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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희정 Dec 16. 2023

그저, 그러고 싶어서

1. 오늘의 문장 

    

그때 나는 이제 다 끝났다는 걸 알았다.

‘나는 이 사람이 없는 인생은 결코 원하지 않아.’ 그때 내가 한 생각이다.

이건 내가 그려왔던 인생이 아니었다. 체격이 아주 작고, 나보다 일곱 살이 어리며, 자전거 경주에서 나를 이기고, 툭하면 나를 향해 어이없다는 듯 눈동자를 굴리는 여자를 쫓아다니는 것은. 그러나 이건 내가 원하는 인생이다. 


출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저          


2. 문장에서 시작된 내 생각의 확장     


아이의 만들기 숙제, 인형, 볼펜, 만화책, 사탕 봉지, 로션, 문제집, 필사책, 필통, 책갈피….

모든 물건이 어지럽게 널려진 책상은 내 삶과 닮았다. 

슬픔과 기쁨, 행복과 불행에는 질서가 없더라.

오직 기대할 수 있는 건 낮과 밤이 순서대로 이어진다는 것뿐.

해피엔딩 소설처럼 흥미롭고 아름다운 결말을 장담할 순 없지만, 

첫눈이 내리고 얼음이 어는 땅 위에 따사로운 햇살이 공존하는 소설(小雪) 같은 삶을 바라볼 순 있지.

눈이 차갑다고 새하얀 아름다움조차 놓치고 싶지는 않아.

어둠을 쪼개는 빛은 가슴이 부서지도록 뭉클하거든.

그러니, 괴롭고 아파도 모든 순간을 품어주자.

내가 원했던 아니던 간에 이건 내 인생이니까.

밤하늘 작은 별이 몸을 다해 빛을 발산하듯이.

뭉쳐있던 어둠을 헤치고 마음 다해 살아보자.

세상에 머물렀던 시간이 아스라이 사라지는 순간까지

거부할 수 없는 인생을 사랑하고 싶어서.

지금 반짝이는 눈물도 사랑의 일부라 말하고 싶어서.

숨 쉬듯 눈에 담는 모든 풍경에 감사를 얹고 싶어서.

그저, 그러고 싶어서.




⭕라라크루 [금요문장: 금요일의 문장 공부]_2023.12.15  

       

⭕참여 방법: [오늘의 문장]을 보고 [나의 문장]을 만듭니다. 정해진 방법은 없습니다. 끌리는 단어나 문장이 있다면 나만의 표현으로 만들어보세요. (단, 타인의 문장을 따라서 쓰는 건 피하시기 바랍니다) 비슷한 주제로 새로운 글을 써보셔도 좋습니다.     


#라라크루 #오늘의문장 #글로빛나는글쓰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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