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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Jun 18. 2016

금요일 밤, 눈을 감고 첼로 선율에 빠져들다

Naantali music festival

혹시 Arto Noras 알아? 내가 오늘 그의 공연표를 구해 줄 수 있어! 보러 올래????


Arto Noras는 잘 모르지만 난탈리 음악 축제에서 일하고 있는 Susanna가 보내온 메세지는 나를 난탈리로 강하게 이끌었다.


난탈리 음악축제 팜플렛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Arto Noras는 Truku 출신의 첼로거장이라고 한다.수년간 난탈리 음악축제를 지켜온 핀란드 클래식 음악과 난탈리 음악축제의 산 증인, 이 지역 사람들의 그에 대한 애정과 존경은 대단했다. 마치 핀란드인들이 시벨리우스를 사랑하듯이...


금요일 저녁, 아름다운 난탈리에서 온 가족이 Arto Noras의 연주를 감상하다니, 그것도 공짜로...

Susanna, thank a looooooot!!!! 가장 저렴한 티켓의 가격도 장당 40유로 가까이 하는데 우리 가족의 티켓을 구해주었으니 비용으로 치면 꽤나 큰 돈이다. 혹시 Susanna가 따로 비용을 지불한 것은 아닌지, 공연에 오고 싶은 아내가 공짜표라 둘러대고 표를 구매한 것은 아닌지 따져보던 남편은 Susanna에게 좋은 술이라도 한 병 사줘야 겠다고 중얼거린다.

Susanna가 항상 나에게 술을 사주던 것이 생각났나보다. 우리는 술친구!


난탈리 음악축제 팜플렛과 Susanna가 마련해 준 우리 가족의 티켓

한국에 살 때, 집 가까이에 예술의 전당이 있었다. 여름날 밤이면 마실삼아 유모차를 끌고 나가 분수쇼를 보며 건물밖으로 새어나오는 음악을 감상하곤 했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도 미소짓게 되는 우리 가족 추억의 한 조각이다.


얘들아, 오늘 연주곡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연주자들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날에 우리 가족이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함께 했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난탈리에서 보낸 오늘 저녁이 무척 아름다운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아...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에게 살며시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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