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28 < 본질의 발견 >
인지도는 브랜드 파워가 아니다.
'구매 깔때기(인지도 - 친숙도 - 선호도 - 구매 고려 - 구매 - 충성도)'라는 믿음에 근거한 그들의 '차별화'는 '인지-차별화 함정'에 빠져 있다.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차별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차별화. 그러면 자연스레 인지 - 구매 시퀀스를 따라 구매가 늘어난다고 믿어버리는 그런 차별화. 하지만 '온리 원'을 위한 진정한 차별화는 비즈니스의 차원에서의 본질적인 혁신을 의미해야 한다.
- p21
소비자들은 동굴 속에서 특정한 방향만 바라보도록 구속돼 있다. 소비자들 뒤에는 브랜더, 마케터, 디자이너 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들고 지나다닌다. 그 뒤로 타오르는 불꽃이 있어, 상품과 서비스의 이미지가 동굴 벽면에 투사된다. 소비자들에게 동굴 벽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TV, 잡지, 라디오, 신문, 블로그, SNS 채널, CATV, 팝업 스토어 ... 일일이 열거하기엔 너무나 많은 매체 형식들이 동굴 벽을 장식한다. 새로운 매체는 이전의 매체를 진부화시킨다. 마치 자신은 낡은 매체보다 더 나은 정보를 전달하는 진실된 매체인 양. 하지만 그것들 역시 동굴 벽에 위치해 있다.
동굴은 일종의 시장이다. 지금 이 상황은 시장 속에서 소비자들이 상품과 서비스의 이미지를 통해 믿음을 갖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다가 어떤 소비자의 목에 묶여 있는 봉인을 풀어주면, 그(녀)는 동굴 밖으로 탈출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기 뒤에 브랜더, 마케터, 디자이너 들이 실제 상품과 서비스를 들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 p39
소비자들은 '진실의 순간'에 다가가고 있다. 그리고 진실된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경험 접점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혹자는 소비자들이 똑똑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소비자가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진실의 관점을 보여주는 디바이스들(인터넷, SNS 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이 발전되고 있을 뿐이다. ...
'실체'라는 본질의 회복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아직 동굴 벽을 향해 묶여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실체를 왜곡하거나 은폐하지 않고 전달할 수 있는 그림자 투사 기법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투사의 모든 방식을 조정하는 건 바로 '컨셉(Concept)'이다. 컨셉은 전달되는 이미지가 실체의 본질과 깊은 연관성을 가지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브랜드 컨셉션(Conception)은 실체의 본질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
남들이 다 알고 있는 실체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숙고해보는 것. 혹은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것이 '왜' 그래야 하는지 본질적 성찰을 던져보는 것. 그리고 그렇다면 나는 왜 이일을 하는지를 깊게 고민해 보는 것. 그것이 진정 차별화된 컨셉션의 시작이다.
- p43
업의 본질을 설정하고 일관된 철학으로 업을 전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컨셉. 명확하고, 본질적이며, 일관성 있게 지켜갈 수 있는 컨셉이 있어야 한다. 그런 컨셉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관점은 단순하다. 시장이라는 동굴 속에 갇혀 있는 소비자를 속이면 안 된다는 것. ...
투사되는 브랜드의 실체, 즉 업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가 필요하고, 이에 기반한 컨셉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 ...
결국 제대로 된 컨셉션은 '소비자', '업의 본질'이라는 두 축을 강력한 버팀목으로 성장해야 한다. 업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위한 컨셉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소비 시민'을 위한 본질적인 컨셉이 필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1. 해당 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2. 목표 소비자들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3.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4. 최적의 컨셉은 무엇인가?
- p54
'무언가 다른' 정성적 차원의 차별성은 결코 시스템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스템이 아니라면? 답은 '사람'이다. 최고의 명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본질적인 조건은 언제나 사람이었고, 그 사람이 가진 철학이었다.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68퍼센트의 고객은 해당 직원의 불성실한 태도에 실망해서 그 기업을 등지고, 41퍼센트의 고객들은 직원이 훌륭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충성 고객이 된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객들의 브랜드 경험이나 인식을 형성하는 70퍼센트는 '사람'이라고 한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서도 미소를 선사할 수 있는 '사람'의 힘.
- p109
인문학은 인문 고전에 나오는 어려운 담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문은 그저 '사람의 무늬'일 뿐이다. 나이테의 수와 간격, 결을 보고 나무가 살아온 환경과 역사를 짐작할 수 있듯이 컨셉을 기획하는 사람은 소비 시장 내 위치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무늬를 읽고 진짜 '문제'가 무엇이고, 최적의 '해법'이 무엇인지 연구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기회를 만드는 기획을 할 수 있다.
- p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