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 아빠로 살기 싫다.

- 그저 내 인생을 살고 싶다.

by 글쓰는장의사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호칭이 바뀌기도 한다. "00 엄마", "00 아빠" 어린 시절 우리 엄마, 아빠도 사람들에게 이렇게 불렸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었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정작 누군가의 아빠가 되어보니 나는 이런 호칭이 싫다. 왠지 모르게 나 자신을 잃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아이의 교육방침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나는 꼭 하는 말이 있다.

"나는 내 딸이 나중에 커서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며느리, 누군가의 딸로 살아가는걸 원치 않아요"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혹은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삶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의존된 혹은 희생하는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모든 부모가 그럴 것이다.


핑계처럼 들리겠지만 나는 같은 이유로 나 역시 누군가의 아빠로서 내 삶 전체를 희생하기는 싫다. 그렇다고 내 아이들을 위해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나의 삶을 희생하면서 까지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는 것이다.


"아이가 학업에 뜻이 있어서 대학을 간다면 혹은 자신의 꿈을 위해 대학을 가야 한다면 지원을 해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가는 대학이기 때문에 간다고 하면 나는 일체 지원해줄 생각이 없다."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아마 이 말이 나의 뜻을 가장 비슷하게 전달해줄 것 같다.




분명 나와 생각이 다른 아빠 혹은 엄마도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 엄마에 대해 이야기를 하거나 엄마와 대화를 할 때도 이런 말을 한다.

"엄마가 우리를 위해 본인의 인생을 모두 희생한 거에 대해 나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엄마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가 않다는 거야"

우리 부모님 세대는 그렇게 사는 것이 진리였고 일반적인 상황이었던 시기이다. 지금은 변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아이들이 본인의 삶을 살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은 솔선수범이라 했던가?


나쁜 아빠가 될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좋은 아빠이기를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우리 딸에게 좋은 아빠이기보다 좋은 삶의 표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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