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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윤 Aug 11. 2019

제4장. 올바른 관계를 위한 여섯 번째 법칙

감사의 마음을 반드시 표현하라

 오늘 하루, 감사한 일을 떠올려보자. 무엇이 생각나는가? 맛있는 밥을 먹은 일, 웃을 수 있는 일, 내가 태어난 일, 부모님이 무사히 살아계신 일,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갈 수 있는 일 등... 이렇게 감사한 일을 떠올리다 보면 감사하지 않았던 일 속에서도, 나를 기분 나쁘게 했던 그 일속에서도 감사함을 찾을 수 있다. 감사를 표현하기 전에 수반되어야 할 것이 바로 감사함을 찾는 일이다.


 얼마 전, 나는 상사에게 지적을 당한 적이 있었다. 관련 업무 계획서를 올리고 결재를 맡았지만 쪽지로 보고했을 뿐 직접 찾아가서 다시 보고 드리지 않았다. 나는 기안문을 상신했기 때문에 이미 알고 계실 거라 착각했다.


 선생님,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학생들이 교무실로 우르르 내려와서 엄청 당황스러웠어요.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미리 말씀을 해줬어야 알지.

 계획서 상으로 결재를 맡은 부분이라 미리 알고 계셨을 거라 생각해서 다시 말씀을 못 드렸다는 나의 대답에 관리자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많은 기안문을 어떻게 일일이 다 확인할 수 있겠어요. 앞으로는 따로 얘기해주세요.

 대답을 들은 순간, 나는 그 말에 수긍하는 마음 대신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서면 보고를 왜 하는 거지?’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그날 밤, 감정 소모가 많았던 날이라 생각했던 나는 오랜만에 감사일기를 쓰며 하루 동안 있었던 감사한 일을 떠올렸다. 감사일기를 작성하다 보니 문득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감정이 해소된 상태에서 오전의 일을 생각해보니, 내가 순간적으로 감정이 앞섰던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이 정리되고 시간이 흐르니 내가 확실히 실수를 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상사께 따로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 ‘틀린 행동’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바람직한 행동’도 아니었다. 정확하게 내 실수를 알려주신 관리자 분께 오히려 감사한 마음을 가졌음이 옳았다.          




 내가 운전 경력 1년 미만일 때의 일이다. 당시 나는 비상등은 비상시에만 켜는 줄 알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고속도로에 진입하려 우측으로 차선 변경을 시도하는 중이었다. 운전하던 곳의 지리를 잘 몰라 뒤늦게 차선 변경을 시도했고, 무사히 차선 변경을 할 수 있었다. 그때였다. 뒤에서 ‘빵!’하는 경적소리가 울렸다. 나는 왜 굳이 경적을 울려야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나는 우측 깜빡이를 켜고 타이밍에 맞춰 차선 변경을 했다. 나는 이유 없이 경적을 울렸던 운전자를 향해 분노했다.


 운전하면 꼭 저런 사람들이 있다니깐.


 그렇게 1년, 2년 경력이 쌓여갈 무렵, 다른 사람의 차를 얻어 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운전자는 무척이나 매우 자주 비상등을 켰다. 나는 그 운전자에게 물었다.

 “비상등에 무슨 의미라도 있어요?”

 그 운전자는 대답했다.

 미안하거나 고마운 일이 있으면 ‘미안하다 또는 감사하다’라는 뜻으로 비상등을 켜잖아요. 운전을 그렇게 오래 하셨으면서 여태 그것도 몰랐어요?


 그분의 말을 듣는 순간 내 얼굴은 발갛게 달아올랐다. 나는 미안하거나 고마운 일이 있을 때는 비상등을 켠다는 사실을 그때까지 모르고 있었다. 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흔히 아는 자동차 대 자동차끼리의 인사법을 지인 덕에 처음 알게 된 것이다. 순간 나는 1년 전 그 차가 차선 변경을 했던 나를 향해 왜 경적을 울렸는지를 뒤늦게 떠올리게 되었다.

     

 사람은 기대하는 동물이라 정의 내려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든 어떤 행동을 하게 되면 특정한 결과를 기대하게 된다. 3장에서 관계에서의 기대는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초래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행동하는 모든 것에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차선 변경을 시도하는 앞차를 위해 양보를 해주는 사소한 일에서도(절박한 일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습관처럼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바란다. 그것이 비록 비상등의 깜빡임이라도 말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대를 한다면, 우리는 그 기대에 부응해주면 된다. 상대방이 선의를 베풀었다면 꼭 말로라도 감사함을 표현하라. 그 무엇인가가 단순히 깜빡이를 켜며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라도 말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당연히 감사함을 표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표현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는 것은 자연스레 알 수 있다. 요즘 나는 운전을 하며 비상등을 켜고 상대 운전자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깜빡이를 켜고 감사를 표현하니 클랙슨 소리를 듣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이처럼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일이라도 감사를 표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 차이임을 알 수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이 베푼 호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바란다. 여러분이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감사를 표현하자. 아무리 내가 마음속으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하더라도 표현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내가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용기가 없어서 감사함을 표현하지 못한 것을 상대방은 알지 못한다. 단지 상대방에게 당신은 감사함도 모르고 은혜도 모르는 무례한 사람으로 비칠 뿐이다.




 나는 감사일기를 통해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습관적으로 되돌아보면서, 다시 생각하지 않았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일에서도 감사함을 느꼈다. 나는 긍정적인 효과를 더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길 바랐기에 심지어 반 학생들에게도 감사일기를 권했다. 지금은 반 학생 모두가 자발적으로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 간단히 한 문장 정도이긴 하지만 이를 작성함으로써 자신의 주변 모든 것이 감사한 일이란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감사일기를 통한 학생들의 긍정적인 사고로의 변화는 반 분위기 또한 그렇게 변화시켰다. 타인의 감사를 표현하기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기본은 감사함을 찾고 감사를 진정으로 깨닫는 것이다.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는 사실은 어렸을 때부터 배우며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감사를 표현하기 이전에 필요한 작업, 즉 감사한 일을 찾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다. 이는 결국 표현의 부재로 나타난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감사할 일들이 널려있는데도 말이다. 단적인 예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독서할 수 있는 두 눈을 가지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 또는 독서할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할 수도 있다. 감사한 일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스스로가 감사한 일들을 찾으며 그것을 마음속 깊숙이 느껴야 한다. 감사한 일을 알았다면 그다음은 ‘감사함의 표현’이다.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은 여러모로 좋다. 베푼 사람은 베풀어서 좋고, 호의를 받은 사람은 상대방에게 감사를 표현함으로써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일거양득은 이럴 때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엄청난 감사를 표현하라는 것도 아니다. 밝은 표정과 함께 진심을 담은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물론 개인적으로 정말 고마움을 느끼는 일에 대해서는 그 이상의 보답도 가능할 테지만 말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나에게 고마운 일을 해주었거나, 베풀었을 때는 바로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한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 속담처럼 감사하다는 진심 어린 말 한마디는 상대방의 닫힌 마음을 눈 녹듯이 열리게 하는 힘이 있다. 내가 상대방에게 물질적으로 보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말과 행동으로라도 진심 어린 감사를 표현해보자. 지금 당장 곁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을 소리 내어 표현해보자. 늘 감사함을 갖고 그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한다면 당신의 관계는 급속도로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눈에 드러나지 않는 일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현할 수 있다. 오히려 이러한 경우 나의 세심함에 감탄하며 상대가 더 고마워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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