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 원망하기

by 글쓰는장의사

"그 사람의 이런 부분이 항상 문제였어"


이혼을 하면 상대방을 원망하는 마음이 크다. 이혼의 가장 큰 이유는 '당신 탓'인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실컷 원망하자.


한동안은 기억만 떠올려도 짜증과 화가 밀려오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자 그 원망의 대상이 바뀌었다.

"아 오죽하면 그랬을까?"


이혼은 쌍방과실이다. 한쪽의 잘못만으로 이혼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들이 있다. 이 말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러다 보니 나의 스트레스의 원인 혹은 화의 원인이 되었던 사건들이 상대방의 이상한 성격이 아니라 그 이전에 나와 맞지 않음 혹은 나의 잘못들이 보이게 되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그저 우리는 맞지 않을 뿐"


잘못은 아무도 없었다.

이혼이라는 대 사건이 일어났지만 누구의 잘못도 없었다. 틀린 사람은 없었다. 그저 다를 뿐이었고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 수용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쯤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결국 모든 것은 나의 잘못이다."

잘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내가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니 모든 것은 나의 잘못이다.


이런 생각들이 하나 둘 모이다 보니 나의 반쪽을 찾는 기준이 생겼다.

나는 누군가를 바꿀 수 없다. 나 역시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의 사람과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답은 간단했다.


이때부터 나는 아마 나쁜 남자가 되었나 보다.

좋은 감정이 있다가도 뭔가 하나 나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으면 거기서 관계를 정리했다.

내가 가장 경계했던 마음은 단 하나였다.

"이혼하고 아이까지 있는 나를 좋아해 줄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과 나의 삶을 함께 하기보다는 차라리 혼자 살아가는 것이 더 현명하다.

나의 실수를 원망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절대 스스로 나 자신의 가치를 낮추지 말자."

이혼은 우리에게 아주 비싼 학원비를 지불한 배움이어야 한다. 그저 소모나 실패가 아니라 아주 비싼 학원비를 치른 멋진 교육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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