌아올 것을 알기에 울지 않는 안정감 있는 아이가 된 것이다. '이렇게까지 힘들게 해야 하나' 하는 순간이 많았지만, 평일에 엄마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않더라도 아이의 마음에 1순위가 되어 있었다. 그걸 아는 순간 정말 뿌듯했다.



불가피하게 싸움을 했다면 아이에게 솔직히 말해주는 편이 좋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의견이 다르지만 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알려줍니다. 그러면 아이는 오히려 부모의 이런 모습을 통해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배운다고 가트맨 박사는 말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부의 싸움이 아이 때문이 아님을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는 일입니다. 아이는 부모가 싸우거나 이혼을 하는 등 모든 갈등의 원인을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죄책감을 느끼는데, 아이에게 이보다 나쁜 일은 없습니다. 자기 때문에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데, 정작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느끼면서 아이는 무력해지고 불안해하며 자신을 비하하게 됩니다.
- p129

살면서 싸우지 않는 가정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부부간 다툼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일 것이다. 물론 내 경험상 과장해서 말하자면, 주변을 둘러보면 천 가정 중에 한 가정 정도는 안 싸우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 중 하나가 되지 못했지만. 그래서 싸우게 되면 아이에게 최대한 보지 않는 곳에서 하려고 했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잘 설명하려고 애썼고, 또한 일부러 화해하는 과정을 연출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직 다섯 살인 아이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나는 확신이 없다. 그래서 항상 걱정이 된다. 나도 어렸을 때, 부모님의 싸움을 보고 '내 탓'이라고 생각하며 한없이 죄책감을 느끼고, 무력감과 불안감에 방 안에서 벌벌 떨었었다. 이 때문에 스스로를 낮추고, 부정적인 생각에 대한 염려를 먼저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최대한 나는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싸우는 건 너 때문이 아니야'라는 것을 확실히 이야기해주려고 노력한다.



"아니, 우리 민수 왜 울어?"
  엄마는 우는 아이가 걱정스러워 한 말인데 "왜 울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아이는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왜?'는 인지적인 사고를 요하는 질문입니다. 인지적인 사고는 전두엽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전두엽은 평균 27~28세는 되어야 완성됩니다. 그런데 고작 유치원생인 어린아이가 자기가 왜 우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이가 눈물을 흘릴 때 "지금 뭔가 굉장히 슬픈 것 같은데..." 정도만 이야기해줘도 아이는 엄마가 자신의 감정을 알아주었다는 데 안도하며 고개를 끄덕끄덕합니다.
- p196

우리는 습관적으로 들어온 말, "OO아, 왜 울어?"라는 표현을 자식에게 똑같이 쓰고 있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저 말이 먼저 나오더라도, 다시 의식적으로 "XX 때문에 슬퍼서 우는구나~" 혹은 "어떤 것 때문에 그러니?"라는 표현으로 바꾸려고 시도한다. '왜'를 돌려 돌려 묻는 것이다. 감정을 읽어주면 보통 고객을 끄덕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그게 아니구~~"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아이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제대로 된 답변을 기다리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는 욕심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대화하기가 훨씬 수월해지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었다 하더라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거나 그런 방식이 쉽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첫째는 보통 방식을 잘 몰라서 그런 경우를 많이 봤다. 나는 책에 있는 표현 그대로 연습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한글도 배우고 숫자도 배우고, 대학 가서 전공과목도 배우는데, 부모가 되는 길은 마치 하늘에서 뿅 떨어져 저절로 되는 거라는 착각을 하곤 한다. 모를 때는 일단 전문가의 의견대로 따라 연습해보는 것이 어쩌면 가장 쉬운 지름길일지 모른다. 둘째는 부모가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경우도 그렇다. 자신들의 마음이 건강하거나 편안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아이의 감정까지 들여다 봐줄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없는 경우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고, 부모가 자신의 감정부터 돌보고, 먼저 심리적 안정을 취하길 권하고 싶다.


  감정코칭은 아이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배우자에게도,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도, 지인들에게도 모두 통하는 방식인 것 같다.

감정을 기반으로 하는 소통에 서툰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책일 것 같다.




* 책 제목 :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 저자 : 최성애, 조벽, 존 가트맨

*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 출판일 : 2011년 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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