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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운전 Apr 02. 2020

'I want' or 'We want'

- 내가 원하는 일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일.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돈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굶어 죽을 만큼만 아니면, 서로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나의 경험상 결혼에서 경제적 부분은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나는 돈을 원했다.


2011년 5월 결혼

2011년 6월 30일 전역

2011년 11월 25일 출산


그해에 나는 6월 30일 전역 후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 즉 직장이 없었다.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좋은 직장에 들어갈 기회를 마련해 주고자 내 가정의 경제적 부분을 대신 책임져 주셨다. 나는 공부를 했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부모님의 지원으로 크게 어려움 없이 생활은 했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죄송한 마음은 부담감으로 느껴졌고, 이 부담감은 나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어서 돌아왔다.


아이가 태어나던 날 아주 행복했고 살면서 느껴본 가장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옷 한 벌 사줄 돈조차 나에게는 없었다. 병원비는 물론이고 분유값, 기저귀 값조차 없었다. 그날의 그 치욕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날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불법을 제외하고는 무슨 짓을 해서든 돈을 벌어야겠다.


하던 공부를 접었다. 일자리를 찾는데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아무런 능력도 없는 날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갈 수 있는 곳들은 내가 만족하지 못하는 곳들이었다. 내가 보는 기준은 오로지 돈 하나였다. 결국 나는 보험회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미친 듯이 돈만 보고 나아갔다. 그 기간 동안 내 가족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관심 갖지 못했다. 이 사실을 인지했을 때는 한참이 지난 후였다.


 나는 돈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앞만 보고 달렸다. 내 가족들은 함께하는 시간을 원했다. 우리는 서로 바라보는 목표가 전혀 달랐다. 완전히 상충하는 목표였다. 둘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나는 포기를 해야 했다.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니 생각지도 못했다.

나는 그저 돈에 미쳐있었다.

그 결과 나는 건강도 20대의 시간도 그리고 가족도 잃어버렸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나 또한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저 서로의 방법이 달랐을 뿐이다. 그리고 서로가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다. 제법 시간이 흐르고 분노의 감정보다는 이성이 나를 지배할 시기가 되어서야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내 가정은 서로가 추구하는 목표가 달랐다. 한 방향을 보고 함께 나아가야 할 부부가 서로 다른 이상을 보고 있었다. 그러니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안정을 기대하기도 힘들었던 것이다.


결혼을 해서 살아가다 보면 서로 다른 부분에서 많이들 다툰다. '싸우더라도 잘 싸워야 한다.' 그렇다. 잘 싸워야 한다. 감정싸움이 아니라 이성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 그 당시 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저 '내가 옳다'라고만 생각했다. 둘 다 성숙하지 못한 철없는 부모, 부족한 배우자였다.


앞에서 말했듯이 부부는 같은 방향을 보고 평생을 걸어가야 한다. 서로의 목표는 다를 수 있다. 그럴 때마다 대화하고 또 대화하고 또 대화해라. 이때 결코 감정이 이성을 지배해서는 안된다. 감정싸움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나에게는 후회를 남긴다. 서로를 이해하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서로를 설득하는데 온 힘을 다 해라. 그리고 꼭 명심할 것은 패배를 인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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