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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Jan 06. 2020

관계우선의 법칙

독서노트 #47 < 관계우선의 법칙 >

<관계우선의 법칙> 이 책은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을 마케팅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 아니라, 사업을 했던 지인이 추천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분은 한창 힘들었던 시기에 우연히 이 책을 만났고, 자신의 사업을 완전히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엄청난 영감을 줬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분은 절판된 이 책을 제본해서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



그들이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성공 방정식이 시대에 뒤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방정식을 '제품우선의 법칙' 이라고 부른다. 그 법칙은 다음과 같다.

제품(P) X 커다란 숫자(LN) = 성공($)

제품을 만들어서 많이 팔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이 법칙의 의미다.
...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시대에 번영하려면 19세기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버리고 21세기에 더 적합한 혁신적인 기업 모델을 채택해야 한다. 내가 '관계우선의 법칙'이라고 명명한 이 새로운 사고방식은 다음과 같다.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QR) X 독특한 가치를 지닌 상품(UV) = 성공($)

이 법칙에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업을 구축하는 대신 특정 유형의 고객들을 중심으로 기업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임무는 이 특정 유형의 고객에게 독특한 가치를 지닌 상품을 꾸준히 공급하는 것이다. 기업의 모든 전략, 공정, 시스템 들은 이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이 특정 유형의 고객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관계우선의 법칙을 사용하는 기업이 바로 전략적 기업이다.

- p40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는 보통 제품의 판매 수량을 기반으로 사업의 수익이 관리된다. 제품을 취급하는 제조업 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판매하는 온라인 사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판매되고 있는지 수량으로 파악해야 매출과 이익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제품우선의 법칙'과 '관계우선의 법칙'은 단순히 관리되는 부분이 아니라, 사업적 전략을 말하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잠재적인 가능성을 보는 것보다는, 당장 얼마나 많이 팔고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둔다. 경험상 B2C 마케팅을 많이 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식상한 내용이 될 수 있다. 마케팅을 꽤 오래 했거나 경영을 공부한 사람들은 이 책의 평점을 낮게 주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하지만, B2B 영역에 있거나 마케팅 초보 입장에서는 이 내용이 신선할 수 있다. 사업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인에게 그러했듯이 말이다.



사람들은 내게 판매와 마케팅의 차이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고 한다. 내 생각에 판매는 역동적인 활동이다. 판매원은 소비자들보다 한 발 앞서서 임의로 전화를 걸거나 대문을 두드린다. 반면 마케팅은 사람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활동이다. 마케팅 담당자는 물건을 팔기 위해 소비자들의 집을 방문하는 대신,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전화를 받는다. 마케팅 담당자는 소비자들의 대문을 두드릴 필요가 없다. 사람들이 그를 찾아오기 때문이다. 나라면 판매원이 되기보다는 마케팅 담당자가 될 것이다. 나라면 평생 동안 시큰둥한 사람들을 상대로 물건을 파기 위해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기보다는 소비자들이 내게로 오도록 할 것이다.

- p67

이 책이 2001년도에 출판된 점을 감안해서 읽어야 하고, 번역의 어색한 부분을 잘 순화해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영업과 마케팅은 동일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마케팅 원리를 '공부'한 사람은 알 것이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다르다. 마케팅은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많은 크고 작은 조직에서 마케팅의 역할에 대해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단 '돈을 써서 홍보'하고 '돈을 벌어야만 하는' 부서 정도로 인식해서 운영한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래서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고객의 니즈에 맞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을 통틀어 고객과 관계를 맺는 것' 보다 일단 '회사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수단'으로써 마케팅 기능이 활용된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케팅을 단순히 구매 유도를 하는 회사의 얄팍한 속셈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흔하다.


시대가 변화했다고 해도 여전히 길거리를 다니거나 마트에 가면 지나가는 '아무나'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OO카드를 만들라고 길을 막아서는 경우, 자신의 제품을 이용해보라고 귀가 따갑도록 소리치는 경우, 길거리에서 항상 가던 길을 막아서며 전단지를 강제로 쥐어주는 경우 등 말이다. 실무적으로 마케팅과 영업과의 관계를 칼로 무 자르듯이 잘라 설명하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관심조차 없는 시큰둥한 사람을 상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줄기차게 말을 늘어놓는 것은 마케팅이라고 보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당신의 기업을 변화시키는 작업을 돕기 위해 나는 8가지 전략을 파악해두었다. 이 전략들을 채택한다면, 당신의 기업은 전략적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고객 유형을 먼저 결정하라.
2. 경쟁자를 당신의 잠재고객이나 파트너로 만들어라.
3. 팀워크를 통해 시스템과 전략을 통일시켜라.
4. 이상적인 비전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시작하라.
5. 잠재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가치 있는 것을 무료로 제공하라.
6. 고객이 상품을 조합할 수 있도록 독특한 구성요소들을 제공하라.
7. 광범위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능력을 개발하라.
8.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단기적인 손해를 감수하라.

- p111

매우 전통적인 유통 오프라인을 통해 마케팅을 진행했던 제조업에 몸담았을 당시, 이 내용은 매우 신선했다. 실제로 이런 전략에 대해 아무도 고민하지 않았고, 아무도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실행해 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일을 했던 스타트업에서는 실제 이런 개념들을 활용할 기회들이 간접적으로 있었다. 잠재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서비스를 기획하는 일은 재미있는 일이었다. 지금 다시 이 책을 읽으며 내용을 훑어보면, 개념적으로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출판된 지 오래되어 개념이 널리 알려져서 그럴지도 모르고,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지도 모른다. 반면, 실행하는 것은 다르다. 이러한 사업적 전략을 제대로 실행해보고 처절하게 실패해보거나, 완벽하게 성공해보거나, 여러 시행착오 속에서 배움을 지속하는 과정을 해본 적이 없다면, 결코 이 전략을 안다고 함부로 말해서는 안될 것 같다. 대개 사람들은 실패의 요인을 내가 아닌 외부 요인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다른 영역임을 인정해야 한다.



당신의 기업을 전략적 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관점의 변화다. 더 이상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특정 유형의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도록 관점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 p205

요즘은 그래도 예전과는 다르게 고객과의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는 회사도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머릿속에 남았던 단 한 가지는 바로 이런 생각이었다. 회사(제품이나 서비스 판매자)에 있다 보면 생산자 입장에서 유리한 조건에만 매몰되기 쉽다. 하지만 고객(실제로 구매해서 사용하는 소비자)의 실제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면 서로 윈윈 할 수 있다는 것. 중요한 것은 판매자 입장이 되면 특히 오래되면 될수록 소비자 입장을 점점 잊게 되는 부분이다. 심지어 이것 자체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기적인 자극을 통해 영감을 불어넣는 작업이 꾸준히 필요하지 않을까.




* 책 제목 : 관계우선의 법칙

* 저자 : 빌 비숍

* 출판사 : 경영정신

* 출판일 : 2001년 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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