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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y 17. 2016

communion에 초대받으면 어찌해야 하지?

작은 딸 친구 Katie의 communion


아빠아아아아아~ 아빠도 Katie집에 같이 가시면 안되요??????? 네에에에에에에에에?????


작은 아이가 아빠옆에서 간절한 눈빛으로 아빠를 조른다. 여간해서는 조르는 일이 없는 작은 아이는 꼭 아빠와 함께 Katie집에 가겠다고 결심한 듯 하다.


Aida아빠도 오신대요~ 그러니까 우리도 가족 다같이 가요~  언니~~~~ 언니도 같이 가자아아아아


Gemma는 그녀의 딸 Katie의 communion을 기념하여 축하하는 파티에 Katie의 절친인 작은 아이와 Aida의 가족을 초대하였다. 1학년부터 Katie와 함께 지낸 Aida와 그녀의 가족은 이미 가까운 사이이다. 게다가 Aida의 아빠와 Katie의 가족은 Ireland출신으로 뭔가 각별한 것이 있다. 뒤늦게 등장한 낯설기만 한 나라 한국이라는 곳에서 온 우리 가족이지만, 학교에서 스케이트장에서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고 아이들 돌보는 것을 서로 도우며 나 역시 그들과 꽤나 가까워지긴 했지만 남편은 좀 어색한가 보다.


" 아는 사람도 없는데, 그리고 우린 카톨릭도 아니쟎아, 이교도라 못간다고 해~"


농담반 남편은 가지 않고 싶은 마음을 내비치지만 이번에는 내가 슬쩍 거든다.


" 아는 사람있는 곳에만 가면 당신은 핀란드에서 어딜 가려고 그래, Aida가족 다와서 축하해 준다 하니 자기도 가족 모두 가서 친구 축하해 주고 싶은가 보구만.... 그냥 같이 갑시다 "


아이 마음도 좀 생각해 주라는 뜻으로 팔꿈치로 옆구리를 슬쩍 건드린다. 아빠들이 아이들 양육에 깊숙히 참여하는 미국에서도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직원들은 우리 가족이 소위 기러기가족인 줄 알았단다. 가족 중 상대적으로 언어나 외국생활에 좀더 적합한 아빠를 전면에 내세워 아빠뒤에 숨는 다른 가족의 엄마들과 달리 면담이며 학교회의, 행사 등 모든 일에 엄마 홀로 나타나 해결하곤 했기 때문이다. 직접 나서지 않아도 해결이 되니 한국에서 지낼 때처럼 그저 아내에게 아이들을 맡겨두고 지낸 남편이다.


핀란드에 와서도 사정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아이친구집에 초대된 그 자리가 영 어색하게 느껴지는 남편이다. 아이의 친구가족이나 새로이 이곳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가족 모임을 하는 내가 남편의 시선에서는 참으로 버겁게 하는 사람이리라.


" 그래, 같이 가자. "


못이기는 척 승낙을 하자 작은 아이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뻐한다.


" 저렇게 좋아하는구만.... 같이 갔다가 레고사러 갑시다."


작은 아이의 Art show애 출품할 도르레(?)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레고를 사야할 것 같다고 지난 주부터 레고에 관심을 두던 남편이다. 느닷없이 아이의 출품작에 관심을 표하는 것은 과학원리를 이용해 작품을 구상한다는 주제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 엄마, 아빠가 왜 갑자기 내 과제에 관심을 가지실까요???"


설계를 하고 구상하는 과정에서 과학원리를 설명하고 이러이러한 도구들이 필요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빠가 어색했던 딸은 아빠 몰래 슬쩍 묻는다.


딸 친구의 세례식 축하파티에도 참석하고, 과제물 만드는 과정도 함께 하게 된 남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상황에 따라 사람도 조금씩 바뀌나 보다.


종교가 없는 나는 세례식 파티에 초대된 경우 어떤 예를 갖추어야 하는지 종교가 있는 지인들에게 물었다. Katie엄마 Gemma도 특별한 것 없다며 그냥 와서 식사하고 가면 된다 하지만 손님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인다.


꽃바구니 하나와 작은 아이가 이것저것 담은 한국의 예쁜 학용품들 박스를 들고 Katie 집을 방문한다. Ireland에서 이 파티를 위해 이곳까지 날아오신 Katie의 외할머니와 이모들, 교회 친구 가족들과 인사를 나눈 뒤 Gemma가 준비한 파티음식을 둘러 본다. 늘 사랑스럽고 귀여운 미소로 인사하는 Gemma는 그 미소처럼 여성스러운 손길로 집안 구석구석을 장식하고 음식을 준비해 두었다.


Gemma,  정말 사랑스러운 파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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