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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Feb 29. 2016

핀란드의 점심 NISKA

Turku 나들이 네 번째

핀란드는 오랫동안 음식맛이 형편없다는 오명을 쓰고 있다. 아마도 기후의 영향으로 인해 식재료가 다양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음식으로 여행객을 유혹하기 힘든 곳이지만 이곳을 방문했다면 한 번씩은 꼭 먹고 가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연어요리이다.


일반적으로 연어를 오븐이나 팬에 구워 각종 소스와 함께 곁들여 먹는데, 한국 어머님들의 손맛을 좌우하는 것이 각 집안의 장맛이듯 집집마다 전해 내려오는 비법소스의 레시피가 있다고 한다. 물론 요즘은 마트에서 손쉽게 소스를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내 입맛에 맞는 소스를 찾는 것은 포기하고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생선요리를 먹을 때와 마찬가지로 와사비를 넣은 간장과 함께 먹는다.

이렇게 다양한데다 핀어로만 적혀 있어 무슨 맛일지 상상할 수가 없다.


Alison의 집에서 신년모임을 하고자 모였는데 그녀는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연어를 통째로 오븐에 넣고 익혀놓았다. Susanna는 능숙하게 연어의 살을 바르고 그 사이 Alison은 당근과 이곳에서 재배되는 뿌리 채소를 갈아 걸쭉한 스프를 끓였다.


이 스프에 잘 바른 연어살, 소스와 캐비어를 함께 넣어 먹는다. 식당에서도 보지 못한 흥미로운 음식이었다. 난인지 또띠아인지 모를 빵에 으깬 아보카도와 연어살을 올린 뒤 각종 소스를 발라 돌돌 말아 먹는 이 음식도 생각외로 맛이 좋았다.


한 번은 남편의 업무 파트너인 Markus와 저녁모임을 했는데 Markus는 앞치마를 두르고 베이컨으로 감싼 연어를 오븐에 직접 구워냈다. 여기에 삶은 핀란드콩, 소스를 얹어 먹는데 베이컨으로 말아서 구우면 연어가 더 촉촉하고 부드럽다고 한다.


연어 옆에 잡채가 조금 어색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국음식이 낯선 외국인들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 비주얼의 잡채, 게다가 내가 대접한 잡채를 맛 본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이내 잡채사랑에 빠진 터라 외국인과의 식사에 늘 올리는 상차림이다.


핀란드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연어를 먹지만 실제 음식점에 가면 복잡한 음식이름때문에라도 샐러드 또는 연어구이를 주문하게 된다. 연어샐러드는 주로 잘 익힌 연어살을 발라 각종 채소와 함께 내놓게 마련인데 탱글탱글 살아있는 연어살을 올려 내놓는 음식점이 Aura강가에 자리잡고 있다.



NISKA라는 피자전문점, Aura강가에 자리잡고 있어 여름에는 강가를 바라보며 파라솔아래 식사할 수 있다. 한 면이 창가로 이루어져 있어 여름이 아니어도 창가자리에서 식사하며 Aura강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저녁나절이면 정박해 있는 배들이 조명을 받아 더욱 멋스럽다. Sea captin이라는 피자메뉴를 주문하면 탱탱한 연어가 피자에 올려져 있어 연어를 맛보는 또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야경을 바라보며 식사하는 것도 분위기가 좋아 추천할만 하지만 피자와 샐러드라는 음식의 특성상 점심메뉴로 추천한다.

늦은 점심을 먹어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싶다면 이곳에서 피자 한 판과 맥주를 함께 즐겨도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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