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아무리 악몽 같은 결혼 생활이었다 하더라도 막상 이혼을 하고 나면 이유모를 허전함이 느껴졌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후련할 것만 같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허전했다.
외롭기까지 했다. 하지만 딱히 누군가를 만날 사람도 없었다. 친구들도 부모님도 형제도 그 누구도 나를 정확히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혼자가 되었다.
혼자 있는다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밥도 혼자 먹기 싫어서 굶는 날이 더 많았고 혼자서 외출하기도 쉽지 않았다. 길을 걷다 처음 보는 사람과 눈만 마주쳐도 이상한 망상에 빠지고는 했다.
'내가 이혼한 사람이라는 게 티가 나려나?"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으로 나는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었다.
“집에 있지만 말고 일단 나가보자.”
시간이 흐르니 조금씩 자연스러워졌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 보고, 혼자 카페 가서 커피도 마셨다.
그러다 혼자 여행도 떠났다.
아참 나에게는 딸이 있었다. 딸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할머니에게 맡긴 후 나는 도피생활을 시작했다.
길지 않더라도 한 달에 한 번은 웬만하면 혼자 여행을 떠나려고 노력했다. 1박 2일 혹은 당일치기 가끔 2박 3일 여행을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하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었지만 외로움이 극대화되기도 했다. 그래도 여행이 좋았다.
혼자의 장점들을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추측이지만 이렇게 혼자 하는 시간들이 나를 알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처음은 그저 보상심리였다.
"지금까지 고생했으니 이제 오로지 나를 위한 것만 하겠다."라는 심리.
그러다 나의 호불호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
내가 좋아하는 유형과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
내가 추구하는 여행 스타일
나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
나열을 하자면 끝이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나는 외로움을 통해서 혼자 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혼자라는 것의 자유로움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나를 찾아가고 있었나 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혼자 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고통스럽지도 않았다. 그리고 외롭지만 자유로웠다.
그렇게 나는 진정 싱글로 돌아가는 과정을 시작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