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초짜부부의 러브레터
간간히 챙겨보는 웹툰이 있어. 옆집 언니와 후줄근하게 입고 간지러운 곳을 벅벅 긁으며 이야기하는 기분이라 늘 찾게된달까. 50개쯤 쌓여 있는 밀린 만화를 읽는데 이런 글이 있더라.
엄마되기도 급급한데,
좋은 어른 되는 건 무리야.
흘려보내기 쉬운 말이지만, 꽤 오랜 생각을 남기더라. 엄마라는 단어는 어른과 꼭 동의어가 아닐 수 있지. 하물며 ‘좋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더욱 어려운 일이야.
좋은 어른이려면 좋은 사람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어렴풋이 짐작해보지만, 이또한 쉬운 건 아니란 생각이 드네. 그럼 엄마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곰곰히 생각 늪에 빠져봤어.
머무르지 않기.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건 너무 거창해. 하지만 결과가 어찌 될지 알 수 없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건 엄마에겐 훨씬 품이 덜 드는 일이야.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어디로든 갈 수 있어. 또 길을 잘 못들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괜찮고, 일단 움직이고 있으니 쳇바퀴 위에 있다 한들, 어떻게든 굴리다보면 뭐라도 생기겠지라는 위안도 되니까.
엄마가 가장 자신있고, 오랜 기간 해 온 일이야. 오랜 곳에서 최선을 다한 뒤, 그 자리에 멈춰 엎드리기보다는 새로운 곳으로 도약하는 거.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작은 변화는 반드시 생겨.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지. 엄마는 그렇게 성장해왔고, 네 엄마로 출발점에 선 지금도 같은 방법으로 레이스를 시작할거야.
좋은 어른은 장담 못하지만,
성장하는 엄마가 되어 볼게.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일단 가다보면 결과는 따라오기 마련이야. 이런 엄마를 보고 아빠는 돈키호테같다고 하지.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만큼 잘 설명하는 대명사도 없으니 씩 웃고 말았어.
달리다가 안되면 경보라도 할게.
여전히 부족함투성인 사람이지만, 좋은 어른은 커녕 엄마되기도 급급한 인간이지만, 지금 내가 할 수있는 최선은 납작엎드려 있지 않고 벌떡 일어나 달리는 일이야.
언젠가 지쳐서 멈추는 날도 있겠지. 그럴땐 경보라도 할거야. 그게 내가 너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재산 중 하나니까.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네게 편지를 써. 꽤 오래 생각을 담아두고 퍼담아 흩뿌리고 다시 다듬길 여러번하면서 말이야. 잠이 부족해도, 온 몸이 두들겨 맞은 것 처럼 아파도 엄마는 매일 달려. 너를 사랑하는 내 방식은 그래.
오늘도 내일도 언제나 사랑한다. 우리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