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인데 계속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게 맞을까?"
"이혼에 조건이 있어요?"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이다.
궁서체로 물어보겠다.
“정말 이혼에 정당한 조건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은 당연히 형사적(?)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당연히 가정폭력이나 음주, 도박, 바람 등의 문제라면 상의를 하지도 않겠지? 상의한다는 것 자체가 본인이 생각해도 사소한 부분이거나 아니면 마음의 확신이 들지 않는 상태이거나 둘 중 하나이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나에게 털어놓기까지 많은 망설임과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저 질문에 답은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마음"
한 가지 일화를 소개하겠다.
남편은 매일같이 주말도 없이 일을 한다. 아내는 일을 하지는 않는다. 흔히 말하는 전업주부이다. 아이는 없다. 문제는 아내는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 밥도 빨래도 설거지도 청소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약 3년의 결혼생활 중에서 아내가 집안일을 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그 씀씀이 또한 적지 만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남자는 전혀 이혼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왜 이렇게 본인 인생을 낭비하는 삶을 살아요? 밑 빠진 독에 물 붙기 그만하세요!'
라고 왜 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남자의 답변을 들은 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제 진심을 알아주는 날이 오겠죠, 조금 더 참고 기다려 보려고요"
사실 여기서 남자는 나 자신이다. 두 번째 결혼생활 중 나의 마음이었다. 반대로 나에게 강한 돌직구를 던진 사람은 15년 지기 친구였다.
스스로의 마음.
우리는 가끔 주변에서 혹은 TV에서 이런 이야기도 듣는다. 폭력과 음주 그리고 도박까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남편 옆에서 떠나지 않고 묵묵히 버티고 있는 아내.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하고,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전혀 그럴 마음이 없기 때문에 이혼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혼의 조건은 아주 간단하다. 스스로의 마음이다. 그래서 이혼을 하지 않는 방법 역시 본인의 마음이다.
이혼을 하는 것도 하지 않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다. 설령 이혼을 한다고 해도 그 이유가 남들의 시각으로 볼 때 보잘것없는 이유라고 해도 전혀 위축될 이유도 없다.
내가 감히 조언을 하자면 이 한마디를 더 하고 싶다.
“누군가는 작은 돌에 맞고 웃을 수 있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작은 돌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
이 작은 돌에 목숨을 잃었다고 이유로 그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지 않을까?
즉, 남의 시선에서 사소한 일로 이혼을 하는 것도 죄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이혼을 하고도 남을 이유를 상대가 제공하더라도 결혼을 유지하는 것 또한 미련한 것도 아니다.
나의 인생은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진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이든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다만 우리는 인간이라는 이유로 어떤 선택을 하던 후회는 남는다. 그저 후회 없는 선택을 하려고 하기보단 조금이라도 후회가 적은 선택을 하기를 바라면서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