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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Dec 31. 2019

거절당하기 연습

독서노트 #41 < 거절당하기 연습 >

이 책 <거절당하기 연습>은 처음 제목만 봤을 때 무척 신선했다. 거절당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저자인 지아 장은 거절당하는 걸 피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쫓아다녔다. 그러는 과정 속에서 모든 거절의 이면에 숨어 있던 진실을 알게 되고, 놀라운 기적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거절 속에서 인생의 기회를 찾도록 많은 힌트를 주고 있다.



내가 당당하고 호의적이며 열린 마음을 가지면, 다른 이들도 내 부탁을 긍정적으로 대할 가능성이 높다. 거절할 때조차, 적어도 부탁을 신중히 검토해준다. 내가 상황에 맞는 대화 방식을 찾아낸다면 승낙받을 가능성은 높아지고 동시에 거절당할 두려움은 줄어들 것이다.

- p54

작년 가을, 논문을 위한 설문을 진행해야 했다. 주제 특성상 무작위로 온라인 서베이를 진행할 수가 없어서 거리로 나섰다. 특정 장소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설문을 부탁해야 하는 상황. 사람들에게 설문을 요청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그 가게 앞에 계속 서성거려야 했기에 가게 사장님한테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그 양해를 구했던 나의 모습을 지금 다시 생각해도 한심하다. 좀 더 당당하고 호의적이며 열린 마음으로 부탁했더라면 유쾌하게 승낙을 받아냈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그렇게 해봤어도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일이 아니었던 터라, 당당하게 부탁하는 방법도 쿨하게 거절당하는 방법도 몰랐다. 쭈뼛쭈뼛 어리숙하게 양해를 구했고, 그 가게 사장님 역시 피해 보는 것은 없으니 허락은 했지만 표정이 매우 별로였다. 그렇게 유쾌하지 않은 첫 요청에 대한 경험으로 나는 점점 거절의 면역력을 높여갔다.  



인간이 육체적으로 고통을 느끼면, 뇌는 고통을 줄이고 안정을 찾도록 오피오이드라는 진통 물질을 내보낸다. 최근 미시간대학교 의대 연구팀은 사회적으로 거절당했을 때도 뇌에서 오피오이드를 내보내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사진과 가상 프로필을 보여주고 데이트하고 싶은 상대의 리스트를 작성하게 했다. 그 뒤 뇌 스캐너를 이용해 데이트하고 싶다고 했던 상대에게 거절당했을 때 참가자들의 뇌 활동 양상을 관찰했다. 참가자들의 뇌는 거절당한 즉시 육체적 상처를 입었을 때처럼 오피오이드를 내보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참가자들이 실험을 시작하기 전 이미 상대의 프로필과 데이트 거절이 가짜임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들의 뇌는 이런 사실은 고려하지 않고 오피오이드를 마구 뿜어냈다.

"거절을 개인적인 비난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조언은 거절당한 이에게 큰 도움이 안 된다. 거절에 으레 따라붙는 모욕감은 결코 말뿐이 아니다. ... 우리의 뇌는 가판대 주인이 창문을 닫는 것이 우리에게 벽돌을 던진 것과 같다고 인식하니 말이다.

- p88

이 실험의 결과를 인지하는 것은 중요할 것 같다. 우리는 신체적으로 직접 다쳐도 뇌에서 오피오이드라는 진통 물질이 나오고, 이미 결과를 뻔히 예상하고 있는 가짜 상황에서 사회적 거절을 당해도 동일하게 뇌에서 오피오이드라는 진통 물질이 나온다!

누군가 나를 딱! 때려도 아! 하고 몸이 아픈 것이고, 누군가 나를 싫어! 라고 거절해도 아! 하고 마음이 아픈 것이다. 그 아픈 것에 대한 우리의 뇌는 동일하게 느끼니 오피오이드라는 진통 물질을 내보낸다.

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을 내가 억지로 통제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유를 물으면 거절의 동기를 오해하지 않을 수 있다. 과거에는 거절당하면 바로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를 거절한 사람과 처음으로 이야기를 해보니, 그저 자신의 상황에 맞지 않아 거절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다. ...

사려 깊고 합리적이든 즉흥적이든, 모든 결정에는 이유가 있다. 따라서 거절의 이유를 알아내면 이유를 모른 채 느끼는 고통을 떨쳐내는 데 도움이 된다. 내가 받았던 수많은 거절들은 사실 내 요청의 가치나 나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로는 단순한 이유였을 수 있다. 이런 생각에 이르니, 훨씬 편안하게 거절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거절을 내 아이디어를 개선할 기회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왜"라고 질문하는 것에는 긍정적인 면만 있다. 어쨌거나 당신은 이미 거절당했다. 상대방의 대답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을지도 모른다. 혹은 "왜"가 거절을 승낙으로 바꾸는 마법의 도구가 될 수 있다.

- p125

사람들은 거절을 당하면, 내가 한 부탁에 대한 거절이라기보다는 나라는 사람을 거부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상처를 입거나 스스로 잘못했다고 판단하기가 쉽다. 하지만 거절한 이유를 묻게 되면, 생각보다 '나를 싫어하는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이 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성적으로 그 이유를 알게 된 이상, 내 잘못이 아니기에 더 이상 고통을 느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원인을 알면 내 요구를 승낙으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짤 기회가 생기니 확실히 '왜'라고 묻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대부분 어린 시절의 꿈을 포기해버린다. 나이가 들면서 자아 성찰을 하며 그 꿈을 이루기에는 열정이나 추진력, 재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혹은 거절당하며 세상이 우리의 노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그러면 우리는 노선을 수정해 다른 분야에서 성공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경제학자인 스티븐 더브너와 스티븐 레빗이 말하는 "포기의 긍정적 효과"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계속해서 거절당해도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 된다. 처참하게 거절을 당하면서 자신의 꿈이 얼마나 절실하고 소중한지 깨닫기 때문이다.

- p224

거절이라는 현상. 입시생, 고시생에게는 N수생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합격문에서 거절당한 후 될 때까지 도전하는 N수생. 반대로 안되는 경우 빨리 다른 길을 모색하기도 한다.

이 책은 거절당해도 승낙할 때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가 '거절'이라는 의미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짚어주고, 오히려 숨겨진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거절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중요한 무기가 되는 것 같다.

거절당하기 연습,

어디서부터 시작해볼까?




* 책 제목 : 거절당하기 연습

* 저자 : 지아 장

* 출판사 : 한빛비즈

* 출판일 : 2017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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