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
영화 '싸움의 기술'은 이기는 법을 알려주는 이야기이다.
나의 '싸움의 기술'은 싸움을 만들지 않는 방법이다.
배우 최수종, 가수 션 두 분은 여자들의 입장에서 가장 모범적인 남편이 아닐까?
이 두 분처럼 살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대부분의 남자와 여자, 부부는 싸우면서 정이든 다고들 한다. 나 역시 그랬다. 많이 싸웠다. 하지만 정이 들지는 않았다. 두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나서 배운 것은 안 싸우는 것도 문제이고 잘못 싸우는 것도 문제이다.
간혹 한쪽이 일방적으로 져주는 부부들이 있다. 아니 생각보다 주변에 많이 있을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이런 부부들 대부분이 아내가 져주었다면 요즘은 남자들이 져주는 부부들도 많이 생겨났다. 적어도 내 주변은 그렇다.
아무튼 한 사람이 져주면 문제는 쉽게 해결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사실은 문제가 해결이 된 것이 아니라 방치가 된 것이다. 방치된 문제는 시간이라는 토양과 인내라는 양분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난다.
많은 케이스가 있지만 한 가지만 공개해 보겠다.
기독교인 아내는 일요일마다 아이와 교회를 간다.
남편은 종교가 없고 토요일도 일을 하다 보니 일요일은 쉬기를 원한다.
아직 어린아이를 안고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이상 교회를 가는 아내는 당연히 힘들다.
"오빠 교회에 데려다줄 수 있어?"
"아니 그냥 가까운 데 가면 되지 꼭 거기까지 가야 해? 그리고 일요일 하루 쉬는데 하루만이라도 늦잠 자면 안 돼?"
"아.. 알겠어 그럼 다녀올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 대화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자를 욕할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누가 피해자인가를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이 대화에서 여자는 졌다기보다는 남편에게 져준 것이다. 좀 더 남편을 설득해볼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냥 내가 져주고 싸움을 피했다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린다. 이와 비슷한 일이 있은 후 다른 소재로 인해 말다툼이 오가는 상황이 오면 여자는 과연 이날의 서운함을 이야기할까? 하지 않을까? 논쟁이 아니라 싸움이라면 이미 감정적인 상태이고 그러면 당연히 과거에 서운했던 장면들이 떠오른다. 그럼 이성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뱉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부부라면 서로의 감정에 솔직해지자. 내가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싫으면 싫다고 당당히 말을 해야 한다. 상대방을 위해서? 아니다. 본인을 위해서? 그것도 아니다. 서로를 위해서이다. 딱 한 가지만 조심하자. 감정적으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두 사람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감정적인 상황으로 보인다면 그 순간은 피해서 대화를 하자.
''사소한 감정까지 이야기를 하면 내가 소심해 보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 부부라면 서로 어떤 감정인지는 공유를 해야 한다.
'눈빛만 봐도 혹은 얼굴 표정만 봐도 알아요' 같은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 말자. 살다 보면 때로는 상대방의 표정이나 말투로 상대방의 감정을 충분히 느꼈지만 모르는척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상대방이 만약 본인의 감정을 말로 표현한다면 모르는 척하지 못한다. 그래서 꼭 말로 표현을 하자. 그래야 상대방도 정확하게 현 상황을 인지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난 후 '그때 내 기분이 이랬어' 이건 그저 뒷북으로만 느껴지고 또 다른 싸움거리를 만들 뿐이다.
"지금 문제랑 전혀 관련 없는 그때 일을 말하는 이유는 뭐야? 싸우자는 거야?"
위에서 언급한 대화 그리고 싸우자는 거냐며 따지듯 말하는 멘트 그렇다 다 내가 뱉었던 문장들이다.
인정! 말은 쉽다. 나도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남편 혹은 아내 한 사람의 결단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 모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절대 손뼉은 한 손으로 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자.
'부부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진정한 승리는 내 배우자를 패배자로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두 사람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만드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