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을 하기 가장 좋은 시기.
나에게 이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다들 알겠지만 살면서 이혼을 한 번쯤은 다들 고민하는 시기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나에게 고민이라고 털어놓는 사람들 대부분에게 이혼을 하지 않는 쪽으로 이야기해준다.
예전에 이혼을 하려고 가정법원을 다녀와서 친구와 통화를 했던 적이 있다. 당시 그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살면서 다들 법원에 한 번은 간다고 하더라."
조정기간이 있으니 잘 생각해보라는 말이었다. 친구의 말 때문에 그때 이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그때는 이혼을 하지 않았다. 서로 화해하고 앞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하고 넘어갔다. 결국 이혼을 했지만 그때는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둘 다 확신이 없었던 듯하다.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한다는 확신도 없었지만, 이혼을 하는 편이 더 좋다는 확신도 없었다. 고민은 했지만, 확신이 들지 않았다고 표현해야겠다.
만약 요즘 들어 결혼생활에 회의감을 느끼고 이혼을 고려중이라면 딱 한마디만 거들겠다.
"결혼을 고민하던 당시에 들었던 확신보다, 더 큰 확신이 들면 그때 이혼하세요"
고민 중이라면 이혼을 할 때가 아니다. 그 고민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 이혼을 하는 가장 적합한 시기다. 물론 이혼을 조장하거나, 결혼생활보다 이혼을 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감히 주제넘게 다른 사람의 인생에 관여할 정도로 나는 잘난 사람도 아니다. 그리고 남의 가정사에 경중을 젤만큼 많은 경험을 한 나이도 아니다. 다만 확신이 없는 이혼과 확신이 있는 이혼을 다 해본 결과 그 후의 삶이 완전히 달랐다. 확신이 없는 이혼은 그 늪에서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즉, 내 인생을 많이 허비했다. 하지만 확신이 들었던 이혼은 불과 며칠 만에 내 인생으로 돌아왔고, 후회가 남지 않았다.
나는 확신에 찬 이혼을 했을 때, 상대방은 의아했을 것이다. 그보다 더 한일도 참고 넘어가 주었는데 본인이 생각할 때 아무것도 아닌 일로 걸고넘어져서 이혼을 당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떤 사건이 아니라 나의 확신이 중요하다. 앞으로의 미래가 현재보다 더 어둡고 빠져나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되고, 이혼을 하면 꼬리표는 생기지만 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다.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는 사람이다.'라는 확신이 나의 결정을 도와주었다.
"이혼에 대한 확신은 어떤 상황에서 드나요?"
이런 생각 혹은 질문을 하는 분들은 내 경험상 대부분이 이혼이 하고 싶은 분들이다. 그저 하고 싶다. 그뿐이다. 그 이유는 나도 잘은 모르지만, 아마 '남의 떡이 커 보이는 심보'인 듯하다. 이혼은 하고 싶지만, 마땅한 근거가 없고, 또 확신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확신이 들었는데 그래서 이혼을 할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알리기는 부끄러워요"
그럴 수 있다. 확신이 들었다고 해서 그 명분이 생긴 것은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다. 명분이 없다고 해서 확신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고, 명분이 있다고 해서 확신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무슨 소리냐고 따질지도 모르겠다.
그냥 말 그대로다. 명분은 나의 마음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그저 말 그대로 명분일 뿐이다.
이혼이 아니라 사랑으로 비교해보면 좀 쉽게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 그 마음에 대한 논리적인 이유가 있을까? 그 이유가 없으면 얕은 사랑이고, 확실한 이유가 있으면 깊은 사랑이라고 말하는 건 아닐 것이다. 이혼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리고 같은 사건으로 누구는 이혼을 하고 누구는 이혼을 하지 않는다. 그건 내 마음에 대한 확신의 문제이지 사건 혹은 이유가 주를 이루지 않는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 사람을 사랑해도 되지 않을까요?"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슷한 질문은 참 많이 들었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 사람과 이혼(이별)을 해도 되지 않을까요?"
솔직히 뭐라 답을 해줘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