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보운전 Apr 12. 2024

내 딸에서, 우리 딸로 바뀌었다.

딸에게 정식으로 엄마가 생긴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아내에게 엄마라는 호칭과 딸이라는 관계는 5년이 되어간다.


아내와 결혼을 한 지 1년이 조금 지났고,

연애는 5년이 다되어 간다.


나의 딸과 나의 아내는 좋은 모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딸에게 엄마는 기억 속에 없는 존재였고,

아내에게 딸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다 커버린 딸이었다.

두 여자는 티격태격하기도 한다.


누구나 그렇듯 엄마가 처음인 아내.

다른 아이와 다르게 갑자기 엄마가 생겨버린 딸.

서로 가끔 삐걱거림은 있지만, 그 또한 자연스러움이라 생각한다.

둘 사이에서 나는 그저 조언자일 뿐이다.

가급적 나는 개입하려 하지 않는다.


내 딸은 하루하루 엄마에 대한 애틋함이 커져 가는 듯하다.

이제는 엄마와 하는 비밀 이야기가 많아졌다.

아마도 그 이야기가 아빠인 나에게도 전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사실들이 흐뭇하기만 하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이모.

갑자기 생긴 가족들이 썩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주말이면 외갓집을 가려고 한다.


아내는 딸에게 진심으로 다가간다.

딸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이의 하루하루를 궁금해하고,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 노력한다.

매일 무엇이 아이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한다.

나 역시 아빠는 처음이라 서툴지만,

그런 나에게 자주 의논을 요구한다.


"미안, 나도 무엇이 정답인지 잘 모르겠어. 같이 고민해 보자."


이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답변이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 가끔 나보다 딸을 더 많이 생각하는 모습에 고맙다.

고맙다는 마음을 아내에게 표현을 하면 매번 이렇게 대답한다.

"내 딸을 내가 신경 쓰고, 고민하는 게 뭐가 고마워? 당연한 거야."


이 두 여자는 나를 깜짝 놀라게도 한다.

그리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어쩌면 방관자인 내가 바라본 두 여자에 대한 성장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