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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희정 Dec 14. 2023

길에서 만난 공유자전거

한산한 아침의 거리

차가운 바닥에 쓰러져있던 공유자전거 한 대

못 본 척 지나쳐 걷다 못내 마음이 아파

주저하던 걸음을 멈추고 말았지

조용히 몸을 돌려 너에게 다가갔어     


만인의 일시적 소유인 너는

바람결에 생을 던진 낙엽이 아니건만

왜 그리 애처롭게 누워서 방황하는지

이제 차디찬 몸을 일으켜 주마     


서먹한 손으로 너를 일으키던 순간

울리던 족쇄 소리에 그만 화들짝 놀라  

그제야 보였던 잔인한 현실

너는 쓰러진 게 아니라 결박당한 거로구나

바닥에 수 놓인 물결은 싸늘한 창살이었구나

사방에 날이 샜는데 네 주위는 아직 밤이었구나     


울 수 없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 주마

외면할 수밖에 없는 나를 위해 내가 위로해 주마

너의 비참함을 떨쳐내려 간절한 꿈을 꾸어 주마

네가 해방되는 순간까지 가슴에 새겨 기억해 주마     


여전히 아름다웠던 그 아침

변함없이 서러웠던 그 아침

공유

그 잔인함에 울었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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