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보이지 않는 면이 야금야금 썩어 들어가고 있었지만, 처음에는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했죠. 곪아진 상처에서 나온 고름을 더는 감출 수 없게 되자, 인생의 의미를 찾겠다는 말로 새로운 치료법을 시도했습니다.
그것이 제 글쓰기의 시작이었습니다.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꾸준히 운동하듯 글을 썼습니다. 보잘것없다고 치부했던 삶에서 특별하고 의미 있는 순간을 찾아 글로 보듬었습니다. 처음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어 보였지만 예전과 다를 것 없는 나날을 보냈어도 제 안에서는 뜨거운 아스팔트 위 아지랑이가 춤을 추듯 작은 변화의 물결이 아른거렸습니다.
맨발로 흙길을 걸으면 발이 새카매지듯이 제 영혼도 차츰 글에 물들어갔습니다. 무력하게 살던 제가 새로운 길을 밟으며 기꺼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 기록을 나누고자 합니다. 저처럼 자신이 만든 어둠 속에 사는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빛으로 다가가길 소망합니다. 제 글로 당신이 가진 삶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덜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