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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May 24. 2016

핀란드에 대한 오해와 내가 겪은 현실 #3

Hug, 그 낯설음에 대하여

핀란드 사람들은 신체접촉을 아주 싫어한다
절대로 허그하지 말라
신체접촉은 악수가 최고 허용범위다

핀란드사람들에 대한 성향을 소개하고 주의사항이라고 이런저런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들이다. 핀란드사람들은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면이 강하다는 설명도 따라온다. 핀란드 사람과는 쉽게 친해지기 어렵다는 오해와 통하는 부분일 수도 있겠다.


Hug, 인사와 함께 허그를 하는 것은 우리 문화에서도 대단히 어색하고 생소한 일이다. 특히나 다 자란 성인들끼리라면 더욱 그러하다. 내가 처음 미국에 가서 친구를 사귀고 그녀와 허그를 하면서도 아주 오랫동안 왼쪽? 아니면 오른쪽 먼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어색했던 기억을 떠오른다. 지금이야 허그도 편하고 악수도 편하고 가끔 쪽쪽 볼에 뽀뽀해 주는 친구의 입술에도 당황하지 않지만 말이다.


핀란드사람들 역시 우리나라사람처럼 허그에 익숙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신체접촉을 싫어하기 때문에 절대로 해서는 안될 그런 인사법은 아니다.


나라마다 문화마다 인사법이 참 다양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브라질출신의 내 친구 Grazi 어머님께서 딸이 사는 미국에 방문하셨다.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에게 그녀의 친구들을 소개하기 전에 신신당부를 하며 주의사항을 알려주었으니 바로 ' 내 친구들에게 진짜로 키스하지는 마요'


에콰도르에서 건너온 섹시한 쉐프 Belen의 어머니 역시 내 볼에 키스하셨다. 뿐만 아니라 Belen의 남편 Diego까지도 나를 만날 때마다 내 볼에 키스를 해준다. 남편도 안해주는 볼뽀뽀를...


경험상 남아메리카와 남유럽의 친구들이 허그와 키스에 익숙하다. 미국친구들은 성격에 따라 다른 것 같다. 핀란드에서 만난 유럽의 다른 나라 친구들을 보자면 그들 역시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다. 아랍권의 친구도 볼키스까지 편하게 하는 친구가 있고 허그만 하는 친구도 있다.


그렇다면 핀란드사람들은 어떠한가? 핀란드 남자와는 아직 허그를 못해봤고 ( 아쉽다 ) 핀란드 출신의 여자들과는 허그를 자주 한다. 대략 열명쯤의 친구와 오갈때마다 하는 것 같다.


물론 나도 이들과 처음부터 허그를 한 것은 아니다. 미국식이랍시고 다짜고짜 내가 그녀를 덮친 것도 아니다. 인사를 주고 받고 서로의 시간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우리는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대신 허그를 하고 있다.


허그를 잘 하지 않는다는 핀란드사람들과 허그하고 다니는 나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유난히 허그에 익숙한 사람만 골라 만났을리는 만무하고, 무뚝뚝하고 허그하지 않는다는 그들과 허그하는 비법아닌 비법은 나의 인사법에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오며가며 얼굴만 보아 온 같은 반 학부모에게는 정중하게 '안녕하세요' 인사한다. 하지만 여학연수다녀온 절친과 오랫만에 만났다면 '어머어머어머어머~~~ 잘지냈어어어어엉' 이라고 호들갑떨며 인사한다.


나는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를 만나면 같은 'Hi'도 좀 오버스럽게 외친다. 처음에는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다가 좀더 친해지면 두팔을 휘젓는다거나 하는 식이다. 같은 Hi 여도 표정과 몸짓, 목소리톤에 따라 상대는 내가 가지고 있는 자기에 대한 친밀함의 정도를 가늠한다. 게다가 나는 이미 허그가 익숙하다.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하며 두팔을 활짝 펴는 제스츠어를 감지했는지도 모른다.


반대로 허그가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의 한국인이 핀란드에 와서 핀란드사람과 인사를 나눈다고 가정해 보자. 나처럼 호들갑스러운 Hi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점차 친해지고 그들의 시간이 쌓여가도 허그를 해도 되겠다싶게끔 호들갑스러워지지 않는다.게다가 허그와 키스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람들도 아니니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오늘도 이렇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오해를 풀어보자. 핀란드 사람도 성격에 따라 상대방의 성격에 따라 허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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