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상주

by 글쓰는장의사

일을 하다 보면 마음이 쓰이는 경우들이 있다.

많은 상황들이 있지만, 유독 마음이 쓰이고 안타까운 경우는

어린아이가 상주역할을 하는 경우이다.


초등학생.

아직은 부모의 따스한 품이 많이 필요한 나이이다.

그런 나이에 팔에 두줄 완장을 차고,

분향실 한편에 서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뭉클해진다.


오는데 순서는 있어도, 가는데 순서는 없다.


맞는 말이지만, 참 야속한 말이기도 하다.

저 어린아이들은 엄마 혹은 아빠의 결핍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오히려 누구보다 바르게 자라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성장 속에서 스스로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참아내고 있을까?


나는 20대 중반에 아빠를 떠나보냈지만,

그 상실감은 컸다.

그리고 나의 삶에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쳤다.


이런 장례를 진행할 때면,

입관을 할 때 나에게도 고비가 찾아온다.

어린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머뭇거리는 모습도,

마지막임을 알고 슬퍼하는 모습도,

그 모든 모습들이 나의 가슴에 날아와 꽂힌다.


가슴이 시려오고,

눈에 힘을 줘 참는다.


살면서 처음 보는 사람인 나도 그런데,

아니 매일같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의사인 나도 마음이 아픈데,

그 가족들은 어떻고,

그 지인들은 어떨까?

감히 짐작할 수 조차 없다.


결국 어떻게든 3일은 흘러간다.

그리고 장례는 마무리된다.

이런 경우는 나에게 여운이 조금 남는다.


제법 오랜 기간 생각이 나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남은 아빠 혹은 엄마가 아이들을 잘 보살피겠지만,

아이들에게 엄마 몫까지 다하는 아빠 혹은

아빠 역할까지 다 하는 엄마는 불가능하다.


결국 그 결핍은 아이들의 몫이 되어버린다.

그 고통을 혹은 마음고생을 알기에,

항상 마음이 쓰인다.


나 역시 내 아이들의 아빠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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