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아침의 거리
차가운 바닥에 쓰러져있던 공유자전거 한 대
못 본 척 지나쳐 걷다 못내 마음이 아파
주저하던 걸음을 멈추고 말았지
조용히 몸을 돌려 너에게 다가갔어
만인의 일시적 소유인 너는
바람결에 생을 던진 낙엽이 아니건만
왜 그리 애처롭게 누워서 방황하는지
이제 차디찬 몸을 일으켜 주마
서먹한 손으로 너를 일으키던 순간
울리던 족쇄 소리에 그만 화들짝 놀라
그제야 보였던 잔인한 현실
너는 쓰러진 게 아니라 결박당한 거로구나
바닥에 수 놓인 물결은 싸늘한 창살이었구나
사방에 날이 샜는데 네 주위는 아직 밤이었구나
울 수 없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 주마
외면할 수밖에 없는 나를 위해 내가 위로해 주마
너의 비참함을 떨쳐내려 간절한 꿈을 꾸어 주마
네가 해방되는 순간까지 가슴에 새겨 기억해 주마
여전히 아름다웠던 그 아침
변함없이 서러웠던 그 아침
공유
그 잔인함에 울었던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