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라스베가스 거리
포브스 트래블러지가 한 해 동안의 여행객 수를 토대로 선정한 미국 여행지 top 10
1위부터 10위까지 살펴 보니
마침, 제가 다 방문해 보았던 곳들이길래
'내가 가 본 썰'을 준비했습니다.
3000만명이 찾은 라스베가스 거리가 2위
워렌비티와 아베트 베닝의 영화 벅시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라스베가스는 꿈의 도시이며 니콜라스 케이지의 라스베가스는 인생의 마지막 불꽃이다. 수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영화처럼 드라마틱하게 만들어 버리는 도시 라스베가스
여행지로서의 라스베가스는 어떠할까? 처자식이 딸린 가족여행자라면 부페먹으로 간다는 생각으로 떠나시라. 돈이야 카지노에서 벌어들이면 된다. 이들이 먹고 자고 마시며 카지노에 오래 머무시라고 라스베가스의 호텔들은 최대한 방문자들에게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텔비가 무서워서 카지노를 일찍 뜨게 되면 곤란하니까... 덕분에 여행자들은 다른 도시의 호텔들에 비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호텔들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데 그 정점은 호텔부페다.
네 번 정도 라스베가스를 방문하여 최고의 유명 호텔의 부페부터 가성비 좋은 호텔부페를 골고루 다녀본 결과 꼭 한 번 비싼 돈을 내더라도 최고의 부페를 방문하겠다고 결심한 그대에게 Wynn을 추천한다. 그외 위키드 스푼이나 시저스 바카날도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는 Wynn이 한 수 위라는 개인적인 평가, 아직 어리지만 두 딸아이도 주저없이 Wynn 을 자기 평생 최고의 식사로 꼽는다. 고작 십년 조금 넘게 살았지만 그러하단다.
위키드 스푼은 다른 부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중에 생겨서 현대적이고 깔끔한 느낌이지만 '이건 정말 최고야!'라고 할만한 슈퍼스타가 없다는 생각이다. 깔끔하고 두루두루 맛있는데 강력한 한 방은 부족하다는 아쉬움, 전체적인 메뉴구성이 추구하는 바가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바카날은 Wynn가 견주어 용호상박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바카날의 조식부페가 조식부페의 강자임을 고려할 때 Wynn에서 점심이나 저녁부페을 즐기고 바카날에서는 조식부페를 즐겨주면 주머니 사정까지 고려한 신의 한 수가 되지 않을까 한다.
트레져아일랜드는 인기와 명성에 비해 음식이 못미친다는 생각이 들었고 리오의 카니발은 작은 딸 반친구 이름이 리오라서... 라스베가스를 밝히는 가장 밝은 간판 중 하나이기도 해서 들렀다가 예상치 못하게 입이 쩍 벌어진 곳이다.
각 호텔의 인테리어와 관광객을 맞이하는 화려한 장식의 늘씬한 언니들, 특색있는 복장의 홍보직원들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 것도 라스베가스에서 누리는 재미 중 하나이다. 이들의 분장은 타임스퀘어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화려한데 공짜다. 각 호텔에서 시간대별로 준비하는 무료쑈를 구경하는 것도 라스베가스 여행의 묘미
특히 벨라지오 분수쇼는 무료공연이라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정성을 들여 준비한 듯 하다. 라스베가스의 쇼라고 하면 태양의 서커스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공연단의 여름휴가를 고려하여 티켓팅을 해두어야 하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서 고민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민하지 말자, 꼭 보자.
미국에 사는 사람 조차도 모두 라스베가스에 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넓고 넓은 나라... 태양의 서커스 공연단은 각 도시를 돌며 투어 공연을 하는데 그 도시에서 가장 큰 체육관같은 곳을 공연장으로 꾸며 공연을 선보인다. 우리 도시 근처에도 공연단이 방문하기에 표를 예매하고 관람을 한 적이 있다. 쇼만을 두고 보면 명불허전, 멋진 쇼였지만 라스베가스의 무대장치와 분위기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비록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라스베가스의 공연이 그리워지는 경험을 했다. 라스베가스에 왔으면 꼭 보시라. 먹는 거에 아끼는 것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먹을 거 아껴서라도 꼭 보자.
당신이 불꽃같은 청춘남녀라면 양 손에 술병을 들고 비틀비틀 거리를 돌아다녀도 괜찮다. 건널목을 건너거나 길거리 여기저기에 술에 취한 청춘들이 비틀거리고 소리치는 광경은 우리에겐 낯설지 않지만 미국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진기한 광경이다. 우리 시대 대표 미드 '프렌즈'에서 레이첼과 로즈가 결혼식을 올려 버린 라스베가스, 라스베가스는 그런 곳이다. 술마시고 술김에 결혼도 하는 곳
반라의 언니들 명함이 길거리 오만데 뿌려져 있는 것은 덤이다. 밤거리를 거닐던 딸아이가 혀를 차며 말한다. '라스베가스는 아이들이 오기에 적당한 도시가 아닌 것 같네, 저 알굴댕이 언니들은 뭐람'
아이들과 다니기에 마땅치 않은 광경도 많다. 가족 여행자들은 주의가 필요한 부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이 자꾸만 라스베가스에 들르는 것은 서부로 자동차여행을 할 때 고급호텔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매력과 네바다를 가로질러 서로, 서로 갈 때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큰 도시이기 때문이다.
(물론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돌 때는 솔트레이크나 피닉스 등을 중간거점으로 삼기도 한다. 미국 횡단 여행의 코스를 러쉬모어, 옐로우스톤을 중심으로 하는 위로 돌기 코스, 라스베가스와 그랜드 케년, 데쓰벨리를 거쳐 가는 가운데 코스, 브라이스케년, 세도나를 포함하는 아래쪽 코스 이렇게 셋으로 볼 때 거점도시들을 정하고 숨고르기를 하게 된다. 그때 가운데 코스의 거점도시가 라스베가스)
비행기를 통해 라스베가스에 온 한국 관광객이라면 라스베가스를 거점으로 그랜드 캐년 등 주변 투어를 이용할 수 있어서 매력적일 것이다. 라스베가스에 도착하여 차량을 렌트한 뒤 밸리오브파이어 주립공원이나 레드락 케년 등을 당일로 다녀올 수도 있다. 레드락 케년은 윷놀이하다가 뒷목잡은 미국아저씨, 내 친구 Monty의 강력추천으로 들르게 되었는데 왜 그가 레드락 케년을 자기 인생 최고의 high point로 여기고 있는지 수긍이 가더라.
밤이 더 아름다운 도시, 라스베가스
화려한 향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이지만 주변 풍광도 여느 국립공원 못지 않으니 용기를 내서 떠나보자.
leaving Lasvega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